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종로 5가에 위치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은 수많은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이날 <통일시대를 준비하라>라는 타이틀로, (사)리더십코리아에서 마련한 제5회 통일한국 젊은포럼이 진행됐다. 50여명의 통일의 문을 여는 어른 세대와 400여명의 청년 세대가 ‘통일’을 화두로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한반도평화연구원의 주도로 진행된 첫 번째 세션, <통일한국 그랜드 디자인>에 이어, 두 번째 세션에서는 총 4개의 <통일한국 젊은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이 중 “남한청년: 88만원세대의 통일포비아”, “북한인권문제 남북교류협력: 북한인권법과 5·24조치 해제”에 대한 내용, 그리고 이장로 교수의 기조강연은 하단 ‘관련기사’ 참조) <북한선교: 북한선교 실무자들의 대담> 그룹에서는 ‘북한 선교와 통일’이라는 화두 앞에 긴 시간 학문적 고민과 실천적 고민들을 이어온 베테랑 사역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 왼쪽부터 박영환 교수(서울신학대학교,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 조요셉 박사(경찰대학교), 주도홍 교수(백석대학교, 기독교통일학회) ⓒ유코리아뉴스 이범진기자

조요셉 박사(경찰대학교, 물댄동산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크콘서트는 먼저 박영환 교수(서울신학대학교,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의 발표로 시작되었다. 북한 선교의 유형, 외국 사례, 통일 후 한국교회의 역할과 그 준비에 관한 개론적인 얘기들이었다. 그는 통일한국을 지향하는 사역자와 관련 단체들이 “기존 입지 조건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버리고, 싸우지 말고 서로 존중하면서, 이미 있는 기존 단체들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도홍 교수(백석대학교, 기독교통일학회)는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지 못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비판하며, 공공의 삶으로 기독교적 삶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적으로 기도와 설교가 부족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개탄하며, 성경적 관점의 회복을 역설한 그는 특히, “반공과 복음은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수의 사랑과 긍휼로 질병과 굶주림에 처한 북한을 돕는 기독교NGO를 빨갱이로 매도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본 것이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성경적 관점을 취하지 않고, 강한 반공주의를 강한 신앙으로 오인하는 작금의 상황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또한 주 교수는 지금까지 남북의 문제가 정치가들의 논의 속에 갇혀있던 한계를 언급했다. “남북의 문제는 곧 교회의 문제이고, 한국 교회는 커다란 숙제를 안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가 짊어져야 할 영적·정신적 차원의 하나됨을 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경찰대 조요셉 박사는 여러 현실적인 정황 상, 통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 (어른) 세대가 통일 문의 빗장을 여는 세대라면, 여러분 (청년) 세대는 운명적으로 북한의 또래와 살아가야 할 세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곧 되돌릴 수 없는 통일의 흐름을 맞이하게 될 때, 준비 여부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2만 4천명 탈북자 복음화가 현재 우리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탈북자 복음화를 북한 선교의 발판으로 보고, 자본주의를 배워가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잘 복음을 전할 수 있다면, 통일 이후 같은 과정을 겪는 북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논지를 펼치며, 참가자들의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 냈다.

계속해서 조 박사는 젊은 세대의 통일 비용에 대한 걱정에 대해 성경적 원리를 제시했다. 통일을 하게 되면 더 못 살고, 가난하게 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많은 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만, 사실상 하나님 나라는 세상의 이치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성경적으로 볼 때, 하나님의 마음은 과부와 고아를 향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기꺼이 약한 자와 함께 울며, 그들을 돌보고자 할 때,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놀랍게 채워주신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통해 북한을 품고 가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 '50여명의 통일의 문을 여는 어른 세대와 400여명의 청년 세대가 ‘통일’을 화두로 한 자리에 모였다. ⓒ유코리아뉴스 이범진기자

이어 진행된 질문 시간에는 ‘북한 선교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이 많은 이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조 박사는 북한 사람과 남한 사람의 ‘차이’를 강조하면서, 우리와는 다른 인간상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자란 북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인간임을 전제하고, 탈북자들을 직접 만나보고 접촉점을 찾으라고 조언하였다. 주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가 탈북자 전도에 실패하였다”고 지적하며 “형이나 친구처럼 마음으로 다가간 것이 아니라, 물질적 차원의 도움을 줘야하는 대상으로 탈북자들에게 접근하였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기 위해, 북한을 알아가려는 노력, 북한의 문화, 북한 사람들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단  jade4nk@nate.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