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기찬(세종인 대표)

북한선교, 통일선교 또는 민족복음화를 위해 지난 20여 년간 교회와 선교단체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활동이 이루어져 왔다. 북한에 있는 아프고 굶주리는 우리 동포를 위한 각종 구호사업, 북한과의 교류협력사업, 국경지역과 남한에서 탈북자를 돕고 교육하는 사업, 성경과 각종 지식을 북한주민에게 전하는 사업, 북한에 있었던 교회를 재건하기 위한 운동 그리고 북한과 민족을 위한 기도회 등 다양한 일들이 이루어져 왔다. 지난 20여 년간 이러한 사업에 많은 크리스찬과 교회들이 참가하였고 그 성과 또한 적지 않았다. 그 결과 북한주민의 구호를 위해 지원되는 각종 물품과 서비스의 70% 이상이 기독교와 관련되어 있고, 탈북민들을 위한 각종 학교와 지원기관도 거의 기독교와 연관되어 있다.

북한 동포와 통일을 위한 이러한 활동은 그 동안 크게 네 가지 조직형태를 통해 이루어져 왔다. 첫째는 선교단체이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선교단체 또는 북한선교를 위해 특화된 선교단체가 여러 교회의 도움을 얻어 북한선교의 일환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둘째는 개별교회 또는 여러 교회의 연합체가 직접 나서서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협력사업을 전개한 것이다. 셋째는 각종 학교 또는 회사와 단체(NGO)의 형태로 북한주민 또는 탈북민들의 필요에 부응해서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넷째는 기도회 등 다양한 소그룹의 형태로 한편으로는 북한(통일)선교관련 각종 단체를 지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강화하는 형태이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우리 크리스찬들이 활동해온 결과 기독교는 북한과 통일을 위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부문이 되었다.

지난 20여 년간 다양한 조직형태로 북한선교 및 통일운동이 전개되어왔지만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는 아주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방식이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과 관련된 법이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그 동안 회사나 사단법인 또는 임의단체 형식으로는 담기 힘든 새로운 활동들이 협동조합의 방식으로 활발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협동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조합원 모두가 1인 1표로 투표권을 가지는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 점에서 협동조합은 민주주의를 훈련하고 적용하는 가장 좋은 체제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협동조합은 조합원 자체의 힘으로 조합을 유지하고 조합의 설립목적과 조합원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점이다. 사단법인 등 NGO단체가 외부의 후원에 의존하는 점을 염두에 두면 이러한 점은 협동조합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통일코리아’가 협동조합이라는 조직형태를 택한 것은 구성원 모두에 의한 민주적 운영이라는 원칙과 조합 자체의 힘으로 조합을 운영한다는 원칙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즉 지난 20여 년간 전개된 북한선교 및 통일운동이 이제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었고, 그 발전의 방향은 조직운영의 민주적 원칙과 자립·호혜의 원칙에 입각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통일코리아협동조합’(약칭 ‘통일코리아’)이 회사나 사단법인이 아닌 협동조합의 형태를 띠는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다.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이 나아갈 방향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을 염두에 둘 수 있다. 첫째, 목적과 관련하여 성경에 입각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분단이라는 시대적 조건과 통일이라는 당면한 과제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기본 정신과 원칙들이 현재의 남과 북 나아가 통일코리아에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활동방향과 관련하여 통일이 현재의 남과 북이라는 지역적 차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등 전 영역에 걸쳐 실현되어야 하기에 협동조합의 활동 또한 그러한 범위로 전개되어야 한다. 이러한 방향성에 따라 ‘통일코리아’의 취지를 전국으로, 전영역으로 확산하고 조합원을 확대하는 운동이 전개될 필요가 있다. 셋째, 조합원의 자격과 관련하여 크리스찬을 기본대상으로 하되 조합원의 대상을 크리스찬으로 국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점에서 ‘통일코리아’는 기독교정신에 튼튼히 뿌리를 박으면서도 비기독교인도 조합원이 될 수 있는 개방적인 조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넷째, 구체적인 사업과 관련하여 처음에는 온라인뉴스, 계간지 등 미디어와 출판에 초점을 맞추지만 조합원의 요구와 사회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사업이 다양한 조합원의 결합에 의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의 내용들은 조합원의 대상과 마찬가지로 기독교정신에 입각해 사업을 전개하지만 비기독교인들도 그 사업에 충분히 동참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할 계획이다.

한반도에 통일코리아가 실현되는 것, 남과 북 그리고 해외에 흩어져 사는 8천만 코리안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하나님의 자녀로서 의무와 권리를 다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소망이다. 이를 보편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면 8천만 코리안, 나아가 온 인류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서 이에 합당한 의무를 다하면서 생명권과 자유권 그리고 행복추구권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이러한 큰 목적에 동의하는 사람은 모두 조합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들은 ‘통일코리아’의 사업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사업과 활동은 이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사람들과 능력이 조합 내에 갖추어졌을 때만 가능할 것이다. 또한 지난 20여 년간 전개되어온 여러 조직들의 다양한 활동들과 잘 조화되는 사업들이 ‘통일코리아’의 사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통일코리아’는 이미 존재하는 여러 단체와의 협력을 매우 중시해야 할 것이다.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은 취지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다. 또한 모든 조합원은 1인1표의 동등한 의사결정권을 가진다. 따라서 조합원의 주인은 말 그대로 조합원이다.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을 통해 우리가 민주주의를 배우고 정의롭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면 북한의 2천5백만 동포들과 함께 8천만 코리안들이 통일코리아를 만들어 지구촌의 이웃들과 행복하게 사는 방법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월간 <통일코리아> 10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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