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교회의 동독 지원 - 유코리아뉴스

동독교회가 서독교회 연합체인 EKD에 가입한 상태였기에 서독교회가 동독교회를 지원할수 있었다. 내가 29년째 목회하고 있는 베를린선교교회도 당시 모 동독교회와 자매결연이 되어 있어서 한 달에 100마르크씩을 송금했는데 동독 목사님의 한 달 생활비와 활동비가 될 정도였다. 동독교회가 민주화 세력들을 도울 수 있도록 서독교회가 최대한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당시 동독에서 탈출한 자유대학 학생과 대화 중 들은 말로는 종교란에 기독교라고 쓰면, 불이익을 당했는데 그것은 취직 잘 안되는 것과 공산당 당원이 될 수 없어 출세에 지장이 있었다고 했다. 동독과 서독간 Kreissynode라는 연합이 있어서 서독교회가 서로 강단교류가 가능했고, 예배 때마다 Fuerbitte라는 시간을 만들어 서로의 문제를 놓고 중보의 기도를 할 수 있었는데 사실은 이것이 서로의 정보 교환의 수단이 되기도 했다.

당시 동서독간 65세 이상인 분들은 교차방문이 1년에 한 달간 가능했다. 베를린에서만 네 군데 출입문이 있었는데 그만큼 서로간 교류가 활발했다는 증거다. 또한 동서독 국민들이 서로 상대방의 TV 방송과 Radio 청취가 자유로웠다는 점이다. 때 맞춰 러시아가 고르바초프 집권으로 피곤해진 경제적, 정치적 변수가 생기면서 페레스트로이카 개방정책으로 동구권에게 자유로운 정치적 선택을 부여했기에 독일 통일이 결정적으로 기능했다.

서독정부가 동독정부를 적극 도왔던 이유는 간단하다. “지나친 경제적 차이는 통일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당시 베를린과 서독 사이에 동독을 지나가야(Transit) 했는데 1인당 10마르크씩 도로 사용료 명분으로 서독정부가 동독정부에 지불했다. 뿐만 아니라 베를린에서 거둬가는 쓰레기 대신 그 배에 돈을 되돌려 보냈다고 할 만큼 서독정부의 동독정부 돕기는 대단했다. 동서독간 모든 교류의 과정에서 동독은 서독의 비공식지원을 합쳐서 연평균 23억 달러(2조4000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매년 얻었다.

서독교회가 동독교회를 1957년부터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도운 경제적 수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동독교회의 건물과 시설 낙후를 개선하기 위해 지원한 액수는 무려 23억 마르크나 된다. 물자뿐 아니라 목회자, 교회 직원 등으로 사용할 현금만 해도 28억 마르크였다. 이를 통해 동독교회는 동독 정부의 최소한의 간섭하에 복음 운동과 특별히 그리스도적 반체제 인사 양성을 할 수 있었으며 무폭력주의와 무혈혁명으로 통일에 기여할 수 있었다. 서독교회가 동독교회를 돕는 과정에서 서독정부는 비밀리에 후원금 절반을 부담했다고 한다.

동서독 통일에서 보듯, 정치적, 경제적, 지리적 통합은 이루어졌지만 사회적, 심리적, 문화적 통합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못해 다시 장벽을 쌓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이런 통합과정에서 빗어지는 공허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문화 종교, 즉 정신적 접근과 이를 위한 영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 통일 과정과 통일 후 동독 재건을 위한 경제적 부담에 서서히 불만을 갖게 된 서독주민들은 동독주민들이 “도움을 받고도 감사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한 이웃”이라고 느끼게 되었고, 동독주민들은 서독주민들을 “돈 좀 있다고 잘난 척 하는”사람들, “‘돈이면 다’라는 자본주의의 천한 면만 배운”사람들이라고 비난하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고 치유하기 위한 종교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