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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서광선의 크리스마스 메시지(요한 1:5)

1.

동방 박사 세 사람은 어둡고 캄캄한 사막의 밤에, 빛나는 별을 보고 놀라고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짐을 꾸려 낙타 등에 싣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그 별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동방 박사 세 사람이 유대 땅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땐, 새카만 어두운 밤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수도 예루살렘 도시의 밤은 무섭도록 어두웠습니다.

유대 땅은 로마 제국의 식민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유대 나라 수도 예루살렘은 로마 제국의 무서운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유대인 독립투사들이 무장 투쟁을 한다고 계엄령이 내려져 있어서, 밤에는 길거리에 아무도 나와 돌아다닐 수 없었습니다. 중무장한 로마 군인들만이 거리를 순찰하고 지키고 있었습니다. 온 나라가 어둠에 묻혀 있었습니다. 암흑의 세상, 어둠의 도시였습니다.

새벽이 되어 동방 박사 세 사람은 정장을 하고 로마 제국의 앞잡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하는 헤로데가 떵떵거리고 앉아 있는 관청을 찾아갔습니다. 박사들은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라고 자기소개를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난 분이 어디 있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먼 길을 마다하고 온 것은 여기 태어난 아기 왕을 경배하러 왔노라고 했습니다.

깜깜 무소식에 어둠에 갇혀 있는 소위 유대인의 왕이라는 헤로데는 놀라기만 했습니다. 이제 로마제국의 앞잡이, 유대인의 가짜 왕의 보좌를 새로 태어난 진짜 왕에게 뺏기게 된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헤로데는, 동방 박사 세 사람에게 간청 아닌 명령을 합니다. “그 아기 왕이 태어난 곳을 찾게 되면, 나에게 알려 달라, 나도 경배하러 가야겠다”고.

밤이 되어 예루살렘을 빠져나온 동방 박사들 앞에 동방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던 그 별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아기 있는 곳까지 인도했습니다. 어머니 마리아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 예수 앞에 경배하고 황금과 유황과 몰약, 세 가지 귀한 선물을 바쳤습니다.

그 밤은 어두운 밤이었습니다. 어둡고 무서운 밤이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태어난 베들레헴 근처 동네의 갓난 두 살배기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찾아, 헤로데 왕의 군인들이 학살하고 있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 사내아이들의 엄마와 아빠들의 아우성 소리와, 칼과 창에 찔려 죽어 가는 아이들의 울음소리만 요란했습니다. 학살과 비통의 아우성 소리, 절망의 암흑 속에 아기 예수님이 태어났습니다. (마태 2:1-12)

 

2.

베들레헴 고을의 밤은 깊었습니다. 그 날 밤에도 빈들에서 양을 치는 목동들은 추위와 졸음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깊고 어두운 밤중에 온 천지가 알 수 없는 빛으로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졸음에서 깨어난 목동들은 빛 속에 나타난 천사들에 더욱 놀랐습니다. 겁에 질려 벌벌 떨고 땅에 엎드리기도 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었습니다. 천사들은 노래하듯이 말하기를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너희는 한 갓난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것을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바로 그분을 알아보는 표이다” 하자마자 갑자기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서 천사들과 함께 찬양했습니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나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누가 2:8-14)

 

아기 예수님은 그 캄캄하고 추운 황량한 벌판의 어둠 속에, 환한 빛으로 오셨습니다. “하늘 높은 곳에는 영광, 땅 위에는 평화,” 하늘 위의 환한 빛과 천사들의 노래는 가난한 어린 목동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새벽이 되어 목동들은 시골 베들레헴 구석에 위치한 초라한 여인숙 말구유에 누워 있는, 갓난아기 예수를 찾아 가 경배하고, 크리스마스 노래를 불렀습니다.

 

3.

동방 박사 세 사람의 이야기는 마태복음에 있고, 목동들의 이야기는 누가복음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요한복음은 단도직입적으로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하나님의 말씀과 생명으로, 그리고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고 증언합니다.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하나님과 똑같은 분이셨다....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이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요한 1:1,3,4,5)

하나님의 말씀과 생명, 그리고 빛---아기 예수님은 말씀으로 모든 살아 있는 것의 생명으로, 그리고 어둠을 물리치는 빛으로 오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이 세상의 모든 거짓과 불의와 부정을 물리치십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은 모든 죽음의 권세를 이기십니다.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시는 힘이 있습니다. 그 생명의 힘은 모든 어둠과 암흑과 어둠의 세력을 이기고 물리치는 환한 빛입니다. 우리는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역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빛의 자녀들입니다.

우리 민족은 일제 강점기의 암흑 속에서 말씀의 빛을 따라, 믿음과 사랑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았습니다. 우리는 민족의 남북 분단과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생명의 횃불을 들고 평화를 위해, 민족 통일을 향해, 꾸준히 달려왔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광장에 촛불을 들었습니다. 작고 힘없는 촛불들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밤을 환하게 희망으로 비추어 주었습니다.

이제 이 코로나의 춥고 어두운 밤에, 아기 예수님은 생명과 빛으로 오셨습니다.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옛날, 동방 박사들이 본 별빛이, 그리고 들판의 어린 목동들에게 나타난 하늘의 광채가, 코로나로 어두워진 밤거리를 비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천사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리 코로나로 갇혀서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들려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코로나 환자들을 지키고 돌보고, 지쳐 있는 의료진들에게 들려옵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습니다.”

아멘.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평화통일연대 고문

서광선  dkssuh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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