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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정서, 2030은 ‘불안’ 4050은 ‘희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2019년 통일의식 조사’ 결과 발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019 통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다가오는 한반도 평화, 불안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8일 학내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학술 세미나에선 올해 조사한 국민들의 통일 인식 결과를 놓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과 토론이 오갔다. 

8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영원홀에서 2019 통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학술 세미나가 개최됐다. 올해 처음 추가된 통일에 대한 정서 항목에서 2030 세대는 불안 정서가 높고, 4050 세대는 희망 정서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코리아뉴스

이번 통일의식 조사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3%로 지난해보다 6.8% 줄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0.5%로 지난해보다 16.1% 늘었다. 김범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된 2018년에 비해 올해는 상대적으로 신중해진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통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소득수준·교육수준·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김학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통일에 반대하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과 통일 후 사회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이러한 부담은 직업·소득 불안정성이 높은 집단일수록 큰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통일이 ‘남한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응답과 ‘개인에 이익이 된다’는 응답은 각각 61.8%, 30.9%로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았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군사, 경제 분야의 합의를 맺는 등 일정 정도의 성과를 보이자 국민적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40대 이상의 연령층이 통일로 인한 이익을 더 크게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30세대는 20%대 수준에 그쳤다. 김 교수는 “사회와 개인의 이익이 차이 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분배 시스템에 대한 회의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통일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같이 민족이니까”라는 응답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남북한 간 전쟁 위협을 없애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점차 늘고 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민족적 당위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줄어든 대신 실용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 인식에 있어선 북한을 협력대상으로 보는 비율은 54%, 적대 대상으로 보는 비율은 10.8%로 작년과 비슷했다. ‘북한인식’에 대해 발표한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변화된 한반도 정세에 젊은층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20-30대가 40-50대와 분리되어 60대 이상으로 이동하는 세대 분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을 적대 대상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20대에선 10.3%에서 15.5%로 높아졌다. 김 교수는 “향후 남북관계나 한반도 정세가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극적인 평화나 안보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대북인식에 있어 지역, 세대, 이념 간 의식 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북정책에 대한 만족도는 55.9%로 지난해보다 10% 가량 낮아졌다. ‘대북정책 인식’에 대해 발표한 이성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에 정부의 대북정책 역할이 크다는 의견이 71.65%로 여전히 많으나 2018년에 비해 감소했다”며, “이는 북미협상 교착 상태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한계가 있어 보이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대북정책 인식에 있어 정치 성향별 차이도 뚜렷했다. 보수층의 대북정책 만족도는 35.48%로 지난해보다 10% 넘게 하락한데 반해, 진보층은 73.67%로 1% 하락에 그쳤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가 20% 이상의 의견 차이를 내는 분야가 바로 남북관계와 경제 분야”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하락한 데 대해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해의 드라마틱한 변화에 비해 올해는 변환적 국면이 없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로, (한국 정치의) 파당주의를 감안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의 진폭”이라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재가동 찬성 의견도 56.17%로 지난해보다 3% 정도 낮아졌다. 

탈북자에 대해선 ‘같은 민족’이라는 인식이 88.6%로 지난해보다 2%가량 높아졌으나,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인식은 오히려 줄었다. 탈북자를 같은 민족이나 대한민국 국민으로 여기는 비율은 보수층이 진보층보다 12%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희진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는 “탈북자를 같은 민족의 범주로 보는 비율이 높긴 하지만,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다는 의식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이 부분에서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처음으로 추가된 정서와 감정 항목에선 세대별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통일을 생각할 때 어떤 기분이 드냐?’는 질문에 20, 30대는 ‘불안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40대 이상 연령층은 ‘희망적이다’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김희정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은 “통일에 대한 연령대별 정서적 특징에 따른 새로운 프레임의 통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007년부터 매년 1회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통일의식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한국 갤럽이 7월 1일부터 2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만 19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조사 결과는 내년 초 단행본으로 출간되며,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는 통일평화연구원 홈페이지(http://tongil.snu.ac.kr) 국내학술회의 게시판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기사 수정(문장 수정 및 추가): 10월 9일 11시 39분.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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