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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일고시원 화재 피해자와 함께하는 성탄 예배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등, 거리에서 성탄 예배 개최

낮은 자를 위해 온 예수를 기리는 성탄 예배가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2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옛 국일고시원 건물 앞에서도 성탄연합감사성찬례가 열렸다. 지난달 7명이 목숨을 잃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던 ‘고시원 화재 사건’의 바로 그 현장이다. 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정의평화사제단, 성프란시스공동체 등이 주최한 이날의 ‘거리 예배’에는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겼다.

25일 11시 서울 종로구 옛 국일고시원 건물 앞에서 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정의평화사제단, 성프란시스공동체 등이 주최한 성탄연합감사성찬례가 열렸다. 이날 예배에는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겼다. ©유코리아뉴스

말씀을 나눈 여재훈 신부(성프란시스공동체)는 “서울역희망센터(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를 이용하는 분 중엔 고시원이나 쪽방에 거주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 화재 사건 후 불안해서 잠을 못 잔다거나 불이 나면 뛰어내릴 수라도 있게 창문 있는 방으로 옮겨야겠다고 하시더라”면서, “이분들에게 주거공간은 삶의 공간이 아니라 생존의 공간,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 공간이 아닌가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여 신부는 “가난한 자들의 전용 숙소로 자리 잡은 고시원은 대도시의 구석구석 값싼 인력을 제공하는 기숙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이 커다란 도시의 밑바닥이 돌아가고 있다”고 하면서, “(도시의 하부구조에서) 열악한 주거환경에 내몰린 가난한 이웃들과 슬픔을 나누자”고 고백했다. 

여 신부는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며, “차가운 새벽, 몸 누일 곳조차 없었던 아기 예수는 냄새 나는 마구간의 말구유에서 태어나셨으며, 밤새 찬 이슬을 맡으며 양을 치던 목동들이 가장 먼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러 왔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려고, 당신의 외아들을 가난한 모습으로 태어나게 하신 것”이라고 전했다.

바로 옆 도로에 쉴새 없이 차가 지나가는 중에도 대다수 참석자가 찬 바닥에 앉아 1시간가량의 예배를 끝까지 마쳤다. 이들은 세상의 정의와 평화,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기도와 봉헌, 성찬례를 함께했다. 이날 모인 헌금은 전액 국일고시원 피해자 유가족 대표 모임에 전달됐다. 

한편 이날 이동현 활동가(홈리스추모제 기획단)는 현장 발언에서 “많은 도시 빈민이 지하철역 근처의 비주택에 사는 현실 가운데 화재 현장에만 주목해선 이런 참극을 막을 수 없다”며, “정부의 비주택에 대한 최저 주거 기준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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