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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동산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동아시아재단 정책논쟁 제149호

집값, 왜 이렇게 오르나?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매매가격 지수는 2013년 1월 92.4에서 2020년 9월 104.4로 1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5월을 기준으로 하면, 5.5%가 상승한 바 있다. 서울의 주택매매가격 지수를 보면, 2013년 1월 기준으로는 21.8%, 2017년 5월 기준으로는 12.5% 상승하였다.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전국적으로 2013년 1월 기준으로는 34.1%, 2017년 5월 기준으로는 14.3%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서울의 경우는 2013년 1월 기준으로는 73.2%, 2017년 5월 기준으로는 42.7%가 상승하였다.

이들 통계를 보면, 집값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고,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상승 추세가 멈추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집값 상승이 현 정부에서 시작된 문제는 아니지만, 현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통제되지 못하고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역적으로는 서울,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의 가격이 현 정부 들어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즉, 주택가격 상승이 서울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을 돌파했다는 보도는 집값이 다락같이 오른 현재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부의 상징으로나 여겨지던 10억 원 아파트가 이제는 서울의 평균적인 아파트 가격이 된 것이다. 이렇듯 현실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집값 수준은 주택통계에 나온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다. 주택을 구입하지 못한 무주택 국민의 좌절감은 극에 달해 있고, 특히 아직 주택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지 못한 2030세대에게는 자력으로는 집을 구매할 수 없다는 열패감에 쌓여 있다. 집값 상승이 한국사회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주택가격이 끝없이 상승하는 것일까? 그 중에서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왜 더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일까?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현 정부는 다주택자의 투기적 구매수요를 주원인으로 지목하였고, 그에 대한 대책도 투기적 구매수요를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렇다면 다주택자의 투기적 구매수요가 주요한 원인일까? 정말 그렇다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이미 효과를 발휘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20여 차례의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이에 그 원인을 경제이론에서 찾아보려고 한다.

부동산시장의 균형을 설명하는 모형으로 디파스퀄리와 휘턴 모형(Dipasquale and Wheaton Model)이 있다. 흔히 DW모형으로 불리는 이 모형은 부동산시장을 “공간시장:임대료결정”, “자산시장:가치평가”, “자산시장:건축”, “공간시장:재고조정” 등 4분면이 하나로 연결된 시스템으로 구축하여 부동산시장의 균형을 분석하는 모형으로, 부동산경제학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DW모형에 따르면, “자산시장:가치평가”에서 부동산 가격은 임대료와 금리(자본환원율)에 의해 결정된다. 즉, 임대료가 상승하거나 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임대료는 “공간시장:임대료결정”에서의 공간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데, 공간(이용)수요가 증가하거나 부동산 총재고량이 부족하면 임대료가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신규 건축량 증가로 총재고량이 늘어나게 되고, 그에 따라 임대료가 하락하여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정 수준에서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신규 건축량이 늘어나지 않으면, 총재고량이 늘어나지 않아 부동산 가격은 더 크게 상승한다. 특히, 신규 건축량이 미래에도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가격의 상승기대를 끌어올려 부동산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는 기제로 작용한다. 따라서 DW모형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금리인하, 부동산 이용수요 증가, 신규 건축량 부족, 가격의 상승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DW모형은 현재 부동산 가격이 왜 이렇게 끝도 없이 상승하는지를 분석하는 데 적용할 수 있다. 우선, 금리 수준을 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3년 1월 2.75%를 기점으로 2020년 10월 0.5%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역대 최저치까지 도달하였다.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부가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떨어뜨린 결과다. 그런데 이러한 금리하락 시기와 부동산 상승기간은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금리인하가 집값 상승의 주요인이라는 점은 이론적으로나 통계적으로 증명된다.

그런데 금리하락으로 집값이 상승하더라도 신규 주택건축량이 늘어난다면 집값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등을 통해 주택 수요가 많은 도심의 신규 주택공급은 억제해 왔다. 신규 주택공급을 위해서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주택수요와 공급 간의 지역적 불일치로 인해, 도시 내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도심의 경우 1∼2인 가구 증가와 도심회귀 선호에 따라 주택 이용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신규 주택공급의 억제로 인해 집값 상승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또한 여기에, 도시 내 신규 주택공급이 당분간 제한될 것이라는 예상이 집값의 상승기대를 끌어 올리는 기제로 작동하면서, 지금과 같이 도시 내 집값이 끝도 없이 오르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집값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더 빠르게 상승한 것은 바로 이러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칼레파 타 칼라, 착한 규제의 역설

그 동안 현 정부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20여 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정부의 바람과 달리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유가 어떻든 결과적으로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무엇이 문제인가?

지금까지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살펴보면, 주요한 기조로 주택 수요관리 정책을 들 수 있다. 정부는 LTV, DTI, DSR 등 금융규제를 강화하거나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등 부동산 세제를 강화하여, 주택 구매수요를 억제하려는 정책으로 일관하였다. 물론 3기 신도시 지정을 통해 주택공급을 확대하려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지만, 주요한 기조는 아무래도 수요관리를 위한 규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주택의 공급은 넉넉한데, 다주택자의 투기적 구매수요가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정부의 인식이 근저에 깔려 있다. 이에 따라 대책도 다주택자의 투기적 구매수요를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지속하는 것도 이른바 투기꾼들에게 과도한 개발이익과 불로소득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동안 과도한 부동산 시세차익으로 인해 근로의욕이 저하되고 계층 간 자산격차가 커졌다는 점에서, 투기적 구매수요에 징벌을 내리고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목표는 나무랄 데 없는 명분을 가지고 있으며, 당위적으로는 착한 정책이다. 하지만 20여 차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면 다른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정부의 정책기조도 수정이 필요한 것이다.

앞서, DW모형에서 살펴보았듯이, 집값 상승에는 금리인하, 주택 이용수요 증가, 신규 건축량 부족, 주택가격의 상승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기적 주택 구매수요는 이러한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암이 발생했으면 암을 제거하는 치료를 해야 하는데, 소화가 안 된다고 소화제만 강력하게 처방한 셈이다. 따라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집값을 상승시키는 근본 요인들에 입체적으로 대응해야 정책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다주택자의 투기적 구매수요만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집값이 상승할 때마다 단선적이고 강력한 규제로 대응해 왔다. 집값 상승이 주요 이슈가 될 때마다 더 강력한 규제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경제에는 공짜가 없다. 강력한 정책은 강력한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고가주택에 대한 담보대출을 아예 막아버려 시장원리에 반하는 역진성을 가지게 되었다. 부동산 조세는 오른 집값에 더 강력히 대응하다보니 지나치게 징벌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로 정작 집값은 하락하지 않으면서 부동산을 사는 것도, 파는 것도, 보유하는 것도 부담스럽게 되었다.

특히, 한국의 임대차시장에는 기업형 임대주택보다는 개인소유의 임대주택이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다주택자의 구매수요를 규제한 결과 다주택자로부터 공급되는 임대주택 물량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한, 임대차제도의 개편은 임차인 보호라는 본래 목적에도 불구하고 전세가 상승과 물량 감소로 인해 오히려 임차인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정작 집값을 잡지 못하면서 다수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현 정부의 정책에서 집값 하락과 서민 주거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착한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착한 의도를 가진 정책이라도 방향이 잘못되어,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면, 정책의 큰 기조를 수정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래서 오랜 그리스 격언이 생각난다. 칼레파 타 칼라(Kalepa ta Kala), 좋은 일은 이루기 힘들다. 착한 규제의 역설이다.

 

유능한 정책으로 발상의 전환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위를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착한 규제보다는 실질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유능한 정책이다. 눈앞의 현상 타개에만 매몰되어 단선적으로 밀어붙이는 규제만능주의는 부작용만 늘어나고, 정작 국민들만 힘들어진다.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더 센 규제를 불러오는 악순환만 이어지게 된다. 그것이 당위성을 가진 착한 규제일지라도 말이다. 이제는 입체적이고 유연하고 해답을 가진 유능한 정책으로 발상의 전환을 할 때다.

집값을 하락시킬 수 있는 특효약은 금리인상이다. 기준금리를 단기간에 빠르게 인상시키면 집값은 분명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여파로 경기불황 내지는 금융위기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그랬고, 2008년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랬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힘든 마당에 집값 하락을 위해 금리인상 카드를 쓰기에는 너무 큰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집값 상승억제가 정책의 최우선 목표라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국면에서 금리인상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신규 주택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초과수요로 인해 주택가격 상승여파가 더 심각한 서울을 비롯한 도시 내부의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 주택가격은 임대료 수준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가주택이나 임대주택에 관계없이 주택이 신규로 공급된다면, 주택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런데 도시 내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공급정책이 효력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실현가능하고 효과적인 공급 로드맵을 설계하는 것 자체가 주택가격에 대한 상승기대를 줄일 수 있어, 주택가격 상승폭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공급정책은 단기와 장기로 나누어, 실현가능하고 시장참여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로드맵을 마련하여 정교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단기간에 도시 내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는 대학 기숙사 확충, 도시 내 빈집 활용, 역세권 저층건물의 고밀 리모델링을 통한 주택공급 방안 등이 있다. 이들 방안은 물론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 내에 주택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거약자들에게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도시 내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해서는 역시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용적률 상향을 통해 고밀도 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할 경우, 현 수준보다 더 많은 주택을 일시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엄격한 재개발·재건축 규제 때문에 도시 내 용적률이 외곽지역보다 오히려 더 낮은 만큼, 용적률 상향 여력은 충분하다. 도시 내 고밀도 주거개발은 대중교통 중심의 컴팩트 시티(compact city)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감안하더라도 유력한 대안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공공참여형 고밀도 재개발·재건축 방안은 전향적인 정책 전환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늘어난 용적률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개발이익을 환수해야 하는가다. 도덕적 당위성의 관점에서 보면 개발이익은 철저하게 환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경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기가 어렵다. 고밀도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빠른 시간 내 도시 내 주택공급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이익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의 참여자는 합리적 경제인을 상정한다. 합리적 경제인이란 착한 경제인이 아니라 이기심으로 무장해서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자를 말한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합리적 경제인을 상대하는 자세로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의 이익을 보장하는 이익의 균형점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재개발의 경우, 좀 더 복잡한 속사정이 있다. 과거 뉴타운 재개발을 추진하다가 중단된 재개발 지구가 많이 있다. 이런 지구는 슬럼화되어 주거환경이 열악한 만큼, 집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주택이 많다. 따라서 이런 재개발 지구에 대해서는 고밀도 재개발로 선회할 것인지, 아니면 도시재생으로 주거환경 개선으로 갈 것인지,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어떤 방향이든 도시 내 신규 주택공급에는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주택공급과 주거환경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도 빠른 의사결정과 사업추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도시 내 주택 이용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방안들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유연하고 열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실질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입체적이고 유연한 정책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단편적인 착한 규제보다는 유연하고 이익의 균형을 찾는 유능한 정책으로 발상의 전환을 할 때다.

 

지속가능한 부동산 정책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지점

그동안 정부가 담보대출 규제, 부동산 조세 중과 등의 강력한 수요관리 정책을 시행했지만, 정부의 바람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아 정책의 효과가 반감되었다. 그 이유는 정부의 대책이 강력하면 강력할수록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규제의 역설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중에 정권이 교체된다면 규제가 원상 복구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어, 규제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정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규제가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규제의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래야 부동산 정책이 일관되게 유지된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고, 그래야 정책이 비로소 실효성을 가지게 된다.

부동산 조세정책의 경우, 오른 집값에 더 강력히 대응하다보니 보유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모두 역대 최고치에 이른다. 다른 국가에 비교해서도 지나치게 징벌적이다. 하지만 조세정책은 집값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조세정의의 차원에서 조세 본래의 목적에 비추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부동산 보유세의 경우 물론 강화가 필요하다. 피케티지수(Piketty Index)를 비교해 봐도 한국은 소득수준에 비해 자산가치가 과도하다. 따라서 응능부담(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맞게 공평한 과세를 해야 한다는 조세원칙-편집자 주)과 빈부격차 완화를 위해서도 보유세 강화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집값을 잡기 위해서 세율과 공시가격을 동시에 인상하여, 단기간에 과도하게 조세를 인상하는 것은 조세를 징벌수단으로 오용하는 결과를 가져와, 과세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고, 결국은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따라서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고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보유세 수준을 찾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모든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는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조세의 예측 가능성과 부담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징수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납세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의 경우 처분 시점까지 보유세를 이연하는 조치 등이 그것이다.

임대주택 정책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 보호를 두텁게 하자는 데는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격통제를 수반하는 임차인 보호조치로 자칫하면 시장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현재의 전세난이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이익의 균형의 관점에서 이미 도입된 임차인 보호조치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임대인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동시에 찾아야 한다. 임차인 보호로 인해 임대물량 감소가 우려된다면, 임대주택 전용의 기업형 임대주택 육성도 고려할 만하다. 임대주택 제도를 일반 임대주택과, 규제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규제 임대주택으로 이원화 하여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이 역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고문의 견해는 필자의 개인 의견이지 동아시아 재단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필자 소개

현재 대구대 부동산·지적학과 교수이고, 경제지리학회와 부동산분석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지리학과에서 경제지리학 전공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1992-2002)과 미국 워싱턴대학교 방문학자(2008-2009)를 지냈다. 그동안 리츠, 프로젝트 금융, 주택금융 및 입지 등 지역경제와 부동산 분야의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수행해 왔으며, 「부동산투자론」(2013), 「부동산입지론」(2011), 「서울리츠 2030 신주거전략」(2018) 등의 저서를 저술하였다. 최근에는 임대주택, 도시재생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박원석  wspark@dae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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