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2일) ‘소니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발표를 근거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 시도를 영화화한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사의 ‘인터뷰’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해킹을 당한 데 대한 대응 조처다. 지난달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보복공격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지 꼭 14일 만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조선단군무역회사, 이란·시리아·중국 등에 주재하는 북한 관계자 10명에 대한 미국 내 자산 동결, 미국 기업과의 거래 봉쇄 등의 조처가 취해졌다.

이번 미국의 대북 제재조치 확대로 지난 1일 김정은 제1비서가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언급과 우리 정부의 긍정적 반응으로 해빙 분위기로 접어들던 남북 관계도 급제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마치 2005년 9·19 공동성명 당시 합의했던 북한의 모든 핵무기 파기, 한반도 평화협정, 대북 핵무기 불공격, 북미간 신뢰구축이 부시 행정부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자금 문제로 대북제재 조치에 들어갔던 때와 닮았다. 당시 부시 행정부는 마카오 소재 BDA를 북한 불법 자금세탁의 주요 우려대상으로 지정했고, 이에 따라 북미 관계가 급랭하면서 9·19 공동성명 이행은 한동안 표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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