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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치고 빠지기’ 전략에 맞서기 위해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미국과 중국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외교전술은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전략을 보여준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과정을 분석하다보면 필자는 놀라곤 한다. 처음 미국 군 관련자가 한국에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는 군불을 피운다. 그러면 다음날 한국 언론에서는 사드 배치가 미국의 MD체제에 편입되는 것으로 중국을 자극하고 이 지역에서의 긴장을 일으키고 냉전을 지속시킬 것이라면서 사드가 아니라 한국형 킬체인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큰 논란이 일어난다. 그러면 곧 미 정부 어디에선가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논의가 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한다. 우리 정부도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발표한다. 이런 식으로 두세 차례 ‘치고 빠지기 작전’을 미국은 어김없이 진행한다. 즉 쑥 치고 들어와 조금 뒤로 후퇴하고 다시 쑥 치고 들어와 다시 조금 후퇴하면서 한국 여론을 교란시키고 사드 찬성론자들이 활약할 시간을 벌게 해 준다. 그리고 어느 순간 콱 치고 들어와 어느새 사드를 배치하고 만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큰 그림에서 미국이 노리는 바를 알고 미국의 외교 전술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이 같은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때 “전쟁은 그곳에서 일어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발언이 실행이 되든 엄포용이든 북한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지대하다. 그리고 트럼프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우방국인 한국이 피해가 너무 크기에 이를 고려해야 된다”고 또 말한다. 이처럼 치고 빠지는 전술을 수시로 구사한다. 그리고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대폭 요구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에 대한 탐색 작전에 능하다. 남중국해의 지배권을 굳혀 나가는 과정에서도 전면적 충돌은 회피하면서 점진적 공세로 미국과 분쟁 당사국들의 대응을 살펴보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전술’을 지속적으로 구사하면서 자신의 목적에 조금씩 조금씩 다가간다.(윤영관, 『외교의 시대』, p. 252.)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2018년 12월 10일 라디오 방송 ‘휴 휴잇 쇼’에 출연해 “중국은 공격적 행동을 했고, 때로는 감추는 등 우리를 오도하기도 했다. 과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남중국해 일대를 군사기지화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겠지만 결국 중국은 그 지역 섬들을 군사기지화 했다”고 말했다.(류강훈, “폼페이오, 중, 미국이 마주할 가장 큰 위협” 뉴시스, 2018,12.11.)

미국과 중국은 평화를 훼손하면서까지, 본질을 호도하면서까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해 간다. 일본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을 틈타서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을 단행하였다(미국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일본은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나 무역보복이 아니라고 대놓고 거짓말을 하면서.

프리데이터(Predator)는 먹잇감에 전혀 동정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한다. 동물의 세계와 같은 국제정치에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는 척하면서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인간 이성의 결합체라는 국제연합이 강대국들의 담합장이며 안보리 상임이사국만 거부권을 행사하는 참으로 불평등한 구조라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처럼 라인홀드 니버가 말한 대로 인간은 권력에 대한 무한한 욕망(니버는 이를 인간의 타고난 ‘죄성’이라고 표현)을 가졌고 이러한 인간들의 집단인 국가는 여전히 권력을 추구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도모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보다 현실에 기반을 둔 이론, 즉 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이 국제정치에서는 늘 주류였고, 그들이 말하듯이 국제정치는 안타깝게도 아직도 힘이 지배하는 동물의 세계와 같은 곳이기도 한 것이다.

요즘의 국제정세도 여전히 이러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우리는 프리데이터와 같은 강대국들에게 조종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사고하고 우리가 한반도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또 찾고 그리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주변 강대국들에게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예속되고 결국에는 먹히거나 지속적으로 이용당하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정지웅/ 코리아통합연구원 원장, ACTS 교수

정지웅  tongiljj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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