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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과 우리의 과제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2차 대전 이후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이 된 우리에게 미국의 정책 방향은 늘 중요한 문제다. 바이든 정부 취임 100일 만인 4월 30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 접근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한다”는 지극히 원론적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앞둔 시점에서 커트 캠벨 백악관 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우리의 노력은 이전 정부에서 마련된 싱가포르 및 다른 합의 위에서 구축될 것이다”라고 밝힘으로써, 트럼프나 오바마의 입장을 계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뒤집었다.

실제로 5월 22일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성김 국무부 차관보 대행을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했다고 발표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합의와 문 대통령의 판문점선언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과거와 다른 길을 찾고 있는 백악관의 복잡한 속내를 표출했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 랄프 퍼켓 예비역 대령 명예훈장 수여식 모습.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소통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법을 모색할 것이며,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남북 대화와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고 전하면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 속에 남북관계 증진을 촉진해 북미 대화의 선순환을 이루겠다고 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북한 비핵화에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비핵화는 지난 4개의 행정부가 달성하지 못한 목표이며, 이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목표라고 말함으로써 조속한 대화 재개를 바라는 문 대통령과의 온도차를 드러냈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그동안 대북관계에서 한미워킹그룹의 조율을 통해 진행한다는 원칙 때문에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으나, 정상회담 이후에는 인도적 지원 문제 등에서 자율성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회담 직후 국정원장의 방미에서 보듯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중 발 빠르게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과거 정부와는 다른 길을 간다는 입장을 제시했지만,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에 가까운 길을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왜냐하면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라는 전략을 바꾸지 않는 이상 급격한 변화가 수반되는 대화를 통해서는 여전히 견고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정부에서도 남북의 긴장완화와 교류확대를 통한 평화공존의 해법은 휴전선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북 당사자들이 풀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정부는 미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정치외교적 관계를 통해 남북문제의 해결을 도모해야 하며,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사업은 물론 남북이 합의한 북한 철도의 현대화와 철도연결 사업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관여하거나 직접 진행할 수 없는 민간 차원의 사업들에 대한 묵시적 지원으로도 접촉면을 넓혀가야 할 것이다. 제3국에서 활동하는 NGO들이 주로 맡고 있는 병원과 보건소 건립, 의약품 지원, 양묘장과 관광사업 등에 대하여는 제약이나 차질 없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모쪼록 대북 지원과 남북 교류의 문이 조만간 활짝 열릴 수 있기를 기도하며 기대한다.

신평식/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

신평식  ucck62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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