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아 각계각층에서 통일 관련 논의가 한창이다. 불교계에서는 지난해 한반도평화통일불교실천기획단(평화기획단)이 출범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대한 보수와 진보 진영의 인사들과 세계정세에 밝은 전문가들의 논의를 수렴하고 불교계의 역할을 정리해 가고 있다.

지난 28일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통일시대의 준비-국민적 지혜를 모으기 위한 대 토론회’를 개최한 것도 이런 취지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법응 한반도평화통일불교실천기획단 상임단장은 “유연성을 발휘하여 각국과의 경직된 관계를 풀고, 북한을 대화의 마당으로 나오게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서행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유코리아뉴스 최형만 기자

이어서「통일과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한 남북한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서행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하루 속히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생・공영・공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역대 정권의 통일정책을 짚어나간 이 교수는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부분수정하면 될 일이지 전체 부정하면 안될 것”이라며 “정권마다 시행착오가 엄청났기 때문에 남북통일방안이 70년이 지났지만 진전이 없는 것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광복 60년, 분단 60년이었던 2005년에 남북관계가 한창 속도를 내고 있어 이대로 10년이 지나면 ‘뭔가 일이 생기겠구나’ 하는 낙관론이 팽배했지만 지금 한반도의 현실은 역사적 퇴보와 퇴행의 모습”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준비된 광복이 아니라 주어진 광복이었기 때문에 (우리 민족에게) 축복이 아니라 수백만의 피를 흘린 전쟁으로 귀결되었다”며 “평화 없는 통일은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남과 북이 서로 미워하고 긴장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남북 사이에 엄청난 쟁투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델은 독일 통일이 맞지만 흡수통일이어서가 아니라 ‘피를 흘리지 않은 통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박순성 동국대 교수 ⓒ유코리아뉴스

토론에 나선 박순성 동국대 교수는 “탈냉전의 세계질서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긍정적인 질서가 형성되었으나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탈-탈냉전(탈냉전 이후의 냉전 상황)의 경쟁과 협력의 모순적 질서는 불안정하고 모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남한 사회 내부에서는 대북・통일정책을 둘러싼 이념대립과 갈등이 극단적이며 남북한 사이의 적대의식도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5년 현재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는 게 박 교수의 평가다. 한편 박 교수는 토론에 앞서 모든 참석자들에게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제안하기도 했다. (기사 이어집니다)

최형만  josephmann08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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