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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인 대북인식, 설교보다는 언론·인터넷에 영향받는다기사연 등 ‘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통계분석’ 결과

국민의 과반수가 북한의 개혁·개방 나아가는 등 북한 정권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 크리스챤아카데미, 대한기독교서회는 31일 오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전국 20세 이상 70세 미만 성인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통계분석’ 결과를 정치·경제·통일·신앙·환경 및 사회 분야로 나눠 발표했다.

통일 분야에서 북한의 개혁·개방과 관련해 ‘북한 정권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응답은 개신교인 54.4%, 비개신교인 56.2%로 ‘현재의 국제 제재를 모면하기 위한 위장된 행동이다’는 응답(개신교인 45.6%, 비개신교인 43.8%)보다 많았다.

31일 오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 통계분석 발표'에서 김상덕 박사(왼쪽, 기사연)가 통일 분야 설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통일 분야를 분석한 김상덕 박사(기사연)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조사에서는 2007년부터 10년간 북한에 대한 인식이 꾸준히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었고 2017년에는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대답이 31.9%에 그쳤었다”며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이 있은 후에는 같은 조사에서 긍정 77.3%로 극적인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등 잇따른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반전시켰다는 분석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에서도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통하여 해결한다’가 개신교인, 비개신교인 각각 41.1%와 46.0%로 ‘핵무기는 무조건 폐지되어야 한다’는 응답(개신교인 36.7%, 비개신교인 36.2%)보다 높게 나왔다. 이 역시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이 늘어난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는 것이다.

현 정부의 통일 및 대북 정책 평가에서도 개신교인 39.9%, 비개신교인 36.9%가 ‘잘하고 있다’고 답해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개신교인 28.0%, 비개신교인 29.5%)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하지만 개신교인 32.1%, 비개신교인 33.6%가 ‘보통이다’고 답해 이들 중간층 혹은 무당층의 존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게 김 박사의 지적이다. 현 정부의 통일 및 대북 정책을 두고보고 있거나 의구심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는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 결과. 기사연 제공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통일에 대한 의견 응답 결과. 기사연 제공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시급한 문제를 묻는 설문 결과. 기사연 제공

 

현 정부의 통일 및 대북정책 평가 결과. 기사연 제공

이번 설문의 목적인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내용도 있었다.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개신교인 67.7%가 ‘필요하다’고 응답, 비개신교인 56.6%보다 10%p 이상 높게 나왔다.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엔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으므로’가 개신교인 44.6%, 비개신교인 48.2%로 비개신교인이 3.6%p 많았다. 반면 ‘같은 민족이니까’란 답변은 개신교가 24.4%, 비개신교인이 19.5%로 개신교인이 약 5%p 더 많았다. 이처럼 ‘민족 담론’에 대한 개신교인의 답변 비율이 약간 더 높게 나온 것에 대해 김 박사는 “종교가 여전히 개인적인 이해관계보다 국가 혹은 공동체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보수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체제를 묻는 설문 결과. 기사연 제공
통일 및 남북문제에 대한 정보 획득 경로 설문 결과. 기사연 제공
통일 및 남북문제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을 묻는 설문 결과 교회 설교는 3위에 그쳤다. 기사연 제공

 

이처럼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에 비해 보수 성향이 좀 더 강하다는 대목은 다른 문항에서도 나타난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시급한 문제가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북한 비핵화, 북한의 개방과 개혁, 남북한 경제협력, 군사적 긴장해소, 남북한 사회문화 교류, 평화협정 체결, 북한의 인권 개선, 이산가족 및 국군포로문제 해결, 정기적인 남북회담, 북미 정상회담, 인도적 대북 지원, 남한에서 미군 철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군사적 긴장해소’, ‘평화협정 체결’은 비개신교인이 개신교인보다 3.8%p, 4.1%p 높게 나왔고, ‘북한의 인권 개선’은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보다 4.2%p 높게 나왔다. 이는 개신교인들이 상대적으로 남한 체제에 대해 좀 더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개신교인들의 보수성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체제와 관련한 답변에서도 드러난다. ‘남한의 체제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답변은 48.4%와 39.7%로 개신교인이 7.7%p 많았다. 반면 ‘남북한 두 체제를 각기 유지한다’와 ‘남한과 북한의 체제를 절충한다’는 답변은 비개신교인이 개신교인에 비해 4.4%p, 5.3%p 각각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남한은 잘하고 있으니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비개신교인보다는 개신교인에게서 약간 더 높은 것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결과도 있었다. 통일 및 남북문제에 대한 인식을 갖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경로를 묻는 질문에서 ‘영향을 미쳤다’(매우 영향을 미쳤다 + 약간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순위를 보면 ‘교회 설교’는 34.6%로, 언론보도 80.1%, 인터넷·SNS 80.7%와 큰 차이를 보이며 3위에 그쳤다. 통일 및 남북문제에 대한 정보 획득 경로를 묻는 질문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 80% 이상 TV와 인터넷 뉴스를 꼽았다. 유튜브가 일간지, 라디오보다 훨씬 앞선 3위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개신교인만을 대상으로 한 출석 교회 목회자의 통일 및 남북문제 관련 설교 내용 질문에서는 ‘북한과의 교류 필요성’ 62.6%,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 60.5%로, ‘북한의 종교탄압 비판’(44.8%), ‘북한의 정치체제 비판’(26.4%)보다 훨씬 많았다.

김 박사는 “개신교인의 34%가 설교의 영향으로 통일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생각을 바꿨고 70% 가까이는 설교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응답했다”며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가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평화담론을 확산하는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앙의 역할이 그만큼 적은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도 나왔다.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 통계분석' 통일 분야 발표 모습.  ⓒ유코리아뉴스

한편 정치 분야에서는 전광훈 목사의 ‘문 대통령 하야’ 발언 등에 대해 86.6%가 ‘우려한다’고 답했다. 반면 ‘일부 언행은 지나치지만 그의 주장들은 동의한다’는 10.1%, ‘한국사회가 좌경화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은 교회의 사명이기에 적극 지지한다’는 3.3%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13.4%라는 무시못할 전광훈 목사 옹호세력 때문에 개신교가 극우정치에 휘말릴 충분한 잠재적 위험성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같은 개신교인의 통일 인식 조사 결과에 대해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은 논찬을 통해 “태극기 집회에서 보여준 전광훈 목사의 언행은 말도 안 되는 극우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대북·통일 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가 28%, ‘보통이다’가 32.1%인 점을 예로 들며 “현 정부의 대북 화해정책에 대해 찬반 논란이 많고, 남남갈등이 점점 심해져 가는 상황”이라며 “이 문제를 좀 더 세밀하게 조사해서 여론 추이를 주의깊에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숨은 중도’가 극우화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현종 박사(서울신대)는 이번 개신교인 인식조사 통계분석에 대해 “개신교인이라면 개신교인답게 뭔가 다른 게 있어야 하는데 아쉽다”면서 “조사방법이 온라인이어서 온라인 사용 여부에 따라 실제 인식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 통계는 지난 7월 8일부터 12일 동안 패널을 통한 온라인 조사로 집계한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이번 통계조사 결과는 상관분석 등 보다 세밀한 조사를 첨가해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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