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은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것을 아주 잘 설명하는 상징이다. 그래서 휴전선 가까운 곳에서는 여러 가지 분단의 죄들이 목격된다. 대북 전단이 든 큰 풍선을 기어이 띄워 보내겠다는 사람들과 생명의 위협이 되니 그렇게 하지 말라는 주민들이 대치하여 싸움을 한다. 가끔은 실전이라고 착각할 만한 일이 생겨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헐벗은 북한 주민들이 사선을 탈출하였다는 소식이 이제 식상할 정도다.

우리 민족이 남북으로 분단되어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70여년이 되었다. 이 분단으로 파생된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 자신과 우리 후손들의 몫이 되었다. 분단이라는 원죄는 우리가 사는 이 땅 여기저기서 그 악한 모습들을 드러내어 우리를 더욱 불쌍한 존재로 살아가게 하고 있다.

분단은 수많은 사람들이 한 형제자매 혈육이면서도 수십 년을 서로 연락 한번 못하고 이산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한맺힌 고통의 삶을 살아가게 하였다. 가끔 이산가족 방문으로 혜택받은 몇몇 사람들만이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주었지만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그리면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가 죽음을 맞고 있다.

더욱이 가슴아픈 것은 같은 말, 같은 삶의 문화 속에서 살던 한 민족이 수십 년 동안 총부리를 겨누고 증오하며 대치하는 형국이다. 그리고 분단에 근거한 사상과 이념의 벽에 갇혀서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첨예하게 양분되어 갈등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툭하면 이념이라는 사탄에 사로잡혀서 정치적으로 좌우로 나뉘어 소모적인 싸움으로 서로를 죽이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나기까지 한다.

이외에도 경제적인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게 했다. 천문학적인 금액의 국방비를 쓰게 하였고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차단되고 다른 나라와의 물적 교역에 각종 물류비용을 증가하는 문제를 야기시켰다. 우리 주위에 자리한 열강들은 겉으로는 우리의 통일을 바란다고 하지만 내심 우리의 분단이 고착되기를 바라는 눈치들이다. 우리의 분단을 이용해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태도가 역력하다. 4자회담, 6자회담 등 각종 회담을 열지만 뾰족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님과 단절되어 죄악 가운데 있는 존재였다.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없도록 단단히 담으로 막혀 있었다. 그러나 주님께서 십자가의 형별을 받으시면서 막힌 담이 헐리고 새롭게 하나님과 사람이 화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평화를 위해 사람이 되신 하나님의 이야기를 믿는 기독교인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통일을 열망하며 화해와 용서의 길을 닦는 사도로 바로 서야 하겠다.

분단이라는 원죄를 씻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도 붙여서는 안된다. 한민족이 하나되어 살아야 한다는 명제에는 어떤 군더더기도 필요 없다. 오직 열린 마음과 사랑만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우리를 원리원칙 율법에 근거하지 않으시고 무조건적인 은혜로 구원하였다. 하나님은 무기를 녹여 보습을 만들길 원하신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에 적극 동참하여 하나님의 자녀의 책임을 다하자.

임상필/ 서울장신대 교수

임상필  sangpil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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