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광화문에 울려퍼진 청년들의 외침 “전쟁 NO 평화 YES!”

지난 10월 15일, 우리 천만 촛불시민이 독일 ‘2017 에버트 인권상’을 수상한 기쁜 소식을 모두들 기억하실 것입니다. 에버트 인권상이 1994년 제정된 이래 특정 단체나 개인이 아닌 특정국가의 국민을 수장자로 선정한 것은 처음으로 에버트재단은 한국 국민들의 촛불집회가 ‘민주적 참여권의 평화적 행사 및 평화적 집회의 자유는 생동하는 민주주의의 필수적 요소’라는 중요한 사실을 전 세계 시민들에게 각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고 수상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바로 이 생동하는 민주주의의 평화적 실천을 감당하고 있는 시민들은 지난 10월 21일에도 어김없이 광화문광장에 모였습니다. 세월호 2기 특별조사위원회 설립과 사회적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촛불문화제, GMO 반대 시위, 신천지 반대 집회에서부터 친박단체들의 총출동 거리행진까지 수많은 집회가 이루어졌고, 거기다 날씨까지 맑아 나들이하기 좋은 날이어서 그런지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뿐 아니라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온 외국인들, 아이들과 놀러온 가족들, 중고등학생들, 연인 등 여러 연령층의 시민들이 각기 다른 목적으로 광화문광장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저희 ‘통일비 내리는 날(이하, 통비)’ 청년들도 비록 숫자는 20명 남짓이긴 해도, ‘광화문 광장’을 ‘통일 광장’으로 만들고 싶은 뜨거운 열정과 설레임으로 광화문 3번 출구 앞 약속된 장소에 집결했습니다. 본격적인 캠페인 시간보다 1시간 먼저 나와 준비한 피켓과 홍보물 배치, 이벤트 준비를 하는 중에도 지나가는 많은 시민분들이 물으셨습니다.

“여긴 뭐하는 곳이에요?”, “어디서 나온 거예요?”

그러면 테이블을 배치하다가도 얼른 야심차게 저희가 직접 제작한 배지와 홍보물을 손에 쥐어드리며 “통비는 어디 소속된 단체가 아니고요, 통일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청년들이 모여서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입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한편, 피켓팀은 잠시 장소를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 옮겨 통비가 전하고자 하는 ‘사람이니까 가족은 만나야 합니다’, ‘한반도 전쟁을 통한 통일은 반대한다!’, ‘이럴수록, 대화가 필요해’, ‘전쟁보다 평화통일을 원해요’, ‘준비된 통일, 우리 힘으로!’의 5가지 핵심 메시지를 온 몸으로 움직이며, 뛰며 사진 속에 담아냈습니다.

지난 21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앞에서 청년들이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은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통일비

어느 덧 공식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되어서 우리 모두는 ‘준비된 통일, 우리 힘으로!’를 큰 소리로 외치는 동시에 ‘통비 우산’을 펼쳤습니다. 통일은 이미 예보된 비소식으로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언제, 어떻게 되느냐의 문제이니 우리가 미리 ‘우산’을 준비해서 반갑고 기쁜 통일을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아 우산모임 시작 때마다 펼치곤 했던 바로 그 우산입니다.

영상팀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찍으면서 다른 카메라로 현장의 모습을 담고 있고, 한켠에는 피켓팀이 일렬로 서 있는 가운데, 광화문 3번 출구 입구와 이벤트 테이블 양쪽으로 홍보팀이 ‘우리가 시작하는 대화, 남북대화까지’, ‘통일, 대화가 필요해! 더 이상 좌우논쟁 그만!’이라는 내용의 전단지, 스티커, 배지, 미니 초코바가 담긴 홍보물 패키지를 건네며 이벤트팀 쪽으로 시민들을 안내했습니다.

통일과 관련 ‘찬성’, ‘반대’, ‘무관심’란에 스티커를 붙이고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도 간단히 인터뷰하며 기록토록 하는 이벤트였는데, 내심 참여도가 낮으면 어쩌나 했던 염려가 무색하게 수많은 시민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스티커를 붙일 공간이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특히 이벤트를 하면서 눈에 띄었던 사실은 통일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 반대나 무관심하다는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훨씬 많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통일 관심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통일비

사실 얼마 전 통비 우산모임에서 북한과 통일에 대해 함께 다뤘던 내용 중에 통일연구원의 ‘2017 통일 국민인식조사’내용이 있었는데,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7.8%로 전년보다 11.5% 하락하고 ‘평화공존 가능하면 통일은 필요없다’는 의견이 46%로 작년 대비 2.9% 상승한 반면, ‘평화공존가능해도 통일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31.7%로 작년대비 5.6% 감소했다고 나와 좀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도 전쟁위협을 없애기 위해(41.6%)가 가장 많은 반면, 하나의 민족이니까는(30%) 꾸준히 그 비중이 감소하여 민족적 정체성 기반이 계속 감소하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도 컸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통일 반대나 무관심에도 매우 많은 스티커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찬성이 압도적이라 의외라는 생각도 들었고 다행이라는 마음, 기쁜 마음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 찬성 안에서도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있을 것 같아―실제로 여러 시민분들이 찬성은 찬성인데 10년부터 100년 후까지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심―앞으로 시민들과 소통할 기회를 더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때론 격앙된 목소리로 “북한이 대화할 생각이 없는데 우리만 대화하자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따지듯 물으시는 시민분에겐 “저희가 말하는 대화는 남북대화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남한 안에서도 이렇게 생각이 다르니 서로 대화가 필요하고, 남북대화든 남남대화든 청년이든 어르신이든 이제는 통일에 대해서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조율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광장이 떠들썩하게 큰 소리로 “내가 이제껏 속고 살았어! 그걸 이제야 알았어!” 절규하듯 외치시던 백발머리 어르신이 “젊은 사람들이 역사 공부 열심히 하고 이런 좋은 운동도 많이 해야 해”라고 칭찬하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2시간 넘은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갔고 저희들은 거리행진을 위해 대열을 갖추었습니다. 우연히도 저희가 한창 마무리 정리를 할 무렵 ‘총동원’되었다던 친박단체들이 커다란 스피커 소리와 꽹과리 소리로 행진방향을 틀며 광화문광장 쪽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전혀 겹치지 않은 동선으로 그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조용히 종각역을 지나 종로3가역까지 이어지는 행진의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시끄러운 괴성의 친박단체들이 지나갔던 그 길을 역방향으로 해서 조용한 한 무리의 젊은 청년들이 손에 피켓과 전단지를 들고 걸어가니 길을 걷던 행인들도, 신호에 걸린 버스 승객들과 차량 속 사람들도 모두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청년들은 뭐지? 누구지?’하는 시선으로 통비의 소리 없는 메시지들을 읽는 모습을 볼 때, 침묵 속에서 변화하는 파동, 마음과 마음이 닿아 묵직해진 공기의 느낌 때문에 가슴이 벅차기도 했습니다.

피켓문구를 소리 내어 읽으며 지나가는 청년부터, 멀리서 미소를 머금은 채 박수를 치고 오시며 응원해 주시는 아저씨도 보였습니다. 다른 단체 활동으로 길가에 유니폼을 입고 전단지를 나눠주며 서 있던 사람들도 “우와~ 저렇게 걷는 방법도 있네~ 우리도 해보자 담에!”라고 서로 얘기하는 소리를 뒤로 한 채 걸을 때엔 발에 힘이 더해졌고, 탑골공원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서서 태극기를 흔들며 외치는 한 어르신이 “저기 지나가는 우리 애국청년들을 보라! 레이디스 앤 젠틀맨!”을 외치는 소리에는 저렇게까지 말하며 계시는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종로3가역 종착지점에 다 닿은 우리는 캠페인 행사를 무사히 잘 마쳤다는 안도감도 들었고, 처음 거리로 나와서 시민들에게 말을 걸어 본지라 긴장했던 마음도 놓이면서 평안해졌으며, 통비가 시민들과 새로운 소통을 시도했다는 사실에 뿌듯해지기도 했습니다.

함께 했던 이예은 청년은 “통일에 관심 있고 찬성하는 분들, 반대하는 분들 또 관심 없는 분들도 있겠지만, 진심으로 통일을 바라고 함께 노력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 통비까지 한 달간 통일을 살아낼 힘을 얻고 동기부여가 된 시간이어서 정말 유익했다”고 말했습니다,

김혜연 청년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어떤 통일을 어떻게 준비하고 갖추어야 할지 시민들이 더 많이 고민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했고,

박승일 청년은 “평범한 시민으로서 이렇게 밖으로 나가 활동을 해보니 인권상을 받을 만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고 앞으로 지속적이고 능동적으로 더 참여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한반도 전쟁을 통한 통일은 반대한다" ⓒ통일비

 

또한 최혜진 청년은 “지인이 아닌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새롭고 즐거웠으며 통일에 관한 생각의 ‘다름’을 나누고 고민해보는 장으로 느껴졌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정소민 청년은 “통일의 방식과 과정이 다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고착화된 소모적인 이념논쟁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늘 통비 캠페인을 비롯한 우리의 가치와 비전이 빛을 발할 때가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뿌듯해 했습니다.

통일의 주역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소)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청년들이 ‘통일비 내리는 날’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우산 모임을 활력과 열정이 넘치는 통일 논의와 실천의 장으로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함께 해 주실거죠?^^

김태연/ 통일비 운영위원 

김태연  tongilbi2017@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