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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로 남한 탈북자들의 '재사회화 과정'을 추적하다정재영 교수의 '사회통합의 눈으로 남북통일 바라보기'(3)
   
▲ 정재영 교수

이번 글에서는 새터민에 대한 조사를 발표하려고 한다. 그에 앞서 새터민 현황을 알아보도록 하자. 여기서 먼저 ‘새터민’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일부 새터민들은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새터민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갖는 이유는 첫째로, 새터민이라는 단어가 자신들이 원하여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라 외부자들이 자신들을 지칭하여 쓰는 말이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남한에 정착하여 10년 이상을 살아도 여전히 새터민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어 차별을 받을 뿐만 아니라 결국 죽을 때까지 새터민으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어떤 이들은 ‘자유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자아 실현가’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새터민이라는 단어가 통용되고 있으므로 마땅한 대안이 없으므로 이 글에서는 새터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시기 즈음에 발생한 북한의 경제난과 식량난이 가속화되면서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새터민은 나라 안팎에서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에 300만 명이 굶주림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적게는 3만~5만 명에서 많게는 10만~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재외 새터민의 수는 강력한 인구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또 아울러 남한으로 입국하려는 새터민의 수는 계속하여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통일교육원 자료에 의하면 2009년 현재 남성 새터민은 5,388명, 여성 새터민은 10,822명으로 16,210명으로 나와 있으나 현재 국내 새터민 수는 2만 3,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입국 추세는 첫째로, 한 해에 2,000명이 넘을 정도로 입국자 규모가 커지고 있을 만큼 국내 입국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애초부터 남한에 정착할 것을 목표로 북한을 탈출하기보다는 일단을 북한을 탈출하는 것 자체가 목표이기 때문에 상당수는 중국, 몽골, 베트남 등 주변 국가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이 남한 이주자보다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점차 남한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탈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탈북자라고 하면 남한 이주나 정착과는 상관없이 북한을 이탈한 전체 주민들을 말하며, 새터민이라고 하면 탈북자들 중에서 남한으로 이주하여 정착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일부는 탈북자라는 표현도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자’(者)자가 ‘놈 자’자이기 때문에 비하하는 느낌이 들어서 싫다고 한다).

둘째는 성별 비율에서 과거 성인 남성 위주에서 최근에는 여성의 수가 증가하여 전체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동, 청소년들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북한 체제의 감시망이 약화되면서 건장한 성인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까지도 북한을 탈출하는 것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거주지를 이탈하는 주민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에 대한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셋째는 가족단위 입국의 증가이다. 독신으로 미리 입국한 사람이 북한과 중국 등에 잔류한 가족을 추후에 데려오는 연쇄이주가 급증하고 있다.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북한 내의 이동 용이성 증가와 북한 내 남한 사회에 대한 정보 유입 증가, 그리고 북한 접경 지역에서 휴대전화 사용의 가능으로 북한 잔여 가족과의 연락이 용이해지고 서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짐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된다(최근에는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국내 거주 새터민의 규모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사회 적응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정부로서도 이들 새터민들의 안정적인 남한 생활 적응 유도가 심각하고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새터민들 대부분은 남한 사회에 적응해 가는 과정 속에서 물질적인 측면과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을 동시에 겪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중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한 경우에는 남한 사회 내에서의 일탈, 범죄 행위로 종종 표출되기도 한다. 실제로 현재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새터민은 3백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러한 탈북자에 대한 정책은 비단 현재의 새터민에만 한정되어서는 안 되며 통일 이후 남북한 사회의 사회 심리적 통합까지 겨냥한 장기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통일 후 남북한 사회통합 과정에서는 북한(출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능동성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터민들은 통일 후 남북한 주민간의 사회문화적 통합을 이끌 통일역군이기 때문에 이들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탈북자 정책은 통일 이후 남북한 사회의 심리적 통합까지 염두에 둬야
앞의 두 차례 글에서 강조한 대로, 통일은 남과 북, 양 사회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것은 그 사회 속에 속한 사람들에게 급격한 삶의 변화를 요구하게 될 것이고,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해석과 준거의 틀을 요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람들에게는 재사회화의 과정이 필요하게 되는 것인데, 여기서 재사회화는 새로운 준거집단의 소속을 통하여 손쉽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공동체를 마련해 줌으로써 재사회화의 과정을 돕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차 통일의 한 축이 될 북한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의식을 측정하여 통일 후 겪게 될 수도 있는 사회 통합과정에서 발생할 다양한 갈등 및 의식의 충돌 등을 연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의 어려움이 파생된다. 그것은 북한 주민이 지닌 사회의식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는 작금 한반도 정치적 환경에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주민이었다가 탈출하여 대한민국에 정착 중인 탈북자들의 경우는 어느 정도 접촉이 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 사회를 직접 경험하고 남한 사회에서 단절된 삶 속에서 재사회화를 경험하고 있는 새터민들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북한 사회를 직접 경험하고 남한 사회에서 단절된 삶 속에서 재사회화를 경험하고 있는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의식을 조사하였다. 특히 새터민들의 경험이 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이 겪게 될 경험의 예비 실험적 성격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고 이들의 사회의식 및 의미 체계 변화 과정을 심층적으로 조사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피상적인 새터민에 대한 이해가 아닌 그들이 실제로 느끼고 있는 현장의 갈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그리고 새터민들이 현재 느끼고 있는 재사회화 과정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 결과는 통일이 현실화 되었을 때 각개 사회 구성원들의 재사회화 유도를 위한 좋은 정보와 자료가 될 것이다.

조사 자료의 통계적 엄밀성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표본 추출 방법을 사용해야 하나, 표본의 특성상 체계적인 표본 추출이 여의치 않았다. 새터민들의 수는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전국에 분포되어 있어 정확한 모집단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표본 추출을 하여, 일일이 찾아가 설문조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새터민들이 반드시 거치게 되는 새터민 정착지원 기관인 ‘하나원’에서는 공식으로 외부인의 조사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새터민 관련 단체를 통하여 협조를 구하여 설문 조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 조사에서는 새터민 관련 단체 목록을 작성하여 일일이 전화로 조사 협조를 구하여 협조에 응한 단체를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기간은 2008년 4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40일간이며, 총 600부의 설문지를 배부하여 444부 회수하였다. 그리고 이 설문지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G. H. Korea에 자료 입력 및 통계 처리를 의뢰하여 조사 결과를 도출하였다.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하여 실시된 설문조사들의 표본이 대개 200명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는 상당히 큰 표본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고 할 수 있고 그만큼 신뢰도가 높은 조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조사 결과를 하나씩 소개하도록 하겠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정재영  ccyong@gsp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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