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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의 시험대 된 ‘금강산 관광’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지난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금강산 방문 일성이다. 김 위원장은 2011년 권력 승계 후 처음 금강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과연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의 배경이나 의도는 뭐고, 우리 측의 대응은 어떠해야 할까.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남한에 대한 강한 불만 제기로 봤다. 김 의원은 29일 ‘CBS 시사자키’ 인터뷰에서 “북한의 불만은 남북관계보다 우리가 한미동맹을 우선시하며 국제공조 뒤에 가서 숨어버렸다는 것”이라며 “북한과의 지금 문제를 푸는 부분은 지금 상당 부분 창문이 닫혔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합의해 놓고도 한미 워킹그룹 실무회담을 통해 전면적인 금강산 개성관광에 응답을 하지 않았고, 2월 하노이 정상회담 등이 결렬되면서 북한의 불만이 쌓여왔다는 것이다.

통일부가 29일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일부. 현대아산이 소유·운영한 구룡마을(왼쪽)과 컨테이너 시설. 통일부제공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남·대미 압박성 다목적 카드라고 봤다. 미국 눈치보기 그만하고 남북한 합의를 이행하라고 남한에 요구해 왔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금강산 독자 개발’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점을 이유로 꼽았다. 임 교수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IFES) 브리핑’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금강산 현지지도에 대동한 것은 북미협상에서 호락호락하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우태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남한에 대한 불만 제기보다는 금강산-원산 일대의 국제관광지대 건설에 대한 김 위원장의 조급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부연구위원은 “금강산에 대한 기대가 큰 김정은 위원장에게 2008년 관광 중단 이후 10여 년간 방치된 노후 시설은 새로운 건축시설로 조성되고 있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비해 매우 초라해 보였을 것이고 이는 자신이 구상하는 관광개발특구 완성에 있어 심각한 장애물로 여겨졌을 것”이라며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은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속히 완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시설 철거 및 건설을 지시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북한을 찾은 중국 관광객이 120만 명에 이르는 등 중국 관광객이 급증한 현실적인 이유도 꼽았다. 이 부연구위원은 “중국 관광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북한 내 관광 장소는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낙후된 금강산 시설에 대한 복구가 시급했을 것이고 이를 통해 해외 관광객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했을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남측시설 철거’ 언급은 남북관계를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파국으로까지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한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해 줄 것을 주문한 것 등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지시대로 25일 대남통지문을 통해 문서교환방식을 통한 철거 논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28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문서교환이 아닌 금강산에서 만나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29일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문서교환방식을 고집했다. 금강산 시설 철거를 계기로 남북관계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를 하려고 했던 우리 정부로서는 일단 ‘거절’을 당한 셈이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금강산 관광시설이 철거된다면 개성공단 등 기존 경협사업뿐 아니라 사회, 문화 교류 전반에 걸쳐 동력을 크게 저하시킬 것”이라며 “어떻게든 북한측과의 접촉, 대화를 통해 대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강산과 원산을 연계개발해 남북한 모두가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남북관계를 북미관계와 연동하여 추진하고 있으나 북미관계의 진척이 더딘 상황에서는 남북이 주도적으로 관계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그 첫 시도는 ‘관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별 관광은 유엔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관광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미국과 한미 동맹에 구애되지 않고 한국 정부가 자율적인 행보를 하겠다는 선언이 나오지 않는 이상 북한하고 당분간 이런 교착상태는 계속될 것 같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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