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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용사들, 그들은 왜 평화를 외칠까?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정부 차원에서 국내외 참전용사를 찾아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갖고 있다. 몇몇 교회에서도 국내외 참전용사를 초청해 70년 전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그런데 6.25 참전용사들 중엔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도 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13일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지난 지금, 전쟁에 참가했던 많은 미국의 퇴역군인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며 대표적인 세 명을 소개했다. 모두 90대 노인들이다.

해병대 장교로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피테 맥클로스키는 한국전에서 부상을 당해 귀국했고 이후부터는 평화운동가로 활동해오고 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미국 의회 의원이자 공화당 대통령 예비후보로 두 번씩이나 도전했던 유명인사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이 해외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반대해왔는데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전쟁엔 영광이 없죠. 그저 다른 겁쟁이들에게 자신을 보이기 싫어하는 겁쟁이들의 무리만 있을 뿐이죠.”

맥클로스키는 한국전 때 6번의 총검 돌격을 이끌었을 정도로 용맹했지만 미국에 돌아와서는 평화를 위한 일에 더 큰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만약 당신이 전쟁의 포화 속에 죽어가는 두려움을 느껴보는 특권을 누렸다면, 만약 당신이 폭탄이 떨어져 사람들을 찢어놓고 그들이 불에 타 죽고 엄청난 부상을 입는 광경을 목격했다면, 당신은 평생 전쟁을 반대하는 특권, 아니 사명감을 가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그것을 보았고, 전쟁을 원하는 이 사람들은 결코 그것을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전쟁을 추진하는 사람들(주로 정책 결정자들)은 전쟁의 참상을 경험하지도 목격하지도 않지만 전장(戰場)에 참여하는 사람들(장병들)은 전쟁 참상의 직접 희생자가 되거나 목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맥클로스키는 현재 북 캘리포니아의 작은 농촌에 살고 있다. 그는 한국전쟁 70주년은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를 건설할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한에는 코리아가 한 민족이 되는 걸 보고 싶어 하는 무수한 사람들이 있다고 나는 굳게 믿어요. 그들은 중국 사람들에 맞서 싸웠고 일본 사람들에 대항해서도 싸웠어요. 그들은 우리가 목격했던, 호치민 휘하에서 조국의 통일을 위해 싸웠던 베트남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똑같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샌디에이고에서 살고 있는 스탠 레빈은 해군 퇴역군인이다. 미국 평화재향군인회(Veterans for Peace) 회원으로 전투기 쇼를 비롯해 각종 군사 행사장에서 ‘전쟁 반대’ 깃발을 들거나 팜플릿을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한국전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국에서 했던 일이 올바른 일이었다고 정말로 믿었어요. 나는 UN의 깃발 아래 있다고 믿었죠. 그러나 지금은 그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UN의 이름으로, 세계 평화라는 명분으로 한국전에 참여했었지만 전쟁 의도나 과정, 결과 모든 것이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레빈은 당시의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정말 너무했어. 많은 이들이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갔으니.(Korea was really bad. A lot of people died for nothing)”

그는 지금 다른 퇴역군인들과 함께 전세계 교회 지도자들, 평화 활동가들과 연대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호소하는 일에 참여해 오고 있다.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할 때는 다른 퇴역군인들과 함께 방한해 반대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70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했지만 지금은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미국 퇴역군인들. 왼쪽부터 잭 독시(Jack Doxey), 스탠 레빈(Stan Levin), 피테 맥클로스키(Pete McCloskey). WCC 제공

샌디에이고의 또 다른 한국전 참전 퇴역군인인 잭 독시는 샌디에이고 평화재향군인회 소속 회원들과 함께 노숙자들에게 침낭을 제공하는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대상자 중엔 퇴역군인들도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들 중 상당수는 군대 복무 후 찾아오는 각종 스트레스 장애의 결과로 실직하거나 배회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WCC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미국그리스도교교회협의회(NCCUSA)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2020 한반도 희년 세계교회 기도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1일부터 오는 8월 15일까지 계속되는 이 기도운동을 위해 평화와 상생을 기원하는 설교문, 기도문, 증언과 연대사 등을 매일 일선 교회에 배포하고 있다. 이번 한국전쟁 참전 퇴역군인들의 이야기는 그 일환으로 소개된 것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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