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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로 교수 “북한 식량난 그렇게 어렵지 않은 듯”

“북한 식량난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고 본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21일 저녁 경동교회 장공기념관에서 열린 크리스챤아카데미 주최 평화통일 아카데미의 ‘북한인권과 평화’ 강의에서 북한 식량난을 묻는 질문에 “대북 제재로 북한이 상당히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중국인 관광객이나 대북 제재 틈새로 인해 압박이나 제재가 별로 효과가 없다는 얘기도 있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북한 식량난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왼쪽)와 윤대규 전 경남대 부총장 ⓒ유코리아뉴스

북한의 경제 사정에 대해서도 “한국은행은 2017년 북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를 전년대비 –3.5%로 발표했지만 지난해 10월 북한 사회과학원 리기성 박사 발표에는 오히려 3.7% 가량 성장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3.5와 +3.7 사이 어딘가에 북한의 진실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최근 서울대 강의에 김일성종합대 출신 탈북자를 초청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남한발 북한뉴스는 하나도 믿지 않는다. 내가 믿는 것은 북한 발 CNN 등의 보도’라는 그의 말에 나를 비롯해 학생들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은 없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조선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 객관적인 ‘조선’조차도 일반인들은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가 2016년에 낸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책에서도 “한반도에 건설된 남북한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면 북한이 그 스스로 색깔을 입힌 ‘남조선’이 아닌 실재하는 ‘대한민국’을 더 깊이 알아야 하듯 우리도 편견이 덧씌워진 ‘북한’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조선’을 더 가까이 알아야 한다”면서 “북한은 지금 우리에게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며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호전적인 존재로 비치지만 ‘조선’으로 들어가보면 나름대로 합리적인 행동 원칙이 그 안에 존재함을 발견하게 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정치범수용소(최근에는 ‘관리소’로 부른다)에 관해서는 “1980년대 말 내부통제를 강화하면서 10만 정도의 정치범이 20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근에는 다시 10만 명 선으로 재평가하고 있다”며 “정확한 근거는 없고 주로 탈북자들 얘기를 듣고 추론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관리소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지하교회의 현황은 어떤지 누군가가 좀 진지하게 연구하면 좋겠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전언이나 추론이 마치 사실처럼 굳어져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한 것이다.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서는 관계 개선이 급선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한인권상황이 북한 체제 자체에 기인하는 부분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관계의 어그러짐, 즉 남북관계가 비틀어짐으로써 야기된 측면도 있다”며 “북한인권문제는 북한정권이나 북한체제의 독재성 때문에 발생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북한체제를 비판해야 하는 측면이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관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생겨나는 부분도 있다는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 화해, 통일 차원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한 것도 바로 인권과 정의의 가치가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 즉 관계 회복을 통한 진정한 평화 실현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21일 저녁 경동교회 장공기념관에서 크리스찬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북한인권과 평화' 주제 평화통일 아카데미에서 참석자들이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김 교수는 또 냉전시기 동서유럽의 안보와 인권, 경제를 포괄한 다자안보협력과정인 ‘헬싱키 프로세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거기서 규정한 인적 접촉은 △(이산)가족재결합 및 상봉 추진 △국적이 다른 국민들간의 결혼제한 조건 제거 △개인적 직업상의 이유로 인한 여행 적극 추진 △관광여행의 조건 개선 △청소년들간의 접촉 증대 △체육분야 교류 증대 등이다. 이를 통해 유럽의 정치, 안보, 경제, 환경, 인권 등의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요소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이것은 북한 인권 문제만이 아닌 한국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특히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해 정부가 더 굳건한 의지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후엔 윤대규 전 경남대 부총장의 사회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일반인이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방법 △북한인권 개선 방법 △고령화된 이산가족 그 이후의 인적 접촉 방안 △북한 식량난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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