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중국의 NGO가 참여해 동북아 평화를 논의하는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다. (사)평화한국(대표 허문영)이 주최하는 제1회 국제평화NGO 콘퍼런스다. 오는 23~25일까지 세미나와 DMZ 탐방, 전주 한옥마을 체험 등으로 이뤄진다.

23일 오전 중앙대에서 열리는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한중일 근대 평화사상가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평화체제구축이다. 한국의 안중근, 일본의 우찌무라 간조, 중국 쑨원의 평화사상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안중근에 대해서는 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장이 발표를 하고, 일본 내 주기철 연구가인 노데라 히로부미 박사(아카바네성서교회), 중국의 김OO 전 조선족목회자연합회 회장이 토론을 벌인다. 우찌무라 간조에 대해서는 이와노 유수케 관서학원대학 교수가 발제를 하고, 박윤수 일본비전공동체교회 목사, 서OO 중국오상교회 목사가 토론한다. 쑨원에 대해서는 설충수 숭실대 교수가 발제를,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가 토론을 벌인다.

▲ 왼쪽부터 안중근, 쑨원, 우찌무라 간조 ⓒ유코리아뉴스

안중근 의사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서구 열강이 동아시아를 침략하는 상황에서 한중일 협력을 통한 평화를 역설했다. 동양평화회의 조직, 3개국 공동 은행 및 공동 화폐 발행, 3개국 공동 군대 편성, 공동 어학 교육 등을 방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동북아 평화공동체를 지향하는 한중일 정치인들이 간과할 수 없는 사상인 셈이다. 당시 한국통감부 통감이던 일본 총리 출신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것도 동양 평화를 위한 명분 때문이었다.

중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쑨원(孫文)의 정치이념은 민족(民族)·민권(民權)·민생(民生)의 삼민주의로 요약된다. 삼민주의 속엔 중국을 망국의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민족주의 제창, 선거·발의권·국민투표·소환권 등 인민들의 직접정치 도모, 토지 소유의 균등 추구 등이 들어 있다.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중국을 구하기 위한 이념이고 제도였지만 이를 확대하면 동아시아 전체의 민족(民族)·민권(民權)·민생(民生)으로 연결될 여지는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

우찌무라 간조(內村鑑三)는 일본 무교회 운동의 창시자다. 원래 애국심으로 가득했던 그가 일본 정부의 침략전쟁을 비판하고 평화사상가가 되었던 것은 일본이 일으킨 전쟁 때문이었다. 일본의 행태를 보면서 전쟁은 악이고 성서 전반에 흐르는 정신은 전쟁이 아닌 평화라는 걸 발견했던 것이다. 일본의 우익군사화, 중국의 팽창주의, 이에 대한 미국과 러시아의 견제로 한반도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동아시아 상황에서 무저항주의와 반전평화로 대표되는 그의 평화사상이 다시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선 ‘평화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주제로 한중일 참여자들의 발표와 토론도 열린다. 한국의 김영한 숭실대 명예교수, 중국의 쿠이OO 중국삼차구교회 목사, 일본의 시오미 사사누무 게이오대학교 교수가 평화에 대한 신학적·성경적·사회학적 이해를 주제로 각각 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밖에 정운찬 동방성장연구소 이사장은 기조연설,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은 개회사를 한다.

평화한국 측은 “한중일 3국에서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문제에 관한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국제평화NGO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향후 미일중러 NGO 네트워크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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