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사회단체 연대선언 ⓒ유코리아뉴스

경실련통일협회, 금강산기업인협의회,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 남북경제협력포럼, 남북물류포럼, 동학민족통일회, 어린이어깨동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통일맞이 등 9개 시민사회단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염원에서 실천으로” 라는 주제로 6일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시민사회단체 연대선언 및 공동심포지엄을 가졌다. 9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열린 연대선언에서 “지난 70년의 분단체제는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고 서로에 대한 불신과 증오를 야기하여 소모적 분열과 갈등을 거듭”해 왔다며 “광복 70년인 올해 그 각별한 의미를 되새기며 비정상적이고 야만적인 분단체제를 극복하여, 남북 간의 대립과 소모적인 남남갈등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 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우리 민족의 염원이며 과제인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앉아서 기다리는 신기루가 아니라, 이 땅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남과 북이 함께 애써 노력하며 하나씩 쌓아 가는 공든 탑이며, 이제는 염원에서 실천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임동원 前 통일부장관 기조강연 ⓒ유코리아뉴스

기조강연에 나선 임동원 前 통일부장관은 “전쟁은 통일이 아니라 분단 고착화를, 평화가 아니라 냉전과 군사정전체제하에서 적대관계의 심화를 초래했다” 며 “분단 상태에서는 정통성 독점경쟁이 불가피하며 승패의 게임 유혹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갈등과 긴장, 군비경쟁 그리고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게 되며, 민족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수 없다” 고 안타까워했다.

25년 전 미-소 냉전이 종식되면서 기회의 창이 열리는 듯 했으나 국제정세는 한반도의 평화체제와 통일을 허용하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남북이 화해하고 교류 협력하며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지키면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임 前 장관은 “노태우 정부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마련하고 ‘남북기본합의서(1991)를 채택했다.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 존중하고 화해하며 다방면으로 교류 협력하고 불가침과 군비감축을 실현하는 한편 정전 상태를 공고한 평화 상태로 전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남북관계 개선 발전을 위한 기본 장전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대중 정부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를 설득하여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여 2000년 6월 마침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6.15 남북공동선언‘을 채택하여 화해와 교류 협력의 새 시대를 열었다.” 고 말했다. 남북의 적대의식이 수그러들고, 긴장이 완화되어 상호신뢰가 싹트기 시작했고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으로 통일이 추상적인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의식이 확산되어간 것이다. 화해협력정책을 계승한 노무현 정부에서도 ’10.4 남북정상선언‘을 채택하여 이러한 한반도평화 및 통일의 기조가 지속되었다.

하지만 지난 7년간 남북 화해협력의 프로세스는 중단되고 남북관계가 경색되었다. 임 前 장관은 “점진적 평화통일이 아니라 북한의 붕괴와 흡수통일을 기대하며, 화해 협력이 아니라 굴복을 강요하는 압박과 제재의 대결정책을 추진할 때 남북관계는 진전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분단 70년을 맞아 우리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임 前 장관은 “한반도문제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고 포괄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나갈 수 있을 것” 이라고 호소했다.

정치적 통일에 집착할 때 북한 급변사태와 흡수통일의 환상에 사로잡힌다며 현실적인 차선책으로 “독일과 중국-대만 사례와 같이 남과 북이 서로 오고 가고 돕고 나누는, 경제 사회적으로는 통일된 것과 비슷한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 상황부터 실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서독은 동독을 고립시키는 정책을 버리고 평화공존하며 ‘접촉을 통한 변화’를 추구했다. 동독에 매년 32억불 상당의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제공하며 매년 수백만 명의 왕래와 접촉, 교류와 협력으로 ‘사실상의 통일’을 실현해 나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동독시민들의 의식변화가 일어나 민심을 얻게 된 것이다. 임 前 장관은 “독일통일은 흡수통일이 아니다. 동서독이 힘을 합쳐 ‘2+4협상’을 통해 합의에 의한 통일을 성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 25년간 남북이 지혜를 모아 합의한 3대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정상선언)을 준수 이행하며 이를 계승 발전시키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바른 대북시각(붕괴 임박론이 아닌 점진적 변화론)을 가지고 남북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군사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미국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재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염원에서 실천으로' 토론ⓒ유코리아뉴스

이어진 토론에서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은 “집권 3년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화가 난다” 며 “뜻도 없고 마음에도 없는 화려한 말의 성찬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15년 전에 중국-대만이 우리를 너무 부러워했다. 한국 어떻게 저렇게 통일로 갈 수 있나? 지금은 완전히 반대로 바뀌었다” 고 허탈해했다.

임성택 변호사는 “5.24조치를 법률가들이 설명하기 곤란하다” 며 “행정절차법의 행정처분도 아니고 그냥 대통령의 담화이며 법률상 설명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대북봉쇄 정책도 헌법상의 근거를 찾아 볼 수 없으며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이 헌법상 책무인 것” 이라고 해석했다.

최형만  josephmann08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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