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동북아시아는 안보 딜레마의 중심지였지만, 최근 들어 안보 딜레마가 더욱 이슈화되고 있다. 2016년 9월 9일에 열린 제 55회 EAF 세미나에서 호주 국립대학교의 로리 매드칼프 교수와 매튜 서섹스 교수는 전략 지정학적 중심지인 동북아시아에 대해 보다 넓은 아시아의 관점에서 논의를 했다.

호주는 처음으로 발간한 <국방 백서>를 통해 전략적 이익, 전략적 목적과 자원에 대한 명백한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국방 백서>가 다루고 있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동북아시아를 인도-태평양이라는 보다 광범위한 틀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의 양자주의를 넘어 이 지역에 완전히 맞닿아 있지 않은 일본이나 인도네시아, 인도와 같은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이번 <국방 백서>에서는 아시아의 인도-태평양 개념을 동아시아, 남아시아, 유럽,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를 잇는 세계적인 전략적 중심이라고 보았다.

▲ 지난 9일 열린 '지정학적 전략 요충지로서의 동북아: 호주와 한국의 시각' 주제의 동아시아재단(EAF) 세미나 모습 ⓒ동아시아재단

지난 10여년에 걸쳐, 지역적인 전략적 중심지역에 대한 호주의 관점은 변화했고 여전히 이 변화는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양상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대한 중요성 인식, 한국, 일본과 같은 기존 파트너와의 관계 유지,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보다 폭넓은 관계 형성에서 나타나고 있다. 매드칼프 교수는 한반도, 남중국해, 중동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미국 대선을 통해 벌어지는 상황으로 인해 향후 혼란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 호주와 같은 중견 국가들은 함께 이러한 위기들을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서섹스 교수에 따르면 한국과 호주는 상호간 배울 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며, 그 이유는 한국의 경우 외교 안보 정책이 미시적인 부분에 집중되어 있고 호주는 보다 넓은 범위의 외교 안보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호 공통되는 점은 매우 많다. 두 나라 모두 중견 국가이고, 중국 시장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으며 미국의 안보 동맹국이기도 하다.

동북아시아의 안보 환경에 긴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역내 사안들을 통제, 관리, 견인해 나가는 데 더욱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또한 역내 안보 환경의 긴장과 함께 그 폭도 함께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안보 딜레마 확산을 해결하는 방안에 있어 호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을 것이다. 동시에 호주는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집중적 성격의 미시적인 안보 딜레마를 다루어 온 한국을 통해 배울 것이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에너지 안보나 해양 안보, 인도의 부상, 역내 미국의 줄어든 존재감 등은 한국과 호주의 상호 협력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한국과 호주는 상호 협력을 위한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끝으로 매드칼프 교수는 해양 안보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해양 안보와 관련해서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고 해양 질서를 유지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핵 문제에 대해 매드칼프 교수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되돌리고자 하는 우리의 구상에 대해 현실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며, 국제적인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동아시아재단 글로벌아시아펠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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