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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종교 초월한 사회통합 평화통일 대화운동체 탄생

정파와 종교를 초월한 사회적 대화 운동체인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 전국시민회의(약칭 통일비전시민회의)’가 공식 출범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대회를 개최한 통일비전시민회의는 총회를 거쳐 정관과 사업 계획안, 임원(공동대표단, 상임의장단) 선출 등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공동 상임의장단에는 창립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정강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정인성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남북교류위원장이 선출됐다.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 전국시민회의(약칭 통일비전시민회의)’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대회를 개최했다. 보수·진보·중도 성향의 시민사회단체와 7대 종단이 함께한 통일비전시민회의는 향후 전국적으로 사회적 대화 수행 조직을 만들어 한반도 통일문제의 지속가능한 사회적 합의 기반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유코리아뉴스

통일비전시민회의는 지난해 11월 1일 발기인대회를 통해 창립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후 보수·진보·중도 성향의 시민사회단체와 종단(7대 종교)에서 각각 10명씩 추천한 시민대표 40명이 6개월간 숙의 토론을 거쳐 창립대회의 안건을 마련했다. 창립총회를 통해 의결된 사업계획안을 바탕으로 통일비전시민회의는 앞으로 17개 광역시·도에 사회적 대화를 수행하는 지역조직을 만들고, 전국 100개 대학 내 조직과 부문별 조직을 구성해 사회통합과 평화통일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통일비전시민회의의 지향점과 과제는 이날 발표된 선언문에 잘 담겨 있다. “진보·보수·중도의 차이, 종교적·문화적 차이, 계층·지역의 차이, 성별·세대별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대화와 합의를 해갈 것”이지만, “합의 자체에 집착하기보다 쟁점에 대해 이해와 존중의 기초를 닦는 일을 중시하는 대화, 다양성을 존중하는 역동적 합의를 지향한다”는 것. 이러한 지향점 아래 통일비전시민회의는 “초정파적인 사회적 대화를 전국 각지에서 각계각층의 시민과 함께 벌여나갈 계획”이며,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에서도 같은 대화와 합의가 이어지도록 민·관·정 협력에 힘을 기울여 (가칭)평화통일사회협약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하고, “이 대화를 북한과 주변국과의 민간 대화, 민관 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7대 종단을 대표해 인사말을 전한 원불교 오도철 교도원장은 벨파스트 평화협정(1998년 영국과 아일랜드가 맺은 평화협정)과 코리밀라 공동체를 언급하며, “부모와 어린아이가 함께 참여한 공동체 운동을 통해 사람들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발견하게 됐으며, 이는 오랫동안 다툼이 있던 아일랜드에 평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일비전시민회의가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 역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여야의 정치인들도 함께 사회적 대화 운동의 성공을 기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먼저 국회가 갈등하며 부딪히는 모습을 보여 송구스럽다”고 전하며, “진보, 보수, 중도 시민단체들과 종단 지도자들이 결단하고 논의해 전국시민모임을 출범시킨 것을 감사하게 여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평화를 만드는 것이기에 정치권도 여러분이 만들어 가는 길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진정한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선 열망 이상의 냉철한 현실 인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북핵 폐기 우선’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남북 대화 국면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가 거의 다뤄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며, “북한 주민의 자유와 민생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남한이) 김정은의 왕권 유지를 위해 들러리 서는 일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민주평통에서 원탁회의를 진행하며 아무리 의견이 다른 사람들도 공통점이 차이점보다 많다는 것과 작은 차이점은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할 수 있다는 것, 이 두 가지를 경험했다”면서, 상호 간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수석부의장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통일정책은 바뀌지 않아야 이 나라가 통일로 갈 수 있다”라며, “보수, 진보, 여야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통일정책을 만들어 국회 인준을 받도록 하자”고 밝혔다. 

민화협 김홍걸 대표 상임의장은 “돌아가신 저의 아버님 김대중 대통령께서 1990년 초, 3당 합당으로 어려움에 놓인 야당 지도자였음에도 당시 노태우 정권이 추진하던 북방정책을 적극 지지, 남북기본합의서가 나올 수 있도록 협조한 것은 당장의 작은 이익보다는 국익과 민족 미래를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가 하나로 화합해서 평화의 문을 여는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 전국시민회의 발족 선언’의 전문.

전국 곳곳에서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오늘 정파와 이념, 세대와 성별, 직업과 종교의 경계를 뛰어넘어 70여 년간 이어져온 분단과 전쟁, 불신과 갈등의 벽을 허물고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설계하기 위해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 전국시민회의(약칭 통일비전시민회의)>를 발족한다.

해방 이후 우리는 남북으로 갈라져 끝내 전쟁까지 치렀다. 그 후에도 불안정한 휴전상태에서 남과 북은 대결과 적대를 계속해 왔다. 지구상에서 냉전이 종식된 지 한 세대가 지났지만, 남과 북은 여전히 분단과 대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단의 철책선은 남과 북 사이만 갈라놓은 것이 아니다. 남한과 북한 사회 내에도 분단과 적대가 가져온 고통과 장애,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다. 가장 큰 손실은 서로에 대한 불신과 혐오다. 서로를 절멸의 대상으로 여기는 적대의 악순환은 사회구성원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고 모든 이들의 자유, 안전, 행복을 위협해왔다. 

조건과 환경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 터전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가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 해결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통일비전시민회의가 하려는 일은 평범한 각계각층 시민의 참여를 통해서 한반도 문제를 풀어갈 지속가능한 사회적 합의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남남갈등으로 이름 붙여진 극단적 대결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일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손바닥 뒤집듯 뒤집히고 갈팡질팡해온 한반도 정책이 보다 일관되고 지속가능한 기반을 갖도록 하기 위한 일이다. 그리하여 불확실성과 오해의 덫에 갇혀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온 남북 관계에 최소한의 신뢰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하려는 것이다. 

쉬운 길이어서 가려는 것이 아니다. 70여 년간 지속되어온 분단체제가 단번에 바뀔 수 없으리란 것도 잘 알고 있다. 시민사회만 잘해서 도리 일도 아니다.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마음을 내야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다. 남한의 민·관·정 협력만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다. 북한과 주변국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더불어 그들에게 우리를 이해시키고 우리의 선택을 존중하게 하면서 가야 할 길이다. 어렵지만 가야할 길이다. 지금이야말로 이제껏 실패해온 일에 도전해야 할 시간이다. 70년 분단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 통일의 대전환을 이룰 절호의 기회를 또다시 낡은 시대의 잔재인 불신과 오해, 혐오와 적대 속에서 무위로 돌리고 더 큰 갈등의 나락으로 침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진보, 보수, 중도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종단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시민과 함께 나눌 대화의 주제와 쟁점들을 함께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민주적인 토론과 기여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시민들은 타인의 주장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개진했다. 무시하고 무시당하는 일이 없는 대화의 공간이 열리자 모두 책임감을 갖고 토론에 집중했다. 대다수의 시민이 대화 이후 생각의 변화를 체험했거나 문제를 보는 시각이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무시하거나 혐오하지 않게 된 것이다. 참가자의 압도적 다수가 이 대화가 무척 중요하고 그 결과 또한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우리는 이 초정파적인 사회적 대화를 전국 각지에서 각계각층의 시민과 함께 벌여나갈 것이다. 이 대화는 누구는 승자가 되고 다른 누구는 패자가 되는 그런 대화가 아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사회적 합의는 차이를 일소한 천편일률의 합의가 아니다. 진보·보수·중도의 차이, 종교적·문화적 차이, 계층·지역의 차이, 성별·세대별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대화와 합의이다. 합의 자체에 집착하기보다 합의를 지향하되 남은 쟁점에 대해서도 이해와 존중의 기초를 닦는 일을 중시하는 대화, 다양성을 존중하는 역동적 합의를 지향한다. 우리는 시민사회만의 대화와 합의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대표자들인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에서도 같은 대화와 합의가 이어지도록 민·관·정 협력에 힘을 기울여 (가칭)평화통일사회협약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하고자 한다. 우리의 대화에는 휴전선도 국경도 제약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이 대화를 북한과 주변국과의 민간 대화, 민관 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 전국시민회의가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힘찬 돛을 올린다. 이 땅의 주인들이여, 현재와 미래의 주역들이여, 쓰라린 과거를 딛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 이 땅에 살기 위하여, 우리 모두의 평화롭고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2019. 4. 30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 전국시민회의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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