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올해, 전국 교회들을 돌면서 “성경적 착한소비365 운동”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엔 일 년 내내 감리교회 개별 연회-지방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착한소비 교육-홍보 활동을 했었고, 올해는 수도권 중대형교회들을 돌면서 청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초교파적인 착한소비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일반사회에서도 착한소비라는 표현이 유행하고 있습니다만, 보통은 착한소비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단 하나의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생산과정이나 이익금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발생시키는 기업의 생산품을 구입하거나, 혹은 제품 자체에 친환경, 공정무역 등의 윤리적 가치를 담은 제품을 구입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성경적 착한소비365 운동”은 여기에 신앙적인 의미를 부여합니다. 한국교회의 모든 성도는 신앙인이자 동시에 소비자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책임 있는 소비를 해야 할 영적인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정의합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경상지출 비용 중 일부가 착한소비로 전환될 경우,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 골목상권 경제 활성화는 물론 대한민국 사회-경제 전반에 건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감리교회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착한소비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다니엘

제가 강의 때마다 교회들에 제시하는 “성경적 착한소비365 시스템”는 다음과 같습니다. 본 행동 체계는 3개의 크리스천 경제 원칙, 6개의 실천 체크포인트, 5개의 착한교회 조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착한소비 3. 6. 5. 체크포인트>

[3] 존 웨슬리의 경제 3원칙

1. 열심히 벌어라.

2. 할 수 있는 대로 많이 저축하라.

3. 할 수 있는 대로 많이 나눠주어라.

[6] 착한소비 실천을 위한 6가지 체크리스트

1. 우리 교회는 지역사회 섬김 차원에서, 지역 내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 및 지역발전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에 공헌하기 위한 실천하겠습니다.

2. 교회 차원에서, 연 1회 이상 성도들에게 기독교 경제윤리관, 교회중심의 사회적경제

(사회복지, 지역재생, 기업 활동 등), 성경적 착한소비에 관해 교육 활동을 합니다.

3. 우리 교회 총 지출의 3.65%에 해당하는 규모를 “착한소비365 예산”으로 편성하여,

정기/비정기적으로 착한공급자들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겠습니다.

4. 연 1회 이상, 지역주민들을 섬기는 마을축제 혹은 바자회(장터)를 열어, 이웃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을 조건 없이 섬기는 시간을 갖습니다.

5. 성도 개인의 차원에서, 월수입의 3.65%를 구별하여 ‘착한소비 가계부와 통장’을

만들어 이용하여, 가정 내 생필품-식품 구입 시 착한소비를 실천합니다.

6. 지역 내 비영리단체(NGO) 가운데 ‘차세대’, ‘탈북민-통일’, ‘사회적경제’를 위해

애쓰는 한 곳을 정하여, 정기적으로 후원(재정, 공간, 일손, 재능 등)하겠습니다.

* 3.65%는 상징적인 숫자로 실제로는 5% 내외로 편성함.

[5] 지역사회를 섬기는 착한교회 5대 조건

1. 교회와 성도들의 지역사회 필요에 대한 분명한 인식

2. 사회-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3. 영적 사명의식을 가진 자들의 강력한 섬김과 실천

4.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책임 있는 소비 활동

5. 사회복지 및 지역재생을 위한 이웃 교회들의 연대

실제로, 국내 대형 교단의 경우 교단 내 소속 교회들이 사용하는 1년 지출액만 해도 교단별로 1~2조원 사이인데, 그 지출액은 대부분 문구류, 식자재, 전자제품 등이고 교회건축, 부활주일, 체육대회, 성탄절 등의 행사 때 식사비, 상품비, 건축비 등으로 지출되는 액수입니다. 정말로, 교회들이 한 번 소비할 때 “목적의식을 가지고” “책임감을 가지고” 선한 가치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상품을 구입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종종 ‘악덕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모습을 봅니다만, 불매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착한소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선한 가치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그들의 활동이 지속가능 할 수 있도록, 또한 그들이 우리 사회 내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우리가 이들의 상품을 구입한다면, 그만큼 사회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에 귀한 보탬이 어디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를 들자면, (주)알푸드팜은 2년 8개월 된 탈북청년 창업 회사입니다. 탈북청년 4명이 창업 전부터 감리교본부를 찾아 창업 상담-컨설팅을 요청하였고, 감리교본부는 2015년 부활절을 맞이하여 전국 감리교회에 회사 이름과 상품(계란)을 소개합니다. 전국 5,800개 교회에 분배될 착한소비 브로셔와 교단본부 홈페이지 이들의 존재가 소개됨을 통해, 성도들의 구매와 후원, 응원을 얻게 되고 그로 인해 창업 첫 2년을 버틸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성도들의 목적 있는 소비, 책임 있는 소비는 우리 사회를 더욱 깨끗하게 만들 뿐 아니라 우리 경제를 선순환으로 흐르게 만드는 귀한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은 “신앙인이자 동시에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소비자”임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속한 이 나라와 지역경제를 세우고 하나님의 뜻을 이 땅 위에 실현하는 데에 기여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이다니엘  chanoo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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