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테마관광 상품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이례적으로 '조선의 매력적인 주제관광들'이라는 제목의 홍보영상을 제작해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4분 길이의 이 영상은 관광지와 관광객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관광상품을 소개하는 한 남성의 내레이션, 경쾌한 배경 음악으로 구성됐고 캠핑과 체육, 농장체험 등 외국인 대상의 관광상품을 소개했습니다.

영상에는 다양한 연령대 외국인들이 산에서 천막을 치는 모습, 고려항공 비행기에 탑승한 모습, 전차를 타고 평양 시내를 돌아보는 모습, 떡메치기 하는 모습 등이 담겼습니다. 영상은 "마라톤, 스키, 하키 등 체육 종목을 배워보는 체육관광도 활발하다"며 외국인에 문호를 개방한 지난해 만경대상마라톤대회에 외국인 200여명이 참여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또 협동농장과 과수 농장에서의 모내기, 김매기, 과일 따기 등 다양한 노동 체험활동도 소개하며 "우리 인민의 근면한 생산활동 모습과 낭만적인 노동 생활을 체험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영상은 특히 관광중인 외국인들이 활짝 웃거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을 거듭 내보내 관광 프로그램이 외국인에게 충분히 매력적임을 부각시켰습니다. 영상은 "앞으로 더 많은 전문 주제관광 상품을 적극 개발해 국제 관광시장에 내놓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원산, 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발사업 추진 의사를 밝히는 등 북한은 관광 산업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쪽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관광 전문 고려여행사를 운영하는 닉 보너는 23일 북한 당국으로부터 오는 4월 12일 평양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북한 국민만 참가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을 막겠다며 4월 열리는 국제마라톤대회에 외국인 선수 출전을 금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에볼라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금지했습니다. 대북인도주의적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해외동포들의 입국까지 막고 있습니다. 북한의 에볼라 방역 조치가 지난해 10월 발표된 이후 불요불급한 여행비자 발급이 중단됐으며, 국적이나 출신 지역에 상관없이 북한에 입국한 모든 외국인은 21일간의 의학적 관찰을 요하는 격리 대상입니다.

이렇게 한쪽에서는 외국인들을 오라고 난리고, 또 한쪽에서는 절대 못들어오도록 막고 있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 지금 북한의 현실입니다. 겉으로는 견고해 보이지만, 내부에서부터 균열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아닐까요? 북한의 본질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더욱 간절하고, 깊이 있는 기도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조선의 매력적인 주제관광들'이라는 제목의 홍보영상

북한하면 유일체제에서 나오는 획일적이고, 일사불란한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요즘 북한이 대외적으로 보이고 있는 여러 가지 모습에서 과거와는 다른 틈과 허점들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부서와 에볼라 차단이라는 이유를 들어 대부분의 외국인들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부서 간에 전체는 볼 겨를 없이 오직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깔려 있는 것을 봅니다.

전능하신 주님께서 북한 사회의 이런 허점들을 통해 복음이 들어가고, 새로운 사상과 가능성이 들어가는 통로로 쓰시도록 기도합시다. 김정은이라는 통치자 한 사람의 권력보다 모든 조선 인민들의 권력이 더 크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이 깨달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기회들이 제공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그래서 북한이 진정한 인민공화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오성훈/ 목사, PN4N 대표

오성훈  @pn4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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