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통일코리아, G-20 중 세계 2위의 GDP와 세계 8위의 경제규모!” 3월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제1차 국민대통합 심포지움’에서 주제발표를 한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과 김병연 서울대 교수의 주장이다.

김병연 교수는 ‘통일편익 극대화를 위한 통일방식과 전략’이라는 발표문에서 2014년에 점진적 통일을 시작할 경우 경제적 부담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태에서 2035년에 정치적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점진적 통일과정을 거칠 경우 2035년에 남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61,000달러,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12,000달러가 되어 남북의 1인당 국민소득격차는 5:1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소득격차는 현재 한국의 1인당 지역총생산의 최대 격차와 유사하기에 2035년에는 경제적 부담 없이 정치적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최적의 시나리오에 의해 통일이 이루어질 경우 2014년부터 2050년까지 남한경제는 0.7%-0.8% 성장하고, 북한은 연평균 성장률이 13.1%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2050년이 되면 통일코리아의 1인당 GDP는 84,000달러에 도달해 G-20 국가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국민소득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통일이 되지 않는다면 남한의 경제규모는 세계 17위에 불과하나 통일이 되면 세계 8위의 경제규모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홍순직 연구위원은 통일비용과 통일편익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검토한 뒤, 통일편익을 중심으로 2050년 통일코리아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우선 인구는 7,350만 명으로 세계 26위, GDP는 6조560억 달러로 세계 8위, 1인당 GDP는 영국, 프랑스, 일본보다 높은 8만6000달러로 전망했다. 그리고 북한의 지하자원으로 연간 153.9억 달러의 수입대체효과가 있고, 국방비는 2050년까지 누적해서 1조 8862억 달러의 절감효과가 있으며, 남북단일팀 기준 하계올림픽 종합 5위 이내의 성적 등이 가능해져 종합국력지수가 세계 10위 이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50년 통일코리아의 장밋빛 전망을 이루기 위해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발표자로 나선 홍순직, 윤덕룡, 김병연 모두 같은 방향을 제시했다. 국민적 통합을 모색하고, 지금부터 남북간 적극적인 교류협력을 추진하며,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고, 통일외교를 통해 우호적인 외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순직은 ‘통일대박 실현을 위한 과제’로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통일비용 부담에 대한 부정적 인식 차단 및 통일편익에 대한 이익 적극 홍보 △안정적인 통일여건, 방안, 재원 마련을 위해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 도출 △사전적 통일비용 지출 확대로 통일비용 최소화, 통일편익 극대화 노력 △통일비용 절감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의 마음 얻기 노력 △통일외교 강화로 남북한 평화적 통일을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 등이다.

▲ 3월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제1차 국민대통합 심포지움’참석자들. ⓒ전경련 제공

독일 통일 사례를 발표한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일 전과 통일 후로 나누어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통일 전에는 통일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의 대외채무재조정 지원,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지원, 남북경협 확대, 북한의 경제특구 확대와 인프라 투자, 세제지원, 금융지원, 직업 교육 등이 선투자로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통일초기에는 금융시장 및 거시경제적 안정의 확보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외환위기 가능성을 대비해야 하고, 노동시장 통합이 통합비용의 진원지이기에 노동시장 분리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결론적으로 통일은 특정시점의 사건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므로 국민적 합의와 평화적 방식의 통일을 목표로 북한과의 접촉면을 확대하고 개혁 및 개방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병연은 남북의 통일은 경제발전과 체제이행 그리고 경제통합/통일이라는 3중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세계사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보았다. 따라서 이 세 가지 과제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통일비용은 급격히 증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바람직한 통일/통합의 3대 원칙으로 평화적인 통합/통일, 시장경제체제로의 체제 이행, 경제통합의 결과로서의 통일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2지역 1체제’를 통해 장기적으로 하나의 통일국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남북의 소득격차가 5:1 정도가 되는 2035년경 정치적 통일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발표자의 발표에 이어 토론이 이어졌다. 지정토론에 나선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통일은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에 따른 건설 물량이 약 60조원에 이르는데다, 해외 진출기업의 유턴(U-Turn)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북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는 다양한 경제적 이점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독일 노동비용 증대 원인은 서독의 철강노조 등 강성노조로 인해 서독 임금체계를 동독에 적용한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양 실장은 통일한국에서 독일과 같은 경제적 지원이나 사회보장 제공이 쉽지 않은 바, 북한경제의 자생력을 갖추도록 북한 내 기업유치, 북한주민의 북한 지역 내 거주 동기를 부여하는 방향의 정책을 제시했다.

한편 주성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은 김병연 교수의 단기적 ‘2지역 1체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현재도 경제적 이유로 탈북을 하는데 통일이 된 이후에 작은 인센티브로 북한주민을 북한지역에 계속 머물게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이다. 덧붙여 정치, 경제적 통합과 함께 남북 국민간의 차별과 적대감을 어떻게 넘어설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현재 영호남 갈등도 치유 못하는 상황에서 남북 국민 갈등까지 더해진다면 통일대박은 근거 없는 핑크빛 전망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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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찬 기자  baekic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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