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부는 역대 합의서를 존중, 이행하고 3차 남북정상회담을 조건없이 개최하라”

양영식 전 통일부차관(72·통일선교아카데미 원장)이 제1회 통선아 열린포럼의 기조강연에서 남북 정부에게 제안한 말이다. 양 전 차관은 30여년간 통일부에 근무하며 각종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이끌어왔다.

양 전 차관은 21일 극동방송 채플실에서 열린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하여: 한국교회와 남북한 정부에 권면한다’ 제목의 기조강연에서 “남북한은 전쟁·폭력혁명이 아닌 화해와 평화통일의 길을 걷는다는 전제, 즉 단계적 합의통일을 이룬다는 전제를 설정하고 있다면 그 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들을 헐고 함께 동행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적대적 심리전부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 전 차관은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비하와 비난, 김정은 정권의 ‘최고존엄’에 대한 원색적 비방과 사격표적지 사격훈련 강행은 결코 화해협력과 양립될 수 없다”면서 “이는 남북기본합의서(제3조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 금지 조항)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며 적대적 흑색 심리전은 전쟁 시기에나 전개되는 매우 위험한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 양영식 전 통일부차관 ⓒ유코리아뉴스DB

양 전 차관은 또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6·15남북공동선언, 10·4 남북정상선언 등 역대 남북한 정부의 주요 합의서들을 들어 “이 합의서들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 협상의 과정을 거친 끝에 열매를 맺은 것이며, 그 내용도 남북화해와 평화정착에 매우 긴요하고 중요한 구체적 실천방안들”이라며 “화해와 불가침, 교류협력의 촉진, 평화적 통일의 방향 등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사안들이 망라되어 있고 현재 남북한정부 어느 일방도 공식적으로 폐기선언을 한 바 없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전 차관은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드레스덴 선언 등 새로운 제안들은 쌍방통행적이라기보다는 일방통행적이어서 MB정부의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으로 매도하는 북한측의 냉담한 반응으로 난관에 봉착해 있는 실정”이라며 “기존 합의서들의 내용은 상황의 변화 등으로 새롭게 수정 보완을 위한 협상이 긴요한 만큼 남북한정부는 기존의 주요 합의서들을 면밀히 검토, 실행 가능한 것 중심으로 발전방안을 마련해 열매맺는 협상에 임할 것을 권면한다”고 밝혔다.

남북이산가족 문제의 전향적 해결과 인도주의적 지원협력에도 남북한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양 전 차관은 특히 박근혜 정부를 향해 “말로만 독일의 Frei-kauf 검토를 언급할 것이 아니라 인도적·동포애적 차원의 식량과 비료 지원 등을 통한 주고받기식 협상을 해서라도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특단의 조용한 협상을 주도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아울러 “남북간 인도주의문제 해결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한국적십자사에게 협상권을 부여해 남북적십자사와 국제적십자사간에 쉬지 않고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접촉과 대화를 진행하도록 적극 지원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군포로, 납북자, 재일북송교포 가족 등 국군포로, 납북자, 재일북송교포 가족 등의 문제도 남북 정부가 물밑협상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것을 요청했다.

양 전 차관은 “민족경제공동체 형성을 통해 상생공영의 남북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개성공단의 제2단계 개발계획 가속화, 사과와 재발방지책의 당위성은 짚되 이를 전제조건화하지 않는 5·24조치의 지혜로운 해제방안 강구, 정경분리·정민(政民)분리·선경후정(先經後政) 원칙 등을 채택해 남북경협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양 전 차관은 “남북한 정부는 이른 시기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조건 없이 개최해야 한다”며 “여기서 남북 이산가족 문제, 개성공단 확대 문제를 비롯해 서해 NLL문제, 북핵 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확립문제 등 주요 정치·군사적 해결의 돌파구는 물론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유라시아철도, 기존 남북합의서의 발전적 수정 보완 등 쌍방이 제기해온 모든 문제를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양 전 차관은 ▲화해와 평화의 사도로써 좌·우에 치우침 없이 반전·반핵·평화 운동의 향도로써 그 선도적 역할을 다할 것 ▲남북한 정부의 화해 협력을 촉성하는 교량역할을 감당할 것 ▲국민의 인권뿐만 아니라 특히 북한 동포의 인권 향상을 위해서도 북한당국자들의 개선노력을 촉구할 것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실사구시와 역지사지의 열린 포용적 자세를 견지할 것 ▲기아와 질병, 압제의 공포에 시달리며 사경을 헤매고 있는 북한동포를 구제하고 살리는 일에 나설 것 ▲통일선교를 위해 국내 탈북민들을 섬기며 봉사하는 디아코니아 자세를 더욱 가다듬을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열린 포럼은 임석순(한국중앙교회), 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 김영욱 아세아연합신학대 총장의 토크콘서트, 양 전 차관과 주도홍 기독교통일학회장의 발제, 유관지 북한교회연구소장, 김성태 한국오픈도어즈 대표, 박영환 북한선교연구소장, 조요셉 북한선교전략학교장, 김병로 통선아 통일선교연구소장, 임헌만 한민족가족치유연구소장의 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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