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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지난 6월, 개성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를 지켜보며, 6월은 남북관계에 있어 잔인한 달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 숨진 장병들과 순국선열들의 충성을 기리는 현충일, 1, 2차 연평해전,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70년 전 한국전쟁의 시작까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슬픔의 서사가 6월에 펼쳐져 있다.

우리는 이 한반도의 슬픔을 받아들이는 것에 각자 차이가 있다. 전쟁을 경험했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증오와 적대감으로, 그저 지나간 시간으로 여기며 새로운 전쟁에 직면한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경험한 이들의 슬픔에 무색하게 경험하지 못한 이들의 무관심까지. 그렇기 때문에 슬픔은 기억되지 못하고, 여전히 분단은 현재진행형이다. 분단은 한반도에서 세대간의 갈등, 성별의 갈등, 지역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복합적인 감정이 교차하는 한반도의 슬픔을 우리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이 슬픔에 대해 그저 ‘이제는 지겹다’라고 말하는 것은 참혹한 짓이다. 그렇기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여전히 분단의 트라우마가 작동되는 한반도의 현실 속에서 한반도의 슬픔을 공부하고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다. 고통, 아픔에 대한 공감은 일종의 능력인데, 타고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잘 모르는 고통에는 공감하지 못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한계이다. 그래서 슬픔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늘 생각한다. 슬픔에 대한 공부를 해야만 하는 한계를 슬퍼하면서, 그 슬픔의 힘으로 한반도의 슬픔을 향해 가려고 노력할 때, 우리의 심장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슬픔을 공부하는 심장이다.

남북이 서로 갈등하며 충돌하는 6월의 한반도의 슬픔을 공부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슬픔에 대한 공부를 통해 새로운 희망과 평화의 가능성으로 나아갈 필요성을 느낀다. 평화의 길로 가는 과정에서의 슬픔과 불화를 인정하고,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며, 세대와 성별, 지역을 뛰어넘는 한반도의 치유가 있기를 바래본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는 7월 7일을 맞이하며 남과 북의 갈등상황에서 서로의 만남을 위해 오작교를 만들었던 까마귀와 까치의 역할을 기대해보며, 한반도에도 반가운 소식과 기쁨의 눈물이 찾아오기를!

신세계/ 유코리아뉴스 편집위원

*참고: 신형철. 2018.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세계  dlroww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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