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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병사 기생충 보도와 언론 프리즘

최근 북한 탈영병의 체내에서 발견된 기생충 보도 하나만 보더라도 단지 팩트에 집중하는 사람, 북한의 ‘실상’을 체감하는 사람, 보도행태를 비판하거나 그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사람 등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한 청년의 몸속의 기생충 사이즈까지 여과없이 언론을 통해 노출하기보다 먼저 사람의 안위부터 살피는 것이 경계사선을 넘어온 ‘이방인’을 포용하는 사회가 지녀야할 예의이자 '수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청년의 몸속의 기생충 사이즈까지 여과없이 언론을 통해 노출하기보다 먼저 사람의 안위부터 살피는 것이 경계사선을 넘어온 ‘이방인’을 포용하는 사회가 지녀야할 예의이자 '수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북의 소위 ‘성분 좋은’ 이들도 몸속에 길이를 가늠하기 힘든 기생충 몇 마리씩은 지니고 살더라”는 인식이 북한주민 뿐 아니라 현재 탈북민에게도 그리 좋을 것이 없어 보인다.

이북사회가 어느 정도 열악한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다. 허나 사경을 헤매는 이름도 경위도 밝혀진 바 없는 한 사람 한 청년의 체내를 해부하듯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보도행태는 자칫 저 사회 출신들에게 마중물과 같이 쏟아지는 과도한 동정론을 초래할 수 있다.

형성된 동정여론은 북한 정권에 대한 들끓는 분노와 함께 대열을 갖추다 점차 이탈하여, 저 사회와 관련된 보다 자극적이고 정치적 이슈와 결합하곤 한다. 이후 여론의 시선은 ‘북한사람’ 전체를 대상으로 너무나 쉬이 기피로, 혹은 혐오로 변질, 확산되기도 하는데 이는 과거 우리의 프리즘으로 다문화 이방인을 비춰왔던 경험과 결과로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와 혹자는 보도된 기생충을 보며 북한주민에 대한 조건 없는 인도적 지원을 이야기할 것이고 누군가는 김정은 체제의 제재를 옥죄고 더욱 인권실태를 고발하며 윽박질러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때마다 보도되는 DMZ를 둘러싼 이슈들이 분단사회 구성원의 각기 다른 결을 드러나게 하는 소스로서 기능하는 현상은 이번에 보도된 기생충보다도 길고 지난한 논쟁일 지도 모른다. 이른바 ‘분단피로사회’의 방증이다.

분단으로 인한 피로감은 아이러니하게도 탈분단 혹은 평화공존의 동력을 상쇄시키고 현상황의 고착, 이를테면 ‘친분단’으로서 분단논리의 강화 혹은 일방향 통일명분으로 귀결된다.

곳곳에서 첫눈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우리의 겨울은 곧 지나가지만 DMZ 경계선 사이의 분단이 초래한 조국의 겨울은 요지부동이다.

그래서 일면 마음이 쓰인다. 타자를 위한 마음으로 들이댄 프리즘이 과연 무지갯빛으로 귀결되는지에 관하여. 당신의 분단프레임은 안녕한지에 관하여. 그리고 그 프레임에 봄은 오는지에 관하여.

한기호 / 우양재단 과장, 소셜캠페이너 ‘탈분단통일연구소’ 운영자

한기호  kyosom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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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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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7-11-23 19:18:10

    근데 귀순병사의 사생활 좀 존중해주면 안되냐? 아무리 그 젊은병사가 온몸에 기생충 들어있는게 사실이라고 하지만 대체 우리나라 우파기레기들 왜저러지?   삭제

    • 박혜연 2017-11-18 18:17:17

      남아있는 북한가족들은 어찌할꼬? ㅠㅠㅠㅠㅠ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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