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보는 세월호와 교육문제

이 글은 지난 5월 15일 전경련회관에서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사회디자인연구소 등이 공동 주최하 세월호 심층 세미나 제 1부 '세월호와 대한민국' 중 전대원 남양주 진건고 사회과 교사의 발제를 정리한 것이다. 발제문은 전대원 교사가 직접 수정했다. -편집자 주

제 소개부터 먼저 드리겠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진건고등학교라고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일반사회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대원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배 이사장님 실사구시 얘기하시고, 정치의 책임을 김대호 소장님이 얘기하시고 관료의 문제, 사람의 문제 얘기하시는 데 옆에 앉아 있다 보면 뜨끔뜨끔합니다. 제가 사람을 키우는 직업이다 보니까. 세월호뿐만 아니라 어떤 사회문제가 터지면 교육의 문제가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교육문제가 걸릴 수밖에 없죠. 왜냐? 일을 하는 게 다 사람이니까요. 사람 어떻게 키워야 되느냐 문제가 빠질 수가 없고요. 특히 이번 세월호 사태의 경우에는 학생들도 많이 죽었고. 우리 선생님들끼리 하는 얘기 중에 만약 선생님이 많이 안 죽고 희생자가 아니고 만약 살아남은 사람이 많았으면 선생님도 상당한 욕을 먹었을 것이라는 추측들을 합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는요. 선생님들이 같이 희생되었기 때문에 교육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거지 그렇지 않았으면 교육문제가 상당히 불거졌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세월호 관련해서 담론이 벌어진 걸 보면 ‘이게 모두의 잘못이다’, ‘우리의 잘못이다’라는 얘기들에 대해서 또 반박하는 담론들도 많이 나옵니다.

어떤 특정시스템, 특정인, 특정 세력 그런 문제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대호 소장님도 말씀하셨지만 특정세력, 특정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인데 다들 저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이나 욕망들이 있어서 이 프레임에 문제가 있다고 투영하기 때문에 참 애매한 문제가 됩니다. 관료의 문제도 있는 건 맞는데 평소 관료문제를 많이 제기하시는 분들이 많이 얘기하시고 신자유주의 문제 얘기 많이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평소 신자유주의 얘기 많이 하시는 분들이 의미부여를 많이 하십니다. 왜 이런 말씀을 드리냐면요. 교육의 문제라는 것은 말씀드리다보면 우리 모두의 문제로 귀착되고 상당히 장기적인 문제로 귀착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 와서 상당히 구체적인 제안들이 나오시고 거대담론들이 나오는데 저는 현장 교사로써 현장에서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실제적으로 말씀을 드리고 이 자리를 마치는 게 여기서 제가 있는 존재이유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교육문제가 장기적이고 상당히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기 어렵냐 하는가는 예를 들어서 설명을 드릴게요. 전에 있던 학교에서 제가 3학년 담임을 하는데 여름방학 끝나고 9월 달쯤 새로운 교장선생님이 부임하셨어요. 그해 저희 학교에서 서울대에 3명을 보냈습니다. 수도권 지역, 서울 바깥 중소도시에서 인문고등학교는 상당히 옛날에 비해서 학력이 저하됐습니다. 평준화가 많이 깨졌기 때문이에요. 서울대에 3명 보내는 건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사례인데요. 그해 부임한 교장선생님이 본인의 업적으로 엄청나게 광고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교장선생님의 업적으로 볼 수 있을까요? 9월에 부임하시고 11월에 수능시험을 봤는데요(웃음). 어쨌든 교장선생님의 업적으로 플래카드가 나붙었습니다. 교육의 문제로 환원할 때는 이런 오류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교육은 누구의 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누구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결국 우리 모두의 문제로 귀착되고 결국 문화의 문제로 환원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문제를 얘기드릴 수밖에 없어서, 참 교육문제를 말씀드리기가 난감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얘기하는 교육문제에 있어서는 그런 문제에서 벗어나서 정말 추상적이고 장기적이지만, 그게 ‘실제적으로 우리한테 문제가 되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말씀드려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사회에서 교육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게 원인인지 결과인지 참 헷갈립니다. 한국사회에서 문제가 있어서 그게 교육에 투영되어 나타나는 건지 아니면 우리가 교육을 잘못 시켜서 그렇게 나간 학생들이 어른이 되어서 그 학생들이 이런 문제를 만드는 건지 얘기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제가 여기 모두의 잘못이다 할 때는 저부터 성찰의 문제라고 바라봐야 되기 때문에 저희들의 문제점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그것이 여러분의 현장이나 현실에 있어서는 없는 문제인지 같이 고민해주셨으면 합니다.

첫 번째로 문서주의와 형식주의입니다. 저는 관료가 아니고 교사인데요. 공무원 계통에서 녹을 먹고 사니까 이제 이것이 어떤 그런 형태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실제로 김대호 소장님 말씀하셨던 규정의 문제, 규정을 지키면 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아마 추측하건데 세월호 관련해서 많은 규정들 중에 실제로 지킬 수 없는 규정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반면 진짜로 지켜야 될 규정마저도 그런 규정들과 함께 묻어서 안 지키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제가 지금 배를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적어도 거기에 있는 구명조끼나 구명복이나 전문용어는 모르겠지만 배가 파손되었을 때 구명보트 형식으로 되어 있는 그런 것들은 당연히 제대로 작동이 되고 제대로 되는지 늘 점검을 했어야 되는데 ‘과연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졌을까?’라고 추측할 때 아마 형식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고 그것을 감시, 감독하는 관료마저도 형식적으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아마 그렇게 된 것은 오랫동안 배 사고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물론 자잘한 사고는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이런 사고가 일어났으면 우리가 신경을 썼겠지만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어떤 문서주의나 형식주의는 만연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문서주의이고 형식주의이기 때문에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학습이 된다는 것이죠. 자기주도학습의 사례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김상곤 교육감 얘기가 좀 수월했는데 도지사 경선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선거 관련 규정을 고민할 이유가 없어져서 말하기가 수월해졌는데요(웃음). 김상곤 교육감이 4년 전에 당선이 되어서 야자를 실제적인 자율로 돌리면서 여러가지 사회적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여러분들 기억을 하실지 모르겠는데요. 그런데 이게 좀 웃겼던 건 뭐냐면요. 실제로 야간 자율학습은 한 번도 강제로 시행된 적은 없습니다. 문서상으로. 자율로 시행됐습니다. 정말로. 정말로가 아니라 문서상으로. 그런데 김상곤 교육감이 와서 한일은 뭐냐면요. 자율로 시행되는 문서상의 일을 실제하고 일치시킨 겁니다. 그런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 여러가지 논란이 벌어졌어요. 교육문제에 있어서. 강제 야자 참여는 수원지역이 가장 강했었는데요. 수원지역의 교장, 교감 선생님들은 자기 상관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서울대를 많이 보냈는지 아느냐, 강제로 야자를 시켜서 그랬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강제로 야자를 시키느냐 마느냐가 교육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는 교육학자들의 실증적인 연구에 맡기면 될 것 같고요. 제가 거기서 문제 삼았던 건 뭐냐면요. 그럼 지난 시간동안 야자를 자율적으로 한다고 동그라미 치게 만든 그 문서는 어떻게 되냐는 거죠. 부모님 사인도 가짜고 학생들 사인도 가짜입니다. 나눠주고 다음날 가져오라고 하면 학생들이 안 가져옵니다. 교장선생님은 닦달합니다. 문서 완벽하게 해놓으라고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냥 나눠주고 거기서 그냥 부모님 사인하고 본인 사인하고 동의서에 동그라미 쳐서 내라는 겁니다. 맨 처음 제가 교직에 부임했을 때 어떻게 해야 되나 했더니 선배님들이 하시는 말씀이 아직 처음이라 잘 모르나본데 이렇게 하는 거라고 얘기를 저한테 했습니다. 이게... 저는... 우리 교육을 위해서 좋은 건가 하는 고민을 10년 동안 해왔고요. 김상곤 교육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지지하고 지지하지 않느냐를 떠나서 4년 동안 딱 하나의 정책만 얘기하겠습니다. 제가 찬성했던 건 야자를 찬성하고 반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하고 문서를 일치시켰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찬성했던 겁니다. 왜 일치시켜야 되는지 모르냐면 모든 것을 문서로 그렇게 하다보니까 학교에 있는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이 어디까지는 문서를 가짜로 해도 되고 어디는 정말로 해야 되는지 구분을 못하시는 거예요.

수학여행 얘기 좀 드리겠습니다. 버스를 타면 뭘 나누어주냐 하면 ‘들었음 들었음’ 해서 맨 마지막에 사인하는 걸 나누어줍니다. 뭐냐면 안전벨트 매라 뭐 이렇게 말한 것을 들었다고 사인해서 받아놓습니다. 선생님들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 자기가 해야 될 일은 학생들한테 사인을 받아서 거둬서 문서를 보관하는 게 자기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자기 할 일이 아니죠. 뭐냐면 버스에 타서 제가 해야 될 일은 학생들이 안전벨트를 매었는지 안 매었는지를 확인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죠. 그런데 선생님들이나 관료체계 위에서 하는 일은 뭐냐면 그것을 매었다고 사인한 종이를 구비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로 귀착이 된다는 것이죠. 저는 기성세대가 됐으니까 그렇다 쳐도 자라나는 학생들한테 계속 그런 식으로 교육을 시키는 게 맞는 문제인가...


▲ 세월호와 교육문제를 발제한 전대원 진건고 사회과 교사. ⓒ유코리아뉴스 최승대 기자

이번에 안전문제가 부각되고 나서 학교에서도 안전문제가 부각됩니다. 안전교육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반대하지 않는데요. 이게 도대체 아귀가 맞지 않는 게요, 갑자기 문서가 내려왔는데요. 휴일에 근무하라는 겁니다. 조를 짜서. 세월호 사태가 났는데 저희가 왜 휴일에 학교에 나와서 조를 짜서 근무해야 되는지 제가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안전 점검하는 것도 아니고 비상대기를 하라는 건데요. 진도도 아니고, 안산지역도 아닌 인문계 고등학교가 비상대기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데 이걸 참 말하기가 그런 게요. 일반 국민들한테 이걸 공개적으로 문제제기 했다가는 휴일날 나오기 싫다는 문제로 귀착이 될까봐 제가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는 못 했는데요. 이게 과연 우리가 안전하다고 지금 우리가 관료사회에서 지시가 내려오는 게 학교의 어떤 안전 점검하라는 게 내려온 게 아니라 휴일날 비상대기 할 사람, 비상대기 할 게 없거든요. 규정문제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면 저는 점점 승진할 가능성이 사라집니다. 아무 소리 안하고 그냥 나오라면 나오는 사람이 승진을 하지. 그게 안전하고 무슨 관계 있냐고 문제제기하는 사람은 아마 애저녁에 눈밖으로 납니다. 이게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들이 군대에서는 모자 갯수가 부족해도 언제나 문서상으로는 문제없다고 얘기했던 게 생각나는데요. 과연 이게... 다른 부분에서는 다른 건지. 그리고 여러분들이나 다른 관료사회에서는 과연 해결된 것인지... 저도 군생활을 장교로 해봤는데요. 과연 이게 다를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건 그런 부분에서 생각을 하셔야 되고 정말 그런 부분을 우리가... 정말로 문서상으로 해야 될 부분과 실제로 해야 될 부분을 구분할 수 있는가. 그런 부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직업윤리 문제 얘기하는데요. 이것 역시 같은 차원의 문제입니다. 물론 교사는 직업윤리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교사들은 직업윤리를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학교현장이 한 개인으로써 문제의식을 가졌다고 해서 직업윤리를 가르칠 수 있는 상황인가? 그리고 과연 우리는 그것을 중시하고 있는가? 그에 대한 문제제기는 제가 심각하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교사로서 제가 자기성찰로 반성을 한다고 하지만 과연 학부모들은 직업윤리를 가르치는 걸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가. 그런 부분에 대한 문제도 저는 제기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의 문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잘 가르치지 못하는 문제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시장원리를 배우셔서 아시겠지만 수요 공급의 원리에서 수요 측의 요구가 너무 강해버리면 공급측이 그것을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교사들에게 관료의 엄청난 기득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기득권은 경제적인 문제에서 먹고 사는 데 있어서 기득권일 뿐이지 교육내용에 있어서 전문적인 가치관이 있는 교사가 발휘할 수 있는 기득권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건... 연금문제? 개혁해도 좋습니다. 그 다음에 제 월급 조금 깎아도 좋습니다. 대신 그에 수반해서 교사에게 직업윤리를 가르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되는데 과연 그것을 줄 수 있는가 문제는 제기하고 싶어요. 제가 서울대를 보내기 위해서 교육을 시킨다고 하면 많은 부모들이 쌍수를 들고 찬성을 할 겁니다. 그런데 세월호 사태를 보고 제가 반성을 하고 지금부터 학교에서 직업윤리를 가르치겠다, 그것에 대해서 중심적인 교육을 하겠다고 했을 때 과연 학교는 그렇게 변할 수 있는가? 수요 측에서 그것을 환영할 수 있는 요인이 한국사회에 과연 그 정도의 기반요건을 갖추고 있는가? 그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과연 학교에 문제가 있다고 했을 때 서울대를 많이 못 보내서 불만인 건지 직업윤리 교육을 제대로 못해서 불만인 것인지를 우리는 양심에 손을 얹고 한 번 생각해봐야 되는 것이 세월호 사태 관련해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문제라는 것이죠.

과연 그렇게 해서 우리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학생들. 제가 몇 년 전에 고3 하면서 좋은 대학에 하나 보냈는데요. 그 학생 사례 얘기 드리자면요. 그 학생이 수능 끝나고 학교를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합격자 발표가 나고요. 왜냐? 합격자 발표 나오고 그 학생이 나오지 않는데 제가 전혀 그 아이를 졸업시키지 않을 권한이 없습니다. 그냥 규정대로 합니다. 저한테 그런 권한을 줬으면 좋겠어요. 이 학생은 졸업을 정상적으로 시키면 안 된다고 봅니다. 과연 저한테 그런 권한을 줄 수 있느냐? 연금 깎아도 됩니다. 그런데 저한테 그런 권한을 줘야 됩니다. 그런 문제가 지금 제기되어야 합니다. 직업윤리 우리가 가르칠 수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 수 있겠습니까?

학생 문제가 터지면 아주 천편일률적인 상황이 벌어집니다. 학생들에게 문제가 생기고 사고가 터지면 교장선생님이 불러서 확인하는 게 다른 게 아닙니다. 교무수첩을 가지고 오라고 합니다. 참고로 저는 교무수첩 작성 잘 안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필기도 잘 안 했고요. 교무수첩에 쓰라고 합니다. 문제 학생하고 몇 월 며칠 상담을 했는지 기록을 다 하라고 합니다. 중요한 건 제가 상담을 안 하는 교사가 아닙니다. 상담은 끊임없이 진행이 됩니다. 그러나 교무수첩에 기록이 되지 않는 이상 저는 상담을 하지 않은 교사가 됩니다. 교무수첩에 무엇을 기록해야 될까요? 교무수첩에 기록을 잘하는 교사를 만들지 상담을 잘하는 교사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물론 교무수첩에 기록을 해야 근거가 된다고 하는데요. 과연 현장의 관리자라고 하는 교장, 교감을 관리하는 건 문서인지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키워내야 하는 것이 사람인지 졸업장, 학벌인지 모르는 것처럼 그런 문제가 존재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기하고 싶은 게요. 제가 일반사회를 가르치고 있는데 사범대를 나온 게 아니라 일반대학의 사회학과를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늘 사회적 자본으로써 신뢰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고, 김대호 소장님도 많이 문제제기하셨던... 그 기초단체장 공천 문제 있을 때 저는 공천문제에 대해서 딱히 크게 관심은 없습니다. 하지만 지켰어야 된다고 얘기하는 건 상당히 중요한 대통령의 약속인데 별다른 사회적 저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았다는 거죠. 그것이 과연 대통령만의 문제인가? 우리는 약속에 대해서 얼마나 신뢰를 하고 있는가? 문서가 이렇게 되어 있다고 했을 때 정말 그 문서는 그렇게 되어 있다고 우리는 자신할 수 있는가? 세월호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것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 문서상에서는 구명정과 구명조끼가 완벽히 구비되어 있다고 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일은 다 되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관료의 문제 맞습니다. 그런데 그 관료의 문제를 만들어 낸 우리나라 문화의 문제와 교육의 문제가 없는가 생각을 할 때 저는 자신할 수 없습니다. 제가 관료문제에 있어서는 제가 관료에서 좀 떨어져 있긴 하지만 일방적으로 손가락질만 할 수 없는 게 조그마한 모든 문제들을 과연 제가 다 극복하고 제어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저는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칙의 문제, 문서에 대한 불신. 교육의 내용에 대한 불신들. 과연 이것들이 우리 사회구조 속에서 현재 교육 구조 속에서 완벽하게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 지난 15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세월호와 대한민국' 세미나 모습 ⓒ유코리아뉴스

모 대학의 사례를 들겠습니다. 세계화 문제와도 연계되는데요. 우리가 세계화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과연 세계화가 뭘까. 세계시민으로써의 세계화. 그리고 세계적인 글로벌 스탠다드를 과연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정도의 세계화는 이루어지고 있는가. 그런 부분의 문제입니다. 세계화 문제가 단순히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자동차를 많이 파는 그런 문제로만 귀착되고 있는 거에 대한 문제입니다. 모 대학교의 사례입니다. 세계화를 해야 되니까 영어를 잘하는 교수들, 외국과의 교류를 많이 하는 사람들을 뽑으려고 합니다. 그 대학 홈페이지를 갔는데 모 학과 홈페이지를 갔더니 외국 교수들이 엄청 많은 겁니다. 제가 공부를 많이 안 해서 그 교수들이 유명한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는데 외국 교수들이 전임으로 너댓 명 이름이 들어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요즘은 원어로 가르치나? 제가 대학 다닐 때는 영어를 그렇게 잘하지는 못해서요. 후배들이 공부를 잘하고 요즘 학생들이 영어를 잘하는 건 아는데 저 정도를 학부에서 배울 실력은 안 될 텐데 라는 의문점을 가지다가 그 학과 교수님을 만나게 되서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교수님 하시는 말씀이 엄청난 양의 연봉을 주고 이름을 걸어놨다는 겁니다. 석좌교수로. 그럼 강의는요? 그냥 방학 때 비행기 타고 한 번 와서 특강 한 번 하고 가는 게 다랍니다. 그럼 왜 그렇게 해야 됩니까 그랬더니 그렇게 함으로써 교육부에서 얘기하는 세계화 지수가 높아진다는 겁니다. 그 대학교 세계화 지수가 최상위권입니다. 이게... 이게 어떻게 세계화가 잘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까? 세계화가 잘 되었다고 평가받는 학교의 실상이 이렇다는 것은 세월호 사태의 실상하고 다를 게 뭐가 있느냐? 제가 보고 있는 교육의 현실하고는 뭐가 다른 가인가의 문제입니다. 고등학교의 문제가 아니고 대학교의 문제입니다. 이것이 세월호의 문제와 과연 다 다른가입니다.

제가 정리를 해야 될텐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이유는 제가 10년 동안 전교조 조합원이기도 하지만 전교조에 왜 제가 가입할 수밖에 없었느냐 하면 학교에서는 이런 문제 가지고 싸우려면 기반이 있어야 될 것 아닙니까? 저 혼자 얘기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현실적인 이유로 전교조 가입해서 활동을 하는데요. 여기 전교조 관련해서 다른 문제 제기하셨던 분도 있는데 그건 차치하고서라도요. 들어가서 제가 활동하는데요. 지난 10년 동안 제가 이런 문제 가지고 얘기하다 지쳤습니다. 솔직한 얘기로요. 교육은 사람을 키워야 되는 건데요. 그런 사람을 키워야 되는 교육을 해야 된다고 지난 10년간 이야기하다가 아주 지쳤습니다. 그래서 제가 높은 데를 올라갈 생각을 안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러다가 교장, 교감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올라갈 궁리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 현실적으로 힘이 없으면 해결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근본적으로 제 사고하고 안 맞는게 문화적인 것은 권력을 쥐었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교육은 누가 하느냐면 권력이나 담론 시장에서 도저히 안 되겠어서 실제적인 애들을 키우기 위해서 들어오는 사례들이... 유명한 교육학자들이나 페스탈로찌도 그런 사례들 중 하나고요. 그래서 제가 교육에 들어와서 제 교실에서만이라도 그렇게 키우고 싶다고 하는데 제 교실에서조차도 그렇게 키우지 못하게 하는 이 거대한 사회구조의 문제를 늘 저는 교사로서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발제문에서 불신의 사회, 불신의 교육, 이렇게 두 가지를 얘기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얘기할 수 없는 것이 저의 문제입니다. 나부터 잘하자는 문제. 많이 얘기합니다. 공공재로써 미션을 가져야 된다는 다른 발제자분의 말씀. 여러가지 말씀 들으면 제 얘기 같습니다. 제가 잘해야 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잘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까 목숨 내놓고 구해야 될 사람이란 건 뭐냐면 직업윤리가 투철한 사람을 구해야 됩니다. 그건 단순하게 기능이 뛰어난 인력이 아닙니다. 그런데 과연 현재 교육에서 사인을 그렇게 해서 만들어서는 직업윤리를 키울 수 있는가?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교육감 직선제하는데요. 교육감 직선제 유지해야 합니다. 교육계 마피아들이 그걸 끊임없이 흔듭니다. 왜냐? 간선제 하면 교육계 내에서 인맥으로 그게 결정이 됩니다. 교육감이 직선제가 되니까 교육계 내에서 선정한 사람이 아니라 국민들이 선택을 하기 때문에 거기에 혁신이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혹시 다른 곳에 마피아가 있다면 다른 분야에서 그 혁신적인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해경 책임자 얘기하셨죠? 해경 책임자 가만히 있었습니다. 왜 가만히 있었는지 제 관점에서 유추하자면 제가 학교현장에서 본 많은 사람들이 실제 문제 일어났을 때 가만히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교사로써 겪기 싫은 일들을 겪었는데요. 구체적인 건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때 나왔던 얘기가 저보고 가만히 있으라는 겁니다. 가만히 있어야 제가 다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교사로서 가만있을 수 있느냐. 세월호 사태도 있는데. 그래도 가만히 있지 않으면 네가 다친다. 물론 저를 걱정해서 한 말은 아닙니다. 제가 다치면 저를 관리해야 될 사람이 다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관료타파에 대한 문제도 제가 많이 듣는데 어딘가가 빈 것 같은 건 뭐냐면 이 모든 것이 얽히고 설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르기우스의 매듭처럼 이걸 도끼로 끊어버릴 수도 없습니다. 한국사회는 그럴 수 있는 사회가 아니고 5.16처럼 군사쿠데타 일으켜서 한강다리 건넌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현장에서 열심히 하긴 할텐데요. 늘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하지만 이 거대한 구조문제는 여기 계신 분들이 하나하나 토론해주시고 여기 계신 분들이 많은 좋은 대안을 내려주시길 바라며 이상 발언 마치겠습니다.(박수)

전대원 amharez@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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