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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박원순·정동영·곽선희가 북한에 충성맹세?日 극우 성향 잡지 , 황당한 혐한 특집기사 게재
  • 박삼종·김성원·정지연 기자
  • 승인 2019.09.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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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극우 성향 잡지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남한 인사와 단체들이 북한 조선노동당 비밀당원이라는 황당한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이라는 병’ 제목의 10월호 특집 기사에서 문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반일(反日) 대통령’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일본 극우 성향 잡지 월간 <하나다> 10월호 표지

그 중 한 꼭지가 시노하라 조이치로라는 전직 공산당원 출신의 언론인이 쓴 ‘특종! 문재인에 조선로동당 비밀당원 의혹’이다. 한국 내 비밀리에 존재하는 조선노동당 당원들이 김대중 김정일 남북정상회담 14주년인 2014년 6월 15일을 기념해 북한 최고지도자와 조선노동당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것이다. 2014년 6월은 세월호 사건 발생 두 달이 되는 때로 국내에서는 박근혜 정부를 향한 비판과 진상조사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었다.

기고문이 밝히고 있는 10개 조 맹세문을 보면 “우리는 이번 세월호 침몰사건을 박근혜 괴뢰폐당을 심판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며 이를 위해 세월호 사건으로 흥분된 국민 정서를 범국민적 반미, 반정부 시위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남조선의 입법부인 국회에 진출하여 전 조선반도의 주체사상화를 위한 남북연방제 통일방안을 실현시키고 장군님의 원대한 구상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친북적 법안들을 끊임없이 상정, 통과시키겠습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반미’, ‘반정부’, ‘친북’ 등의 용어로 볼 때 과거 국정원 조작사건과 비슷한 의혹을 갖기에도 충분해 보인다.

탈북한 북한 고위층 인사로부터 입수했다는 이 명단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박지원 의원, 곽선희 목사, 민노총, 참여연대, 기윤실, 성서한국 등의 개인과 단체도 등장한다.

한국 내 국가보안법을 우려해 실명 대신 이름을 살짝 변경했다고도 밝히고 있다. 예를 들면 이석기 → 리서기, 정동영 → 정돈영, 문재인 → 문제임, 곽선희 → 곽서니 이런 식이다.

이 기사에 대해 국내 거주하는 한 일본인은 “가짜 뉴스인 것 같다”며 “평소 <하나다>는 <산케이>보다 치우친 기사로 정평이 나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번 특집 기사는 ‘수출 관리 강화의 이면: 한국의 반론은 전혀 반론에 되지 않는다’, ‘한국은 이제 우방이 아니다’, ‘불매운동은 문재인의 국책이다’, ‘반일 대통령의 착각과 오보’ 등의 ‘반한(反韓)’, ‘문 문재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필자로는 극우 논객들 외에도 한국과 문 대통령을 향해 각각 “반일 시위가 억지스럽다”, “무례하다”는 막말로 논란이 된 사토 마사히사 외무성 부대신(차관),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주도한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등이 등장한다.

한국 필자도 두 명이나 들어 있다.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중 한 명인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문재인의 반일에 한국은 파멸된다’는 제목의 글을 썼고,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는 ‘문재인의 정치범수용소’란 제목의 옥중수기를 게재했다.

월간 <하나다> 10월호가 북한 고위층 출신 탈북자에게서 입수했다는 북한에 대한 '충성 맹세' 명단.

문제는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이 유튜버를 비롯한 SNS를 통해 국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만원, 신동욱의 게릴라TV, 일베, 조갑제TV 등 기사 내용 퍼날라

‘문용제’라는 블로거는 ‘월간 Hanada, 북한 간첩 명단 발표(김정은에게 충성 맹세)’(https://blog.naver.com/120christian/221643493376)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본 잡지 <월간 Hanada> 10월호가 한국 내 북한 간첩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아마존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고 한다”고 했고, ‘『月刊 Hanada』가 공개한 교간-홍정길, 고형원, 성서한국, 기윤실, 곽선희’(https://blog.naver.com/120christian/221642432650)라는 글에서는 이들을 간첩으로 간주하며 <하나다> 잡지의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문용제는 또 이번 잡지 내용과는 별개로 지난 5월 “[공지] 2019년 부로 북괴의 지하정부를 해체한다”(https://blog.naver.com/120christian/221540317865)라는 글에서 “북괴는 강간, 고문, 암살, 강도, 음해, 이간 등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지하정부를 구축하고 대한민국을 이원적인 지배체제로 만들었다. 표면에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선출된 국가권력이 있고 임명된 공직자가 있지만 이면에는 이들을 움직이는 간첩 세력이 헌법 기관과 국가 기관의 안팎에서 암약한다. 이 간첩 세력을 통제하지 않으면 자유민주주의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헌법적 기본 질서가 아니다. 선거에서 어느 정당이 승리를 하고 어느 후보자가 당선을 하든, 공직에 어느 누구를 임명을 하든 대한민국을 통치하는 자는 북괴의 수령이다. 대한민국이 국민주권국가이자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로 계속 존립하도록 간첩 세력으로부터 이탈한 모든 이들은 이 지하정부를 완전 해체하는 역사에 동참할 것을 주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yeosupampada’(여수밤바다)라는 게시자는 ‘韓国消化不良’(https://ameblo.jp/yeosupampada/entry-12515942852.html)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기사를 일본 블로그에 게재했다. “언론인 시노하라 조이치로 씨가 일본 월간 잡지 Hanada 10월호에 단독 기사를 실었다. 문재인이 조선노동당에 충성 맹세한 문서를 입수했다는 것이다. 맹세한 내용으로는 ‘유사시에는 군 및 경찰의 무기고를 습격해서 조선의 국군, 경찰, 정보기관을 습격하겠다’는 글도 있다”고 언급한다.

조이치로 씨의 기사 내용은 유튜브 동영상에도 소개되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4&v=Vkv9W8pn218). 시노하라 조이치는 20만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이기도 하다. 한국나 일본이나 이런 글의 유통 방식은 비슷하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유튜브 동영상 게시 날짜가 8월 25일로 가장 빠르다. 일본 극우 유튜버가 잡지에 글을 투고하고 유튜브에 게시하면 한국의 보수 유튜버들이 번역해서 올리는 유통경로다. 시노하라 조이치는 친절하게 한국어로 번역된 동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https://www.youtube.com/watch?v=2F1qw6chb8Q). 이 동영상은 5만 뷰에 추천 2천4백 개를 받았다. 그만큼 이 기사와 글이 확산일로에 있다는 뜻이다. 댓글들을 보면 심지어 ‘이 내용이 사실이기 때문에 고소고발 절대 못한다’는 주장들도 있다.

구글에서 ‘hanada 10월호’를 검색하면 관련 동영상이 423건이나 뜬다. 앞서 언급한 블로그와 동영상의 내용을 한글로 번역한 것으로 거의 똑같은 내용을 반복, 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내용을 퍼나른 대표적인 인물들과 사이트는 지만원, 광야의 소리, Cham tv, 선구자방송, 신동욱의 게릴라TV, 그들의 시선, 일베, Mhealer- relaxing music, 유튜브핫정치, 조갑제TV 등이다. 특히 조갑제TV는 이를 기정사실화면서 검찰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https://www.youtube.com/watch?v=cvpkKHIqtQk).

<하나다> 잡지의 특집 '문재인에 조선로동당 비밀당원 의혹' 기사를 설명하고 있는 유튜브 방송 '선구자'의 한 장면.

이번 주 들어 소위 애국보수 유투버들, 블로거 등이 생산한 내용을 트위터, 카톡방을 중심으로 대량으로 확산되고 있다. 8월 25일 JTBC 뉴스룸의 비하인드뉴스에서 <하나다>에 투고한 변희재의 옥중기고문을 다루고 있지만 이 기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월간 <HANADA>는 어떤 곳?

<월간 하나다>(月刊 Hanada)는 2016년 4월 아스카 신사가 창간한 잡지다. ‘한국이라는 병’이라는 2019년 10월호 표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혐한을 상품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잡지이다. 출판 시장에 불황이 닥치자 ‘뭐든지 팔리기만 하면 만든다’는 풍조가 일면서 일본의 많은 출판사가 혐한 서적과 잡지를 내놓고 있다.

월간 <하나다> 편집장 하나다 카즈요시.

편집장인 하나다 카즈요시(사진)는 도쿄 외국어대 졸업 후 1966년 일본의 유명 출판사인 <문예춘추>에 입사했다. 1988년 <주간문춘>의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매파적 논조로 매출을 크게 키워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이외에도 여러 잡지사를 거쳤다. 그가 거쳐 가면서 일련의 사건들로 잡지가 휴간 또는 폐간되는 일이 잦다 보니 ‘잡지 분쇄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명 ‘마르코폴로 사건’. 1995년 하나다 씨는 <월간 마르코 폴로>의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홀로코스트의 역사적 진실을 부인하는 기사를 썼다. 이에 국제적 비판이 거세지고, 일본 정부의 책임론으로까지 번지자 잡지는 폐간됐다. 2006년 <WiLL>의 편집장으로서 있으면서도 인터넷 소문을 기사로 써서 법원으로부터 보상금 지불을 명령받은 바 있다.

<하나다> 잡지는 하나다 편집장을 비롯해 사쿠리아 요시코, 니시오카 츠토무, 야마오카 테츠히데 등 주로 극우 성향의 필자들이 쓴 기사로 채워진다. 이들은 칼럼을 통해 한일간 역사를 지속해서 왜곡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매춘부였다는 주장이 대표적 사례이다. 

박삼종·김성원·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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