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한 요즈음입니다. 한국보다 위도가 높은 곳에 살아서인지 이제는 창문을 열어 놓고 잠을 청하기가 힘들 정도로 서늘합니다. 여름 사역들을 다 마치고 모처럼 가족여행을 연길로 다녀왔습니다. 20시간이 넘는 기차를 타면서 다시 한 번 중국 땅이 넓다는 것을 실감하고 돌아왔는데 긴 옷을 준비해 가지 않아서 아이들의 입에서 “아 추워, 아 추워!” 소리가 연발로 터져 나왔습니다.

마침 저희가 도착한 때가 15호 태풍 고니의 영향으로 인해 폭우가 쏟아진 다음 주여서 태풍의 위력이 얼마나 강했었는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나진선봉 지역을 자주 드나드신다는 사역자를 통해서 그곳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도 직접 전해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일련의 상황들을 접하면서 다시금 깨닫는 것은 연약한 인간이 자연 현상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가 하는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의지할 곳은 하늘 아버지밖에 없다는 마음을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중국이 한국과의 상대적인 비교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편이지만 점점 물가가 무서운 속도로 오른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미국 금리와 중국 증시 등의 변화가 비단 당사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국가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특히나 미국과 중국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에는 바로바로 직격탄을 맞는 것처럼 선교사는 생활비를 인출함에 있어서도 매일매일 환율을 체크하면서 가급적이면 조금이라도 환율이 내려갔을 때에 돈을 인출하기 마련입니다.

최근에 평소 사용하던 휴대폰 유심(USIM) 카드를 새로운 것으로 바꾸면서 중국의 은행에 입력되어져 있던 전화번호를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같으면 온라인상에서 아주 손쉽게 바꿀 수가 있었을 테지만 은행을 대 여섯 번을 방문하고서야 겨우 변경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 또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불편함이겠지만, 울화통이 터지고 불평이 터져 나오는 순간 속에 주께서 전혀 뜻밖의 위안을 해주셨습니다. ‘그나마 북한 사람들은 아예 중국에서 통장 발급이 안 된다는 거 너 알고 있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도 강변 곳곳에서는 북한 쪽에서 쏘는 방해 전파로 인해서 통신 장애를 겪습니다. 이제는 북한에서도 날로 늘어나는 스마트폰 사용자로 인해서 교신을 방해하기 위한 전파를 접경지역을 따라서 쏘아대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한 번도 미리 가본 적이 없는 9월을 향해서 우리는 하루하루 믿음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현장 사역자들이 통제가 심하다는 미명하에 어떡하든 신분을 숨기고 편법을 써서라도 버티고 지낼까를 구상하기 보다는 정직을 재산삼아 겸손하게 사랑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중보의 손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을 반기는 분위기 속에서도 언제 또 화해가 깨어지고 남북관계가 얼어붙을지 모른다는 불신의 마음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다시 한 번 기본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남북 관계는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주관하시는 아버지께서 친히 인도하신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주님의 긍휼을 구합시다.

하나님은 일보다는 사람에 관심을 가지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꾸만 일을 하려고 애를 씁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가 하나님이심에도 우리의 뜻한 바대로 이루려고 하는 함정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가을을 여는 9월의 첫날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면서 “주님의 뜻대로 행하시옵소서”하는 진정한 고백을 올려 드립시다.

제공: 바나바 선교사(PN4N 파송선교사)

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워크(www.pn4n.org) 제공

바나바  @pn4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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