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한 상황에서 기독인 일만 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 촉구와 국민주권시대를 열기 위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국민주권 시대를 향한 대전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만 기독인들이 7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시국선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통해 국민주권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코리아뉴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는 7일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민주권시대를 여는 일만 기독인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사욕에 눈먼 대통령과 집권세력이 순국선열과 민주열사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뿌리 채 흔들고 있다"고 통탄하고 "이런 불의한 권력에 기생하며 복음을 왜곡해 온 한국교회의 지난 역사를 회개하고 박근혜 정권의 탄생과 폭정에 관여했던 교회 지도자들의 철저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국회를 향해서도 "그동안의 국정농단을 막지 못하고 심지어 협력 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즉각 박 대통령의 탄핵을 결의할 것"을 촉구했다. 헌법재판소 또한 국민의 뜻에 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그러면서 "지금의 위기를 단순히 정치적 미봉책으로 극복하려 해선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진정으로 이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던 온갖 사회 정치적 적폐들을 청산하고 정의 평화 생명의 가치를 중심으로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상근 목사(교회협 상임의장)는 “찬란한 국민주권시대가 열릴 기대를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그런 시점에 서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다”며 "그 첫걸음이 바로 박 대통령의 퇴진"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국회에 진퇴를 맡길 것이 아니라 즉시 하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회 대표 강경민 목사는 “오늘이 광화문에 촛불이 켜진 지 40일이 되는 날”이라며 “광화문의 횃불은 당당한 세계문화의 유산이 되었다”고 촛불집회를 평가했다. 그는 “부패한 보수세력과 견고한 기득권 세력들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 더 박살나기 전에 박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진광수 목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는 “국민의 명령은 즉각 퇴진”이라며 정치적 술수로 이 상황을 빠져나가려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진 목사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외치고, 행동하고, 싸우는 기도를 뜨겁게 드릴 것을 요청했다.

한편 교회협은 8일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1천여 명이 모이는 시국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시국기도회는 광화문광장에서 기도회를 갖고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장소, 세월호 유족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순례한 후 성찬례를 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범영수 기자  bumyung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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