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대표: 화해, 평화, 번영이란 주제로 이야기하겠다.

신영욱 목사(사랑나눔 대표): 커피 장사하는 신 목사다. 오늘 매출이 안 올라서 걱정이 많다.(웃음) 목사가 왜 커피장사를 하는지 여러분 궁금한가? 이 장소는 저 바깥에는 ‘커피영업장’이고, 이 안쪽은 ‘세미나실’이라고 이름 붙였다. 바깥쪽 콘셉은 ‘다문화’이고, 안쪽 콘셉은 ‘통일’이다. 우리 카페에는 북에서 온 분들과 남쪽에 있는 분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우리가 ‘통일’이란 이야길 할 때, 나와는 상관없는 걸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난 ‘우리 가까이 우리 삶 속에서 구현해보자. 얘기로만 통일하는 게 아니라 직접 살아보자. 이미 온 통일을 살아내자’라는 뜻을 가지고 이 일을 하고 있다.

화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북한에게 이런 말을 했다. 진정성을 보여달라는 거였다. 그러나 상대에게만 진정성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단초가 되야 한다. 지금이 그런 시점이라고 본다. 6·25가 오늘로 64주년이다. 오늘 이 자리에 통일을 살아가는 통일꾼들, 통일기도꾼들이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일회적인 행사가 아니라 앞으로도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

▲ 토크시간 패널로 나선 이진오 더함공동체교회 목사. ⓒ유코리아뉴스

이진오 목사(더함공동체교회 목사): 인천 주안역 근처에 있는 동네교회 목사다. 통일을 생각하면 늘 빚진 마음이다. 우리 민족의 소망, 미션은 통일이라고 교인들에게 말하지만, 내가 하는 게 하나도 없는 거다. 그래서 이 통일코리아 협동조합이 생겼을 때 나도 할 수 있냐고 묻게 됐고, 이렇게 이 자리까지 참여하게 됐다.

6·25를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증오감이 있다. 과거 부천에서 전도사 면접을 본 적이 있다. 그 교회에서 내 이력을 보더니, 기윤실, 공의정의실천연대에서 실무자로 일한 것을 보고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6·25가 북침입니까? 남침입니까?” 사상검증을 하는 거였다. 당시 나는 북침과 남침이란 용어가 순간 헛갈렸다. 그래서 북에서 침입한 게 북침인거냐 물으니, 면접관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똘이장군’이란 옛날 만화에는 커다란 돼지 한 마리가 김일성이라고 했고, 큰 혹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언젠가 김일성 사진을 보고, 생각보다 잘 생겨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우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노래가 없어진 것 같다. 둘째가 학교 갔다 오더니 북한과 통일하는 거 싫다는 거다. 학교 선생님이 통일되면, 전쟁위험도 있고, 거긴 못 사니 힘들 거라고 했단다. 그러면서 둘째도 우리나라가 통일 되면, 우리가 손해를 볼 거라는 거다. 냉전시대에도 우리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는데, 지금은 더 여유가 있는데도 적개심이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이젠 북침이냐 남침이냐 라고 논할 때는 지났다. 이젠 어떻게 통일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함께 살아나가야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거다.

배기찬 대표: 중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는 어떻게 뚫릴 수 있을까?

성원용 인천대 교수: 철도는 이미 연결된 상태다. 경의선과 동해선이 연결됐기 때문이다. 이걸 활용만 하면 된다. 5·24조치로 인해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어떤 지원도 할 수 없는 상태인 거다. 북한의 인프라가 낙후됐기에 우리가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5·24조치 이후에 교류가 진척되지 않은 상황을 풀어야만 남북관계를 넘어서서 철도의 현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협상테이블에 앉으면 그런 일들이 진행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협상테이블에 앉기도 어렵다.

화해와 평화를 위해선 이해가 필요하다. 소련으로 유학 가서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그런데 친구들이 만류했다. 영어도 있고, 독일어도 있고 한데, 왜 러시아어냐는 거다. 유학 갈 때는 부모님께 큰 절하고 전쟁터로 가듯 떠났다.(웃음) 체제는 사회주의였지만, 제 눈으로 본 걸 자신 있게 말하면, 그다지 나쁜 사회는 아니었다. 비효율적이긴 했어도. 사람들은 살고 있고, 평화로웠고, 낭만적이었다. 물질적으론 풍요롭진 않았지만, 사람들이 어울려서 살기 좋았던, 문화와 예술로 채워졌던 곳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각이 붉은 곰, 흑막의 크렘린만을 생각하고 있는 거다. 그건 우리가 이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비극적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한다면, 서롤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찾아나가야 한다. 특히, 북핵문제는 에너지 문제와도 깊이 연관돼 있다. 러시아 극동에 전력송전망을 만들어서 남쪽으로 연결시킨다면, 자연스럽게 에너지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서로 함께 해나갈 여지가 많아지고, 갈등도 풀리니 통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TED 강연자로 나선 성원용 인천대 교수. ⓒ유코리아뉴스

배기찬 대표: 성 교수는 이해를, 신 대표는 진정성을 언급했다.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진정성은 필요하지만, 상대방이 진정성을 보여줄 여지가 없어도 그래야 하나?

신영욱 목사: 북은 북대로, 남은 남대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과거 6·25전쟁의 피해 입은 정도를 보면, 남한보다 북한이 더 피해가 크다. 초토화된 거다. 미 제국주의가 침범하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컸을 거다. 이젠 두려움을 떨치고,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 과정이 지난번 햇볕정책, 포용정책으로 나타났던 거다. 그 이후에 정권이 바뀌면서 또다시 새로운 정부가 들어와서 정책이 중단된 상태다. 우리가 자신감을 회복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자신감이 아니라 상대방을 인정하는 토대 아래에서 진정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 토크시간에 패널로 나선 신영욱 사랑나눔 대표. ⓒ유코리아뉴스

배기찬 대표: 여러분들에게 화해와 평화가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내가 생각하는 방법은?

윤석영 목사(시드니 닮공동체 대표): 통일을 사는 현장을 보니 너무 좋다. 시드니에서 탈북청년들과 살고 있고, 지금도 청소년들과 캠프를 하며 씨름하고 있다. 인천에서 통통콘서트를 통해 통일이 가까이 왔음이 느껴졌다. 구석구석 통일을 이야기하고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통일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진오 목사: 6.25전쟁이 64년이 됐는데, 우리가 어떻게 통일이 됐는가. 고려 500년, 조선 600년.. 식민치하였지만 우리가 하나였다. 불과 64년 헤어져 있는 것이다. 분단이 영원할 것 같지만, 1000년동안 우리가 같은 민족이었다는 걸 기억하면서 통일이 불가능하단 생각은 안했으면 좋겠다. 금방 통일이 될 것이다. 전체 역사로 보면 잠깐이지만 통일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

그리고 정전협정에서 이제는 평화협정으로 가야 한다. 통일은 그 다음 단계라고 본다. 조금 불편할 지라도, 평화협정으로 가면 북한을 나라로 인정하는 게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통일을 위해서는 이것부터 먼저 해야 한다.

배기찬 대표: 토론을 하면서도 하나로 정리되는 것 같다. 설사 원수일지라도, 상대방이 진정성이 없을지라도 내가 먼저 대화하고,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이해하는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 그리고 ‘틀림에서 다름으로, 다름에서 하나됨으로’ 가는 이 자리가 오늘 통통콘서트의 결론이다. 두 시간 반 동안 경청해주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