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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철거지시 내리고 "南과 합의하라"…남북대화 가능성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해 관련 정책의 전환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 © 뉴스1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한 북한의 전면적인 정책 전환 선언이 1년여간 닫혔던 남북 대화를 재개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24일 나온다.

전망 자체는 역설적인 것이 사실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전날인 23일 보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찾아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돼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향후 남북관계에 있어 폐쇄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게 하는 대목이다. 남북은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합의한 바 있는데 이를 뒤집는 것과 다름없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묘한 대목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우리 측 자산의 철거를 지시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라"라고 발언한 부분이다.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라는 김 위원장의 언급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은 '1호(김 위원장)'의 대남 접촉 지시가 공식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 들어 한 차례도 없었던 당국 간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와 주무부처인 통일부 역시 이 같은 북한 매체의 메시지를 감지하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전날 북한의 보도 이후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고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김 위원장의 조치에 당황하면서도 '대남 접촉' 메시지가 나온 것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1호의 지시사항이 관영 매체를 통해 공표됐다는 점에서 북한은 어떤 식으로든 대남 접촉을 시도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어떤 수준의 채널로 어떤 내용의 대화를 타진해 오느냐다.

일각에서는 당국 간 전면적인 대화 채널이 가동될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금강산 관광 문제가 남북 정상 간 합의 사항이었고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관련 행보를 보인 만큼 낮은 수준의 대화 채널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진 않을 것이라는 측면에서다.

이럴 경우 우리 측에서는 금강산 관광 사업의 정책 전환에 대한 포괄적인 대화를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 조치에 대해 재산권 보호 문제를 내세워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이번 조치가 비핵화 협상에서 논의되는 경제 제재 해제 혹은 완화와 관련해 우리 측을 압박하는 차원으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소 비약일 수 있으나 북한 역시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했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현안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을 두었을 수도 있다.

반면 매우 제한적이고 지엽적인 대화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김 위원장이 이미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의 철거를 지시한 상황에서 우리 측과 관련 논의를 확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시설의 철거에 대해 우리 측에게 실무적인 통보를 하기 위한 수준으로 접촉에 나설 수도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우리 측은 재산권 및 민간 사업자의 사업권 보장에 대한 북측의 과거 약속을 들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북측에서 우리 측의 이의 제기에 추가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낮은 시나리오다.

한 전직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남측과의 대화 국면 중단 기조를 이어가는 차원에서 형식적으로만 접촉에 나설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한편으론 노동신문이 전한 김 위원장의 발언이 '협의'가 아니라 '합의'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이 남북 간 실질적인 협상을 통해 양측이 모두 접점을 찾는 '합의'를 말한 것이라면 다가온 남북 접촉은 의미 있는 수준의 대화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접촉 방식을 정한 뒤 먼저 우리 측에 관련 제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측의 제의나 추가적인 반응은 없었다"라며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있으며 요청이 올 경우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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