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5차 핵실험 사실이 알려진 9일 오전 각 정당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향후 대책, 입장을 정리했다.

특히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국방비 증액은 물론 핵보유 등의 발언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는 “북핵능력의 고도화가 실제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만큼, 무분별한 안보 정국을 경계하고 중대한 안보 위기에 초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북핵 대비 여야 당 대표회의 개최를 공식 제의한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에 여야가 따로 없음을 국민 앞에 천명하고,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정치권의 의지를 피력하자는 취지에서다.

▲ 9일 오전 북한의 제5차 핵실험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한 가운데 이정현 대표가 회의 주재를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제는 북한의 핵 능력은 기정사실화 되었다. 더 이상 당파적인 안보논란은 종식되어야 한다. 이제 국가적인 대응으로 새롭게 우리가 채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 내용과 관련 공보실은 “오늘 회의에서는 국민들 사이에서 우리가 직면한 북핵이 이전과 다른 실질적인 위협이고 위기상황인 만큼,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금기시하고 논의에서 배제해 온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 모든 가능성을 강구 하자는 요구가 많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몇몇 새누리당 의원들이 밝힌 ‘핵추진 잠수함 도입’ ‘핵무장’ 등의 주장이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오전 긴급안보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추미애 대표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에 긴장을 몰고 오는 중대한 도발행위”라고 규정하고 “북한 당국이 핵무기가 김정은 정권과 북한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참으로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북한은 평화를 위협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북한은 핵실험 단행에 대한 모든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핵 보유를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핵실험 도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것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것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함께 초당적으로 대처해서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 9일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메인에 내걸린 북한 5차 핵실험 규탄 발언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국민의당도 ‘북한의 5차 핵실험 강력히 규탄한다’ 제목의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이번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북한은 더 이상 한반도의 긴장감으로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며 “미사일과 핵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만이 모두를 위한 유일한 해법임을 다시 강조한다”고 했다.

정의당도 ‘외교안보부’(본부장 김종대 의원) 명의의 5차 핵실험 규탄 성명을 냈다.

정의당은 이번 5차 핵실험과 관련 “북한이 3∼4년 주기로 해오던 핵실험을 8개월 만에 강행한 것이며 역대 가장 강력한 규모의 인공지진파를 발생시켰다”며 “북의 핵능력이 더욱 증강된 것으로 보여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북한의 핵실험 징후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한 우리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며 “지난 1월 6일 핵실험 당시 정보실패가 반복되는 것 아닌지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정보능력으로는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사드 배치 등의 군사적 대비책도 그 효과가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의당은 “지금은 한반도 긴장완화가 최우선이다.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하여 평화보장의 확실한 대안을 내놔야 할 때”라며 “북한의 핵능력 강화를 저지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오후 북핵 관련 긴급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들의 우려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막가파식 도발을 자행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핵으로 체제 생존을 보장받겠다는 시나리오는 해피엔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김정은 정권은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우리 군 당국에 대해서도 “정권수립일(9월 9일)에 맞춘 도발가능성이 예상됐지만, 핵실험 징후를 사전에 포착했다는 보고는 어디에도 없다. 올해 1월 핵실험 때처럼 우리 군 당국이 또 다시 눈 뜬 장님이었다면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무기증강과 제재일변도 정책이 과연 북핵을 억제하는 효과적 대응이었는지 면밀히 따져볼 때”라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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