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죄와 허물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성육신 하신 예수님을 기리는 성탄절입니다. 김기창 화백은 복음서의 내용을 토착화하여, 등장인물들을 한복을 입은 한국인으로 묘사한 예수 일대기를 그린 인물인데, 그가 그린 <아기 예수의 탄생>에는 소와 말과 닭이 등장하는 목가적인 분위기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앞서 몇 번의 기도제목으로 나누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크리스마스는 아기로 오신 예수님은 사라지고 연말연시의 분위기와 겹쳐서 백화점과 유흥업소들의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성탄절의 본 의미를 회복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문화들을 살펴보고 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성탄이 되면 라디오나 쇼핑몰 등에서 캐럴이 들려옵니다. 가수나 인기 있는 코미디언들, 탤런트들도 캐럴이 담긴 음반을 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캐럴들은 ‘아기 예수 탄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노래가 대부분입니다.

방송사에서는 기존의 프로그램들에 성탄의 특별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미디나 예능 프로그램들에서는 ‘성탄 특집’이라는 제목을 겁니다. 많이 줄긴 했지만 기독교 정신이 드러난 영화들을 집중 방송해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송 프로그램도 아기 예수의 탄생과는 별 상관없는 이야기들이나 노래, 춤으로 채워집니다.

크리스마스장식과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카드에도 아기 예수가 등장하지 않은 지도 이미 오래됐습니다. 일반 카드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데 비해 복음의 정신이 담겨 있는 카드는 디자인이나 재질 등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합니다. 따라서 크리스천들도 수많은 카드 앞에서 성탄의 참 의미보다는 예쁘고, 화려한 카드를 선택하게 됩니다.

‘블랙 크리스마스’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눈이 내리지 않는 크리스마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성친구가 없이 맞이하는 암담한 성탄절을 뜻합니다. 대학가와 강남 일대 유명 카페들은 성탄 전야인 24일 밤 블랙 크리스마스를 피하자는 명분 아래, 각종 이름을 붙인 짝짓기 파티로 흥청거립니다. 이날 하루만큼은 밤새껏 먹고 마시고 즐겨도 되는 날로 인식되고 있는 것입니다.

해마다 12월 중순이 지나면 백화점이나 유치원, 고아원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산타크로스를 조달해 연말 분위기를 돋웁니다. 산타 역할을 아르바이트로 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허브아일랜드에는 300여개의 산타클로스 조형물과 산타 선물받기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런 문화는 결국 아이들로 하여금 예수님보다는 산타를 더 기다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는 가급적 산타를 등장시키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세상 속에서는 아기 예수의 자리를 산타클로스가 다 차지해버렸는데, 교회마저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성탄절의 이런 문화들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공중파나 종편 등의 프로그램에서 크리스마스 때면 찬송가가 흘러나오고, 종교 영화가 등장합니다. 물론 신앙적인 동기는 아닐지라도 그렇게 하는 것은 세속 사회의 기독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북한을 비롯해서 기독교를 박해하는 지역에서는 사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혜일 것입니다.

성탄절의 의미를 가장 잘 살리는 것은 바로 내가 사랑하는 가족,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세속적인 문화에 휩쓸려 복음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으로 잉태되어 마리아에게 나신 참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은혜를 우리의 가슴에 깊이 새기고, 그로 인해 감사와 기쁨을 누리며, 가족과 이웃에게 사랑의 복음을 전하는 이번 성탄절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교회와 성도들의 죄악과 무능으로 인해 성탄절이 세상 속에서 흥청망청 노는 날로 변질되어 버린 것을 인하여 마음을 찢으며 회개합시다.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 무한한 권능과 영광을 버리시고, 이 땅에 오신 성자 예수님의 은혜와 우리를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아낌없이 내어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극진하신 사랑이 나 자신을 비롯한 온 세상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폭포수와 같이 부어지도록 기도합시다. 크리스천들이 사랑으로 이웃을 돌아보고, 어두운 세상에 복음의 빛을 전하는 성탄절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한겨울의 추위로 얼어붙은 저 북녘 땅에는 성탄절을 마음껏 축하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북한 동포들이 예수님께서 바로 자기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음을 모르고 있습니다. 성탄의 진정한 의미가 북한 전역에 선포되게 하시고, 동방의 예루살렘으로서의 명성을 회복하는 날이 속히 올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제공: 오성훈 목사(PN4N 대표)

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워크(PN4N) 제공, www.pn4n.org

오성훈  loven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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