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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낫고자 하느냐?”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38년 동안 불치의 병을 앓고 있던 병자가 있었다. 그는 병이 낫는다고 알려진 연못가에 머무르며 연못의 물이 움직일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끔 천사가 내려오면 연못의 물이 움직이고 그때 처음 물에 들어가는 사람은 병이 낫는다는 전설 때문이다. 그렇게 살아가던 중 한 성자가 그 근처를 지나다가 바로 그 병자를 만난다. 그리고 그에게 묻는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이 질문에 “이 연못물이 움직일 때 아무도 나를 그 안에 데려다 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며 주위 사람을 탓하고 핑계를 댄다.

나는 이 38년 된 병자의 모습을 보며 우리 민족이 앓고 있는 불치병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38년 정도가 아니라 70년이나 넘는 아주 고질적인 중병을 앓고 있다. 그 병은 허리가 잘린 병이다. 즉 남북 분단의 병이다. 이 병이 심해져 온갖 합병증도 생겨났다. 남북 갈등, 빨갱이와 종북 논쟁, 남남 갈등과 증오 등등. 이러한 병들로 우리 사회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땅의 수구정치세력, 저질 상업주의 언론, 천민자본주의 신봉자들과 같은 소위 기득권자들은 이 병을 악용해 온갖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요즘 같은 사회의 큰 위기 때마다 오히려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 이 불치병은 결국 양극화를 낳고 우리 사회를 극단적인 분열로 내몰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70여 년간 만성이 되어 통증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이성복 시인의 말처럼 “우리 모두 병들었으나 아무도 아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고질병을 치유 받을 수 있을까? 그것은 오직 화해와 평화, 종전선언과 상생실천밖에는 없다. 그런데 우리들 또한 38년 된 병자처럼 ‘주변 나라들 때문에, 미국 때문에, 유엔 때문에’ 라며 핑계만 대고 있는 건 아닐까? 아무도 우리를 평화와 통일의 연못으로 데려다 주는 나라들이 없다며 남의 탓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교회 예배 때마다 남북통일을 위한 기도를 수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그러고 만다. 그 이상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슨 일만 생기면 기독교인들이 앞장서 성조기를 들고 광장으로 나가 “왜 미국 말을 듣지 않느냐? 왜 원수들을 때려 부수지 않느냐?”고 난리다. 특히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해방 후부터 반공과 친미에 절어 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 사태나 미국 대통령 선거를 통해 가려졌던 미국의 민낯을 본다. 미국 사회가 마치 지옥을 향해 달려가는 듯하다. 우린 이러한 나라를 추종하며 그들의 뜻에 따라 무서운 불치의 병을 고치지 못하고 노예처럼 살아간다. 이란에서 막대한 기름을 사고도 미국의 압력으로 석유대금도 갚지 않고 있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의 길에 언제까지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나? 우리는 엄연한 자주 국가이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을 넘어서는 국민의 잠재력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최근 발표에 의하면 우리의 국방력은 세계 6위고 북한은 25위다. 북이 두려워 대화하자는 게 아니라 그 못된 질병을 고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다. 옛 연못의 병자에게 그 분은 또 “일어나 걸으라!”고 했다. 우리는 이제 70여 년간이나 타성화된 무력감과 핑계를 떨치고 과감히 일어나 걸어야 한다. 남북 당사자들이 만나 종전은 물론 남북 화해와 상생의 길로 과감히 뛰어들어야 한다.

그 분은 단지 ‘낫고자 하느냐’는 의향만 묻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을 평화와 화해의 연못으로 던지라는 것이다. 미국의 정권이 바뀌는 올 상반기가 평화의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연못의 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70년 된 허리 잘린 분단의 고질병을 고쳐야 할 때이다. 그 분은 오늘 우리에게 ”네가 낫고자 하느냐?”고 묻고 계신다.

최준수/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

최준수  4yout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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