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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4·15총선

4·15총선의 이슈는 정권심판이냐 야당심판이냐로 압축되었다. 정권심판이라 함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권을 심판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했다. 촛불혁명의 정신을 반역사적인 것으로 단정하는 것인지, 문재인 정권이 촛불정신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점이 후자였다면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정권이 심판받기엔 2년 반이라는 세월이 너무 짧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촛불혁명의 정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정치권력이 바뀌어야 하는데, 행정 권력은 바뀌었으나 입법 권력은 바꾸지를 못했기 때문에 그 책임 소재도 불분명했다.

선거의 이슈가 야당심판으로 모아진다면 보수 정당으로 대변되는 야당이 촛불정신에 반하는 반역사적 정당으로 낙인찍히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야당은 그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했다. 이 점에 있어서 보수야당은 태극기 부대, 혹은 소수 유튜버들의 목소리를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했기 때문에 스스로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하는 우를 범했다. 결과는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집권당인 진보정당의 압승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있으나 거시적 관점으로 보면 원인은 분명해진다. 민심은 문재인 정권을 촛불혁명의 열매로 여기고 문 정권에 대한 기대를 아주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촛불혁명 당시 국민 여론은 8:2로 촛불혁명을 지지했었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혁명의 정신에 충실했다고 가정한다면 4·15총선 결과도 8:2의 압승을 거두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정치는 항상 그렇게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 정권은 여러 부분에서 국민의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지 못했다. 경제 운영에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촛불정신의 요약이라 할 수 있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역사적 요구 앞에서도 떳떳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2020. 5. 10). 청와대 제공

이런 점에서 국민들, 특별히 촛불시민들에게도 상당한 실망을 안겨주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정치적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야당이 진보여당을 대신할 수 있는 대안 정당으로 부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정부를 세운 8:2의 촛불 민심은 여전히 6:4 정도로 문재인 정권과 진보여당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거시적 관점에 대한 숙고 없이 미시적 관점에서 승패의 원인을 분석코자 하는 노력은 실체적 진실이 아닐 뿐 아니라, 자칫하면 역사의 진실을 왜곡해버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민심이 요구하는 거대한 역사의 줄기는 ‘가치를 평등하게, 과정을 공정하게, 결과를 정의롭게’라는 거대한 역사정신에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역사정신은 시대적 산물이거나 한정된 시대정신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간이 존재하는 모든 역사, 모든 사회가 지향하고 성취해야 할 본질적 목표이다. 이런 의미에서 4·15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정확하게 역사정신의 반영이었고 이와 같은 역사정신은 완성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시대 최대의 민족적 과제인 평화통일도 촛불혁명이 지향했던 그 역사정신의 기반 위에서 추진되고 완성되어야 한다. 어떤 명분으로라도 이 땅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전쟁을 통해서는 어떤 미(美)도 어떤 의(義)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전쟁은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 파괴이다. 전쟁 없는 통일을 위해 우리는 가끔 남한의 압도적인 경제력으로 북한을 흡수통일하는 꿈을 꾸어 왔다. 그러나 흡수통일은 북한이 세계 군사대국으로 우뚝 선 현실 앞에서는 물거품이요 환상일 뿐이다. 설령, 백보를 양보해서 어쩌다가 흡수통일이 된다 해도 그것은 우리가 그토록 갈망한 인애와 정의가 가득한 그 나라의 도래는 아니다. 역사정신에 충실하지 않는 통일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우리는 지금 누구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예측가능한 프로세스를 제시할 수 없다. 다만 북과 남, 남과 북이 모든 인민(국민)에게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역사정신에 충실하면서 남과 북, 북과 남의 상생의 길을 도모한다면 어느 날 평화통일은 도적같이 임할 수 있을 것이다.

4·15 총선은 끝나지 않았다. 촛불정신이 북과 남, 남과 북, 이 한반도에 그윽히 퍼져나갈 그 날까지 달음질을 그치지 않아야 한다.

강경민/ 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

강경민  nils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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