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통일을 꿈꾸며 기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통일을 준비해야 할까. 이 대목에서는 고민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포타미션(대표 김영식 목사)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최근 설립된 통일선교 훈련 단체다. 각 영역에서 활동하는 크리스천들이 통일 이후 북한 땅에 들어가 통일을 살고, 그 통일선교의 영향력이 중국과 러시아 등 열방으로 퍼져가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영역이 통일선교의 핵심

그렇다면 왜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가 이 일에 주역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포타미션 대표 김영식 목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 어떤 통일부 직원이 내가 아는 목사님에게 ‘통일되면 빨리 북한에 가서 교회를 짓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어요. 그 목사님은 당연히 그렇다고 했죠. 하지만 통일부 직원은 그리 쉽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이유를 들어보니 북한에 아무런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먼저 정부나 기업이 도로나 전기 같은 인프라를 구축한 후에야 비로소 교회가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었죠.”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 목사는 ‘통일이 되면 목사들보다 평신도들이 먼저 북한에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나 항만시설, 수도, 전기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타미션 대표 김영식 목사 ⓒ유코리아뉴스

김 목사는 영역선교를 위한 훈련프로그램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영역선교야말로 북한사람들과 세계 열방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포타미션의 탄생 배경이다.

■통일선교, 어떻게?

포타미션의 창립을 준비하면서 기존에 통일 관련 선교학교 훈련프로그램들이 추상적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훈련 과정을 마치고 나면 참석자들이 통일에 대한 확신은 갖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물음을 남기고 있는 것이 지금의 통일선교 학교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런 구체성의 결여는 성경적인 접근의 미비 때문이라는 게 김 목사의 판단이다. 따라서 통일의 가치와 영역선교의 기본기를 다지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포타미션의 기본 과정 중 하나인 ‘통일과 선교를 위한 일상의 복음학교’를 통해 수료생들이 기본기를 다지도록 준비했다.

2개월간의 ‘통일과 선교를 위한 일상의 복음학교’(총 8주 과정, 매년 1, 2월과 8, 9월 진행)가 끝난 후에는 5개월간 북한과 통일선교에 관련된 다양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예수전도단 북한선교전략학교 프로그램(매년 3~7월)에 참여한다. 그 다음으로는 삶의 현장에서 통일과 열방선교의 구체적인 선교방안을 준비하는 영역선교 기본 훈련(총 12주 과정, 매년 4~6월, 10~12월)을 진행한다.

이상의 기본과정을 수료하면 헌신자들에 한해 3개월간 정치, 경제, 교육, 과학(의료), 복지, 예술, 미디어 등 영역별 사역자 양성 코스에 돌입한다. 사역자 양성 코스는 포타미션과 연결된 각 영역의 전문가들과 함께 수료생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통일선교를 준비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모색한다.

현재 포타미션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지난 10월과 11월 1기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오는 1월부터 시작되는 2기 훈련을 위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관련 정보: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fotamissions&logNo=220885037983).

김 목사는 영역선교의 키워드는 ‘일상’이라고 말했다. 주일에만 거룩하게 사는 ‘선데이 크리스천’이 아닌 평소에도 삶의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예배의 감격이 퍼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통일 이후 북한 사람들이 크리스천들의 일상을 보고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이때를 대비해 우리는 일상에서 복음적 삶을 살아내면서 북한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을 키워내야 한다. 이것이 통일의 준비이자 세계선교에 접근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통일선교, 복음의 빛을 비출 것

“파일럿 프로그램인 1기 수료생들은 처음부터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거나 아는 목사님이 한번 받아보라고 권유해서 참가한 수료생도 있다. 후자인 친구들은 왜 프로그램 이름 앞에 ‘통일과 선교’가 있는지 궁금해 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통일을 배우기 위해 온 청년은 복음을 계속 이야기하기에 의아해 했다.”

포타미션의 기본과정인 ‘통일과 선교를 위한 일상의 복음학교’는 다운됐던 신앙을 회복하고 하나님 나라의 개념이 무엇인지, 그리고 믿음과 사랑이 어떻게 현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를 강조한다. 이것이 통일선교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수료생 각자가 통일선교를 위한 길을 능동적으로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청년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려운 중소형 교회를 위한 일에도 나설 예정이다. 해당 교회가 원하는 패턴에 맞춰서 지역 교회를 돕겠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포타미션이 커지는 것보다 지역 교회를 살려서 해당 지역이 변화되고 수료생이 활동하는 영역이 변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물댄동산교회에서 열린 포타미션 창립예배에서 김영식 목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통일은 반드시 온다

포타미션은 평신도들이 일상의 복음을 실제의 삶으로 나타내는 법을 훈련시키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는 것은 통일 이후다. 하지만 갈수록 경색되어가고 있는 남북관계를 볼 때 통일에 대한 희망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김 목사는 “아무리 인간이 발버둥쳐도 역사는 하나님 손안에 있다”며 “통일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흡수통일론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언젠가는 한계에 봉착하겠지만)대한민국 사회가 함부로 흡수통일을 이야기해서도 안 될 것이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아주 고도의 세밀한 전략을 마련해 놓고 그 다음에 급진적 통일을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점진적 통일론에 대해 김 목사는 “연방제냐 연합제냐 이 논리를 떠나서 어떤 형태든 통일의 시점부터 완성되는 시간까지는 30년 정도는 걸린다는 것이 많은 연구자들이 말하는 것”이라며 “나는 거기에 주목하고 있다. 통일의 시점이라는 것은 징조가 있을 것이고 우리는 늦기 전에 기도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 목사는 통일운동은 세대운동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땅이 헌법상 우리의 영토임과 동시에 북한사람들이 우리의 국민이자 동포라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다음세대들을 계속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통일이 됐는데도 북한 사람들을 우리 동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라는 말이다.

또한 한국교회에서만이라도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북한 주민을 마음으로 품는 캠페인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게 김 목사의 바람이다.

끝으로 김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이 통일에 대해 절대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일 이후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나라의 통치와 거룩성을 회복하기 위해 크리스천 청년들이 이 세상에서 신뢰받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이 ‘우리도 남한사람처럼 되자’고 하지 않을까요? 속도가 아무리 느려도 그 일을 위해 꾸준히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범영수 기자  bumyoung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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