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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종교·민간단체, 대북 식량지원 범국민 캠페인 전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상임대표의장 김홍걸)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회장 김기범), 종교계(7대 종단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14일 오전 11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하 1층 강당에서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최근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지난 10년 사이에 최악이라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이를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종교인과 시민단체가 함께 힘을 모아 작지만 큰 실천을 하고자 한다”며 북한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 식량 지원 계획을 밝혔다. 

 14일 오전 11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하 1층 강당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상임대표의장 김홍걸)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회장 김기범), 종교계(7대 종단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유코리아뉴스

이들 단체는 북한 동포들을 위한 긴급 식량 지원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정부에는 민간 차원의 식량 지원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물자의 반출과 방북에 보다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해줄 것을, 국제사회에는 북쪽 주민들의 아픔을 공유하고자 하는 한국 국민들의 의지와 노력에 지지를 보내줄 것을, 북쪽 당국에는 한국 시민사회의 식량 제공 노력에 대해 협력해 줄 것 등을 각각 당부했다. 이들 단체는 또 “(대북 식량 지원 과정에서) 지원물자에 대한 전용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분배의 투명성을 높여 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기범 북민협 회장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북한 식량 안보 평가 특별보고서’를 인용하며, 북한 전체 인구 40%에 해당하는 1,010만 명이 식량 부족 상태에 시달리고 있으며, 식량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가올 춘궁기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3월부터 2주간 북한의 37개 군 지역을 방문한 후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장기 가뭄과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 및 홍수, 농업투입재의 제한적 공급으로 지난해 가을 작물 수확이 심각하게 저조했으며, 오는 6월 수확 예정인 봄 작물 역시 강수량과 적설량 부족으로 생산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는 2018년 식량 작물 생산량은 평년 수준을 밑도는 490만 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평균 수준이었던 1년 전 대비 12% 감소한 것이자 2008년 이후 최소치다.

정인성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남북교류위원장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이 발표한 보고서가 객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며, “이럴 때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 사랑과 자비를 공유하는 것은 신앙인의 마땅한 책무”라고 밝혔다. 

김홍걸 민화협 상임대표의장은 “북측에서 남측의 식량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말이 나온 것이 사실이지만, 식량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이라기보단 금강산, 개성공단의 재개 문제 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신호로 본다”면서, “북한 당국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고통받아선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긴급 식량 지원의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김 의장은 “이달 말에 예정된 북측 민화협과 실무 회담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향후 민화협과 북민협,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등 주최측은 범국민 캠페인을 전개해 각계의 지원금과 국민 성금을 모으고,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을 긴급 지원할 계획이다. 

다음은 이들 단체가 발표한 북한 동포들을 위한 긴급 식량 지원에 대한 <대국민호소문> 전문.

북한 동포들을 위한 긴급 식량 지원에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민족의 피를 나눈 우리의 형제들이, 통일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우리의 아이들이, 심각한 식량난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기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작년 우리는 분단의 아픔을 넘어 <4.27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하여 한반도의 평 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습니다. 남북의 정치·군사적 대립과 갈등을 뛰어넘어, 생명과 인권의 존엄성을 함께 실현해 나갈 것을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건강한 통일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대승적 차원에서 대북 식량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식량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 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136만 톤의 식량이 부족한 상태이고, 북한 인구의 40%인 1,010만 명이 심각한 굶주림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느 국가도 선뜻 북한을 지원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 발표하였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결국 어려움에 처한 북한 동포들을 살리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남북의 군사적·정치적 긴장 상태와는 별개로, 수백만의 북한 동포들이 부족한 식량사정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도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대북 식량 지원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고통받는 동포들을 돕기 위한 식량 지원이 절실합니다. 

북한 동포들에 대한 식량 지원은 남북을 잇는 평화의 끈이며, 남북이 상생하는 평화와 통일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출발입니다. 통일 후 함께 살아갈 우리의 동포들, 우리의 아이들을 살리는 일입니다. 

이에 생명과 평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정성을 모아 북한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 식량 지원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각계의 지원금과 국민 성금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북녘 동포들을 돕기 위한 식량 지원에 동참해 주십시오. 생명을 살리고 존중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이는 그 어떤 정치적 이유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부에 요청합니다.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보다 유연한 입장을 가져 주십시오. 시민들의 작은 정성으로 마련한 식량이 북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 있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부는 민간 차원의 식량 지원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물자의 반출과 방북에 보다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을 재개하는 것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것이 어렵다면, 민간단체나 국제기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제사회에도 호소합니다. 북쪽 주민들은 한반도 남쪽의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입니다. 이웃이라서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들이 힘들어할 때 그 아픔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 인도주의의 가장 기본이 아니겠습니까? 북쪽 주민들의 아픔을 공유하고자 하는 한국 국민들의 의지와 노력에 지지를 보내 주시고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북쪽 당국에도 촉구합니다. 대북제재 등 국제 정세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치적 상황과는 상관없이 아이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에는 너와 나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한국 시민사회의 식량 제공 노력에 적극 협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대북 지원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논란과 지원물자의 전용 가능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북 지원의 효과를 높이고 분배의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 여러분, 종교인 여러분, 각계의 지도자 여러분,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9. 5. 14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7대 종단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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