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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은 목사가 말하는 ‘기독교 대북 민간단체 원칙 4가지’

“통일을 염두에 둘 때 현재 남한 사회가 북한에 그대로 이식된다면? 아마 ‘당연하다’고 말할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지형은 목사(남북나눔 이사장, 한국교회 남북교류협력단 공동대표)의 말이다. 지 목사는 16일 오전 7시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열린 평화통일연대 5월 월례세미나에서 ‘한국교회 통일선교 방향을 모색한다’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16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열린 평화통일연대 5월 월례세미나에서 지형은 목사(남북나눔 이사장)가 ‘한국교회 통일선교 방향을 모색한다’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지 목사는 “현재 남한 교회가 북에 그대로 이식된다면 좋겠나?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그러면 안되지’라고 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 목사는 “통일 후 북한에 세워질 교회는 ‘성경적 작은 공동체’여야 한다”며 “자본주의적인 영업성에서 자유로운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일 후 북한의 올바른 사회상으로는 ‘생태환경친화적 마을공동체’를 제시했다. 지 목사는 “우리 사회에 협동조합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좀 더 사람답게 사는 그런 작동이 잘 되는 마을 공동체를 꿈꿔야 한다”면서 협동조합을 통한 마을공동체를 얘기했다.

지 목사는 또 한반도 상황과 연관된 기독교 대북 민간단체의 방향과 관련해 4가지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 4가지는 ①사업과 명분 ②이념과 목적 ③패권과 가치 ④투 트랙이다.

16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열린 평화통일연대 5월 월례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지형은 목사의 발표를 귀담아 듣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우선 ①사업과 명분과 관련해 지 목사는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남북나눔을 예(전임 이사장인 홍정길 목사가 사업은 크게 하면서 조직은 슬림화한 예)로 들면서 “사업과 명분 이 두 가지 중에서 사업은 현실이니까 피해갈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분을 우선순위에 놓고 명분을 기준으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진행해야 한다”며 “이게 깨지면 기독교 대북 민간단체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②이념과 목적에 대해서는 부모가 모두 평안도 출신이었다고 소개하며 “두 분이 살아계실 때 한반도 통일은 부모님 세대가 계시는 동안은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한반도 통일의 3가지 원칙으로 △무력에 의한 통일이 아닌 평화통일이어야 할 것 △급격한 통일이 아닌 점진적 통일이어야 할 것 △복음의 가치에 기반한 통일이어야 할 것 등을 제시했다.

지 목사는 “이념의 문제는 한반도를 살아가는 사람들한테는 숙명처럼 지워진 것”이라며 “이념의 문제를 극복한다는 것은 성서적 복음의 가치가 현실적으로 작동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마리아로 가셨던 예수님의 예를 들기도 했다. 지 목사는 “예수님은 문화적, 종교적, 사회적으로 가장 가기 힘들었던 사마리아를 가셨다”며 “월남 실향민들의 ‘공산주의’, ‘빨갱이’라고 공격하는 상대가 사마리아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 쪽을 넘어서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작동되는 것이다. 이것이 한반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 목사는 또 “4복음서를 보면 그리스도는 당시 존재하는 모든 것을 끌어안으신 게 분명하다. 사마리아,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동과 서, 이방인들 거주 지역과 남유대와 변두리 등 모든 종류의 기득권, 소외된 사람들을 다 끌어안으셨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어떤 종류의 편향적인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 목사는 “이념과 목적은 기독교 대북 민간단체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며 “사람들에게 예수의 가르침, 그 인격과 만나게 하는 것, 이게 근본적인 목적인데 너무나 종종 이념과 목적에서 이념이 중심에 놓이는 걸 많이 본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기독교가 자본주의와도 공존하면서 지내왔고 지내고 있듯이 사회주의와 기독교의 공존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과거 선교사 모임에서 질문을 던졌던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러시아정교회를 사회주의와 공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교회라는 것이다.

③패권과 가치와 관련해서는 “현실 기독교는 패권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기독교 연합단체도 마찬가지”라며 “그럼에도 가치를 부여잡으려는 애씀이 끊임없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최근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 목사는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예측불허”라고 소개하고 “1차, 2차 세계대전 발발이 지나고 나서 보면 작은 위기관리를 하지 않아서 발생했다. 한 인물의 캐릭터가 전쟁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러다가 김정은-트럼프가 무력충돌로 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④투 트랙에 대해서는 “정치·외교·군사적 상황과 인도적 지원은 같이 가야 한다”며 “대북 사역과 관련된 것은 반드시 투 트랙이 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지하교회와 조그련(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예로 들며 “지하교회만 인정하고 조그련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건 비현실적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며 “대북 기독교 민간단체 리더들은 이 두 가지를 다 견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 목사의 발표 이후엔 참석자들의 논평과 질문이 오가기도 했다.

지형은 목사 ⓒ유코리아뉴스

 

5월 월례세미나 후 기념사진 ⓒ유코리아뉴스

 

강경민 목사(일산은혜교회)는 보수교회가 생각하는 ‘복음적인 통일’이 단순히 산지사방에 십자가가 세워지는 걸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권이나 생태, 평등 등 기독교적 가치를 앞세운 통일을 의미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종훈 교수(연세대)는 산업화·민주화 이후 세대인 지금의 분단 3세대가 취업난에 빠져 평화통일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얘기했고, 윤은주 평화통일연대 사무총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계획이나 입장을 물었다.

다음 세대에 대해 지 목사는 “다음 세대에 대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세대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고,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남북나눔도 다각도로 인도적 지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통일연대 6월 월례세미나는 다음달 18일(화) 오후 5시 30분 연세대 백양로플라자 최영홀에서 교단별 통일선교 정책 나눔을 주제로 열린다. 이날 2부 행사로 평화통일연대 비전선포식도 개최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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