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이 11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개최한 국제학술회의 모습 ⓒ유코리아뉴스 백인주 기자

지난 11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북한의 개발역량 강화와 국제협력을 위한 지식 공유"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과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국제학술회의에서는 150여명이 참석하여 북한 개발과 협력에 관한 지식공유를 주제로 열띤 논의를 했다.

이날 열린 회의는 제1부 성인지적 관점에서 본 북한과의 지식공유, 제2부 농업협력에서의 북한의 역량 강화, 제3부 관광사업의 개발역량과 지식공유에 대한 국제협력을 주제로 진행됐다.

기조연설을 한 윤미량 원장(통일부 통일교육원)은 "지식공유는 곧 경험의 공유"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현재 북한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파악할 수 없지만 경험의 공유가 쌓이면 장차 완전한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부에서는 김해순 교수(중앙대)가 여성의 장마당 활동을 중심으로 국가와 여성의 관계를 발표했다. 이어서 닐스 와이젠시 코디네이터(조선교류기업프로그램)는 비지니스 여성을 위한 지식공유의 사례를 발표 했다. 지정 토론자로는 김귀옥 교수(한성대)와 조영주 교수(동국대)가 참여했다.

김해순 교수는 북한 국가권력이 남녀 역할을 규정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에서 국가의 성별관계에 대한 규정은 1946년 7월 30일에 공포된 ‘남녀평등권’에 대한 법령과 1972년 공포된 사회주의헌법과 여성·모성 이데올로기에 기인한다"며 "북한 법률에는 남녀평등을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지만 현실은 여성·모성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북한 여성의 지위는 장마당 활동을 통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여성 의식과 지위가 전통적인 위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이어 닐스 와이젠시는 조선교류의 북한여성 비즈니스를 돕는 프로그램(the Women in Business program 이하 WIB)을 소개했다. 조선교류는 2010년 싱가폴에 설립된 NPO 단체로 주로 북한에서 비즈니스, 파이낸스, 법률에 대한 워크샵 개최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닐스 와이젠시가 소개한 WIB는 2012년에 처음 시작해서 북한의 20대, 40대 여성을 타깃으로 비즈니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WIB는 북한 여성을 대상으로 워크샵을 개최하고 참석자 중 15~20%를 선별해 싱가폴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참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부 순서에서는 린다 루이스(미국 프렌드교회 사업복지사업회 북한 담당자)가 북한의 농업 교육의 국제협력 사례를 발표했다. 이어 이주성 팀장(월드비전 북한사업팀)은 월드비전의 사례를 발표했다. 지정토론자로는 임상철 교수(상지대)와 양문수 교수(북한대학원대학교)가 나왔다.

린다 루이스는 AFSC(The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의 북한 교류사업을 소개했다. AFSC는 미국에 위치한 단체로 1950년대 초반부터 한반도에서 사업을 시작해 북한과는 1980년대 교류를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 북한이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인도적 지원을 했고, 현재는 4개의 협력 농장과 일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농업과학자들, 김일성대학 연구진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루이스는 발표했다. 루이스는 북한 농업 교류의 성공적 사례로 플라스틱 육모상자와 비닐하우스의 도입을 소개했다.

이어 월드비전 이주성 팀장은 월드비전이 진행하고 있는 북한사업을 발표했다. 이 팀장에 따르면 월드비전은 북한과 국수공장을 시작으로 농업교류와 교육사업, 씨감자 사업을 추진했다. 또한 남북 농업연구자들이 교류하는 남북농업심포지엄이 10차까지 진행되며 매회 보고서가 발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 3부 순서에서는 임을출 교수(경남대)가 북한의 특별경제지구와 관광사업을 평가했다. 연이은 발표에서 가레스 존슨(영 파이오니어투어 매니징 디렉터)과 트로이 콜링스(영 파이오니어투어 북한 담당자)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관광사업의 사례와 전망을 발표했다. 지정토론자로 이봉희 선임연구위원(강원발전연구원)와 신용석 책임연구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나섰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관광산업을 전략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최근 평양에 관광전문대학을 신설하고 김일성종합대학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 대학들에 관광경영 관련학과를 대거 신설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해외 전문가들의 조언을 적극 수용하고, 관광전문가 양성을 위해 국제협력을 받아들일 의지와 계획도 피력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와 북한간 관광교류협력이 다른 사회주의 개발도상국들이 경험했듯이 북한 개혁개방을 촉진하는 핵심 기제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 파이오니어투어의 가레스 존슨 매니징 디렉터와 트로이 콜링스 북한 담당자가 '김정은 시대의 북한 관광산업'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이어갔다. 발표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북한의 비자 발급이 어렵다는 오해와 북한관광은 평양만 가능하다는 잘못된 오해를 지적했다. 발표에 따르면 2010년 함흥시가 관광객들에게 개방된 이후 해령, 신의주, 평성, 함경북도 온성이 개방되었다. 이어서 북한 관광의 어려운 점으로는 기반 시설의 문제를 꼽았다. 도로시설이 낙후되어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점과 숙박시설의 노후,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점은 관광객들도 북한관광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에서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 핸드폰 사용이 관광객들에게 허용된 점, 평양마라톤에 아마추어 러너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한 점, 그 외에 오래된 도로를 정비하고 새로운 숙박시설의 증축안을 모색하는 점 등은 북한이 관광 기반 시설을 확충하려는 노력으로 평가했다.

백인주 기자  oasis_eag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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