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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누구를 위한 사드 배치인가?”

한미가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남한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토머스 밴달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은 이날 국방부에서 “양국은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사드 배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중·러의 반대를 의식해서인지 한미 양국은 “사드는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오직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는 1개 포대로 내년 말 배치를 목표로, 배치 부지는 이번 달 내에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기도 평택, 경북 칠곡, 강원도 원주 등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의 반대와 우려 여론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전격적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한 배경엔 청와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한민구 국방장관을 만난 사실을 설명하며 “어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서 거기서 긴급히 결정됐다 털어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꾸 국방장관이 사드 논리에서 밀리고 사드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가 확산되니까 NSC 상임위를 열어서 국방부에 압력을 가한 것”이라며 “사실상 청와대 안보실과 주한미군이 국방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접촉하는 이런 대화 통로에 의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한 국방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드 배치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결정된 바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청와대가 나서서 배치 결정을 주도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한국의 사드 시스템은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안정에도 불리한 것으로 각 국가와의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노력과도 거꾸로 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을 포함한 이 지역 국가들의 전략적 안전이익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이 문제가 처음 논의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러시아는 계속해서 피할 수 없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입장을 주지해왔다”면서 “올바른 결정을 촉구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입장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근거 없는 무모한 도전은 지역 갈등을 심화시키는 위기감을 조성하며 비핵화 과제를 포함해 한반도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또 다른 장애물로 떠오를 것”이라며 “한미 양국은 이 지역에 얽혀 있는 난해한 힘의 균형을 염두에 두고 다시 한번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을 철회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야당도 일제히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우려와 함께 사드 배치 저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군사적 효용성과 외교적 문제, 그리고 국민적 이해와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지나칠 정도로 서둘러 이뤄진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정말로 현명하게 대처해주기를 요망했다”고 밝혔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도 “오늘 박근혜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은 절차와 방식, 내용 등 모든 면에서 문제”라면서 “정의당은 다시금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을 강하게 반대하며, 야당과의 공조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 사드배치를 저지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 사회단체는 물론 SNS에서도 잇따라 사드 배치 관련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한미 양국이 8일 사드 배치 결정을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한 네티즌이 "한반도를 완전 전쟁터로 만들셈이군. 이민가야겠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오늘 사드 배치를 결정함으로써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포기한 것은 물론, 한반도를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로 몰아넣고, 동아시아 군비 경쟁을 가속할 페달을 밟겠다고 공식 발표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그러면서 “지난 수년간 미국 MD 참여의 위험성을 지적해온 시민사회단체, 배치 후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사드 배치 저지에 적극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우리는 화약고에 살겠다고 결정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 반대 캠페인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쳐온 평와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이날 오후 국방부 정문 앞에서 긴급 집회를 열고 “중국 <환구시보>는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한국은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고 이미 경고한 바 있다”며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동북아와 한반도에서 핵대결과 군비경쟁이 격화됨으로써 신 냉전적 대결체제가 형성되고 그 대결체제로 인한 부담은 우리 국민 전체가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통사는 또 “국방부는 배치 예정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묵살하고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여 사드 한국배치를 결정했다”며 “우리는 국방부의 결정을 결코 인정할 수 없으며 국민들의 힘을 모아 사드 한국배치 결정을 철회시키고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체제 수립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한반도를 완전 전쟁터로 만들셈이군! ㅅㅂ 이민가야겠다..” “진정 누구를 위한 사드 배치인가?”라는 트윗을 날렸고, ‘시민의 날개’ 대표 문성근 씨도 트위터에서 “끝내 일을 저질렀는데...앞날이 걱정입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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