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해찬 전 총리가 외교·안보·통일 국정자문회의 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외교·안보 국정공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이 전 총리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 “현재 민주당 쪽이 조금 우세하다는 여론조사와 견해가 있는데, 아직은 불확실한 것 같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경제기조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수출을 위주로 하는 국내 경제가 받을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다.

최근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북미회담과 관련해서는 “힐러리에 요청에 의해서 이뤄졌다고 한다”고 전하고 “지난 8월 미국에 가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미국도 더 이상 핵이 고도화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입장”이라며 “방치해놓은 결과 핵이 계속 고도화되고, 조금 더 고도화 되면 핵무장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핵이 수직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금지하는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북미간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서 우리와 중국의 관계도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 고위지도자들을 제가 얼마 전에 만났는데, 중국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대북 제재를 적정선에서 유지하면서 대북 협상 국면으로 갈 것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찬 전 총리(왼쪽 두번째)가 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근 외교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 전 총리는 또 “지금 대통령이 유고상태나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1년 4개월 동안 대통령께서 직접 나가야 하는 정상회담이 6개 이상은 될 것이다. 외교적으로 큰 문제”라고 밝혔다. 이미 대통령으로서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외교를 제대로 할 수 없고, 대통령을 대신해 국무총리를 만나줄 외국 수반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4년만인 지난 1일 도쿄에서 재개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실무회담에 대해서는 “이 문제는 심각한 문제”라며 “지난 18대 국회 때 비공개로 추진하다가 저에게 발각이 돼서, 외통위에서 제가 직접 막았던 사안이다. 우리나라 군사정보를 전부 일본에게 넘겨주는 것인데, 실제로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받아야 할 군사정보는 별로 없다. 오히려 우리 정보가 일본으로 가는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한미간에는 군사정보 교류가 굉장히 긴밀하다. 왜냐하면 미국이 가지고 있는 레이더망이나 위성을 통해서 우리가 정보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받을 것은 거의 없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을 국방위에서 잘 대응해서 막아야 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이런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국방부의 자세이다. 군의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군의 자세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옆에 앉은 추미애 대표를 향해 “대표께서 국방부와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서 다시 한 번 군의 대비태세에 흔들림이 없도록 당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이기 때문에 중요한데, 지금 유고상태나 마찬가지다. 당대표께서 초청해서 다시 한 번 당부의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전 총리는 “토요일 집회를 보고, 저도 걱정을 많이 했다. 모든 국민들이 그럴 것”이라며 “12일 집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분명한 주장은 하되 서로간에 충돌하거나 하는 일이 없게끔 당에서 대응을 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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