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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목사가 DMZ에 수도원을 세운 이유

정성진 목사는 이제 두 달 후면 광성교회 사역을 내려놓는다. 1999년 거룩한빛광성교회를 일산에 개척한 지 딱 20년 만이다. 그것도 정년을 5년이나 남겨놓은 65세 조기은퇴인데, 이 때문에 정 목사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파주에서 거룩한빛운정교회를 개척하기도 했다. 그마저도 지난 3월 후임 목사에게 벌써 물려줬다.

최근 종로5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회관에서 정 목사를 만났다. 이 자리엔 윤은주 평화통일연대 사무총장도 함께했다. ‘DMZ에 집을 구했다’는 소문도 있고 해서 향후 거취 문제를 먼저 물었다. “DMZ에 수도원을 세웠어. 평생 살려고 들어가는 거지. 목회는 아니고, 거기서 통일기도회를 할 거야.”

정 목사가 말한 DMZ 수도원은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에 있는 민통선 마을 해마루촌에 세운 ‘해마루 수도원’을 일컫는다. 임진각 관광지에서 5㎞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1980년대까지 100곳이 넘었던 민통선 마을은 1990년대와 2000년대 들어 남북 대화와 화해 국면이 이어지면서 숫자가 팍 줄었다. 군(軍) 관련 법이 개정·폐지되면서 대부분 군사 구역에서 민간인 구역으로 바뀐 것이다. 지금 남은 민통선 마을은 파주 2곳, 연천 1곳, 철원 6곳 등 9곳이다. 그 중 해마루촌은 1998년부터 새로 조성하기 시작한 민통선 마을이다.

해마루 수도원에 함께한 정정진 목사 부부. 거룩한빛 운정교회 제공.

수도원이어서 규모가 크지 않을까 했더니 18평 짜리란다. 9평, 3평 짜리 방 1개, 2평 짜리 방 3개가 전부라는 것이다. 정 목사는 “평생 거기서 살 거야”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오는 11월은 교회 은퇴식이자 수도원 개원식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정 목사는 “통일은 먼 훗날 얘기”라며 “‘종전-평화-통일’로 가야지. 문재인 대통령이 그건 잘 잡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통일보다는 평화를 우선시하는 걸 칭찬한 것이다.

봄이 온 듯 하던 남북 관계, 북미 관계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 안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하고 이걸 위해 이 땅의 크리스천들이 기도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정 목사는 “트럼프와 김정은, 문 대통령이 마음에 감동을 받아 올해 안에 반드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평화통일의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위협이 없도록, 전쟁의 아픔과 죄악을 다 씻어내고 세계평화와 세계선교를 위해 일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평화통일, 점진적 통일이 우리가 가야 할 통일의 길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기독교계에서 자주 등장했고 지금도 나오고 있는 흡수통일은 길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난 평화통일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해.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점진적인 통일로 가야 해.”

이를 위해서는 한국이 북한에 더 주고, 손해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독, 특히 서독 교회가 동독을 품고 끊임없이 지원했듯이 한국이 북한을 향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은 동·서독식으로 가야 해. 서독과 동독은 경제력이 4배 차이 날 때 통일해서 지금까지도 동독이 2등 국민이란 얘기를 듣고 있어. 그런데 남북한은 44배 차이야. 이 상태의 통일은 그야말로 재앙이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거룩한빛 광성교회 권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북한 철도 실사 결과를 아마 교인인 김 장관한테서 들었나 보다. 정 목사는 북한의 철도 사정과 관련해 “북한의 철도가 저렇게 느린 건 교량이 노후화되어서 그렇다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 옛날 철도와 똑같은 상황”이라며 “그러니까 끊임없이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오는 11월 목회 은퇴를 앞두고 통일기도 등 활발한 사역을 펼치고 있는 정성진 목사를 최근 종로5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 회관에서 만났다. ⓒ유코리아뉴스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가르치는 것’을 꼽았다. 우선, 어떤 것이 진정한 통일인지, 그 통일을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통일은 앞부분에 언급한 것이고, 통일로 가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 여기에서부터 싸우지 않아야 북한과도 통일이 되는 것이지 여기서부터 싸우는데 어떻게 북한과 통일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남남 갈등이 사그라들 때 북한과의 통일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그는 특히 “지금 벌어지는 모든 남남 갈등이 분단에서 오는 질곡이라는 걸 가르쳐야 한다”며 “이런 정확한 것을 가르쳐야 하는 게 바로 목사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걸 가르치려 하지 않고 한 편에 들어가 아우성을 치고 있다”며 진영 논리에 갇혀 있는 일부 목사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 목사는 지난 5일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쥬빌리)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이미 쥬빌리 공동대표인 그가 상임위원장이라는 타이틀까지 단 것이다. 이에 대해 정 목사는 “통일을 위해선 기도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좌우를 붙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60개 넘는 단체가 참여한 쥬빌리가 사랑의교회 논란 때문에 어려워졌는데 할 수 없이 내가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단체들의 협력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목사는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일에 남은 생을 바친다고 했지만 그 ‘통일기도의 집’ 사역 말고도 은퇴 후 집중하는 사역이 두 개가 더 있다. 젊은 목회자를 교육하는 ‘다윗의 물맷돌’, 고아들을 돌보는 ‘비빌 언덕’이 그것이다.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는 그의 사역 스타일은 은퇴 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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