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12년을 살면서 해마다 많은 사건, 사고들을 겪었지만 올해처럼 전 국민이 슬픔과 애통함으로 오랜 시간을 우울하게 보낸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도, 그 기억도 어느새 우리 뒤로 멀어져 가고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가 예전처럼 살고 있는 듯합니다. 아픔에 잠겨 있을 필요는 없으나 그 아픔을 딛고 피어나는 성숙의 열매가 우리 삶에 없다면, 그래서 우리가 살아야 할 미래가 더 나아질 수 없다면 백만 번의 아픔을 당한들 무엇 하겠습니까? 일 년을 돌아보며 자문해봅니다. 동강난 한반도 강토에, 그리고 이 대한민국에,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내 삶에 어떤 성장과 성숙의 열매가 있었는지를.

지난 4월 세월호 사건 이후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이끌려 진행된 <나라와 백성을 살리는 세대별 회복 기도회>는 정말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70일(6월 25일 ~ 9월 2일)동안 10대에서 70대까지의 모든 세대를 회복하고 살리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애정은 말씀으로, 기도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간증으로 확증할 수 있었습니다. 세대별 회복의 말씀을 뛰는 가슴으로 받아 안고 선포하며 무고한 피 흘림의 지역들을 돌아다니며 기도했던 그 시간들로 인해 저는 그나마 하나님 앞에 죄송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속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감동주시고 인도하시는 걸음을 순종하고 나면, 그 뒤에 얻는 은혜가 얼마나 큰지 늘 경험합니다.

고향에서 부모형제 없이 억울하게 죽은 막내동생부터 시작하여 유난히도 많은 생명들을 잃은 것 같이 느껴지는 올해, 그래서 그리스도인으로 제대로 살아내지 못한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그 어느 해보다도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이 해의 끝자락에서 분에 넘치는 선물을 주셨습니다. 먼저는 대구 김진호(31) 형제가 14년간 앓아왔던 만성신부전증 치료를 위해 지난 7월부터 함께 기도에 동참하게 하셨는데, 결국 이 달에 신장이식의 성공으로 열매를 맺게 하셨으니 이 얼마나 큰 선물입니까? 함께 기도하시고 병원비 후원에 동참하셨기에 이 선물 누릴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함께 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또한 제 개인적으로 받은 선물은 아주 작은 순종도 예쁘게 보시고 격려해주시는, 그래서 앞으로 더욱 깨어 하나님의 마음과 눈물을 알기 원하셔서 주시는 선물인 듯싶어 참 감사합니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06년 12월,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인터넷을 통해 자살하려고 시도하는 청년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공동체에서 마음과 힘이 닿는 대로 7개월간 이들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동안 이 사역이 얼마나 큰 사이즈의 일인지 직면하고 가슴속 비전으로 남겨둔 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형제 중 작은 가게이기는 하나 사장으로 자립하게 된 형제 외에는 모두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런데 꼭 8년만인 지난 12월 17일 한 형제님으로부터 장문의 메일이 왔습니다. 자신을 기억하냐는 질문으로 시작된 메일을 읽는 내내 북받치는 감동을 억제할 수 없었습니다. 해마다 저를 만나 복음 들었던 때를 생각했다고,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생각이 나서 제 이름을 검색하여 메일을 보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메일에는 자신이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상세히 나누고 메일 마지막 문장에 제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하면서 이런 문장으로 메일을 맺었습니다. “박예영 선교사님의 큰 은혜 때문에 8년 후의 지금 제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저는 속으로 화답했습니다. “○○아, 그건 내가 한 게 아니라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게 하신거야. 예수님의 은혜야. 예수님의 은혜 때문에 난 이 자리에 있단다. 너도 곧 그런 고백을 하게 될 거야.” 8년 만의 감격스러운 이 메일 한통 때문에 2014년을 마무리하며 2015년을 맞이하는 제 가슴에 주님께서 다시 불을 지피셨습니다. “내가 살아있는 이유는 복음 때문이야.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야. 그렇게 살다 인생을 갈무리해야 해…”

▲ 나라와 백성을 살리는 70일 기도회 감사예배 포스터

2014년 굴곡진 대한민국의 모든 첩경 가운데서도 우리를, 이 민족을 지키시고 보호하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립시다. 그리고 못 박히신 손으로 친히 이 민족의 분단을 싸안으시고 통일을 향해 우리 마음이 모아지기를 원하시는 예수님을 향하여 이제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눈을 들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복음을 전하는 일,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설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합시다.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통일의 대로를 여는 길이요, 분단국가인 이 나라가 One Korea, New Korea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기에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고 세계에 복음전하는 통일코리아’로 써달라고 간절히 기도합시다.

제공: 오테레사 선교사(NKB 대표)

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워크(PN4N) 제공, www.pn4n.org

오테레사  @pn4n.org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