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폭력 사태와 관련, 국내 시민단체들이 발빠르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불필요한 종북 논란 확산이나 한미 관계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신속히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통일 관련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 협의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한미 양국과 국민에 대한 사과를 담은 성명을 5일 내놨다. 민화협이 주최한 행사에서 리퍼트 대사가 피해를 당했기 때문이다.

민화협은 “이번 사건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테러로 규정하며 이번 사건이 양국의 우호관계에 추호의 손상도 끼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민화협은 또 경호대책 등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거듭 사과하고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화협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홍사덕 대표상임의장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 5일 오전 민화협 주최 행사에서 리퍼트 대사 피격사건이 발생하자 민화협이 사과의 뜻을 담은 성명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참여연대도 5일 발표한 ‘리퍼트 주한 미 대사 피습사건에 대한 입장’ 제목의 성명에서 ‘개탄’의 뜻을 표했다. 참여연대는 “이와 같은 방식의 폭력행위로는 어떤 주의주장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피습경위에 대한 당국의 엄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경실련도 6일 오전 ‘마크 리퍼트 주미대사 피습사건에 대한 경실련 입장’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경실련은 “피습사건은 명백한 테러행위로서 어떤 사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인되어서도 안된다”면서 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단호한 처벌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그러면서 “이번 피습사건으로 인해 동북아 역내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적 역할과 선택폭이 좁혀지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통일 관련 시민사회단체들 중에 가장 먼저 입장을 밝힌 곳은 자주통일과민주주의를위한코리아연대,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평화통일위원회다. 이들은 사건이 발생한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을 ‘개인 테러’로 규정했다.

이들은 “드러난 보도내용을 위주로 보면 그야말로 철저히 ‘우발적이고 개인적인 테러’”라면서 “우리는 모든 테러를 반대한다. 키 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반대하는 목적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테러의 방법까지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것이 테러라면 폭탄이나 총이 아니라 면도칼 수준이라고 해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건이 나자마자 수구세력과 공안당국은 배후세력·반미종북세력 운운하면서 종북몰이, 이른바 공안탄압에 이 사건을 악용하려는 흉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종북몰이·공안탄압이야말로 개인 테러와는 비교할 수 없이 무서운 현대판 마녀사냥·매카시 선풍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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