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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북미정상회담, 합의는 이미 나왔다

북미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평양 개최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서인지 아쉬운 점은 있습니만 북미정상회담이 잘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날린 이상 이미 성공적인 회담이 될 것이란 점은 단순히 기대와 바람이 아니겠지요.

아직 한 달 남았기에 여전히 일각에선 북미정상회담을 어렵게 하는 장애요소나 암초가 있지 않을까 의혹의 눈들이 있더군요. 사실 순순한 걱정이라기보다는 배배꼬인 심보인양 뭐라도 잘못될 만한 것이 없는지 두리번거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발 좀 한쪽 눈으로 보지 마시고 두 눈을 뜨고 보시길.

이미 북미간에는 일정 수준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그러니 북한도 비로소 북미정상회담(조미수뇌회담)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고,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문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 아닐까요.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폼페오와의 면담을 통해 트럼프의 새로운 대안에 대해 만족한 합의, 만족한 결과를 이룩했다고 한 점은 이제 더 이상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선 왈가불가하지 말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합의문 초안은 이미 나왔다? 과연 내용은?

결국 트럼프의 새로운 대안과 이에 대해 북한의 만족한 합의라는 표현만으로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예측해 봅니다.

큰 틀에서 북미간 포괄적인 일괄타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하는 수준의 PVID(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속칭 영구적인 핵폐기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체제보장인데, 우선 시기를 정해두고 어느 시점까지 비핵화 조치와 보상을 완료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했을 것으로 봅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의 시각에서 트럼프 1기가 끝나는 2020년까지 영구적인 핵폐기를 완료하는 것으로 봅니다만 저는 이와 함께 북한이 이야기하는 경제 5개년 전략 기간(2016~2021년)도 중요한 시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역시 경제 5개년 전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자신들이 주장하는 경제강국, 과학기술강국, 문명강국을 이룩해 강성국가의 완성(령마루)과 함께 2021년 제8차 당대회를 하고자 할 겁니다. 이것이 북한이 바라는 핵포기를 가능하게 하는 진정한 체제안정이라면 이때까지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겠지요. 그러기 위해서 북한이 바라는 보상조치라는 것이 안보적으로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수교일 것이고 경제적으로는 제재의 해제와 대규모 경제지원이라는 2+2일 겁니다.

큰 틀에서 북미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포괄적인 일괄타결, 즉 출구이자 마지막 상태는 2020년이라는 정해진 시기 내에 북한의 영구적인 핵폐기(보유한 핵물질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러늄의 반출이 마지막 단계이겠지요)과 함께 미국은 북한이 바라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수교, 제재 해제와 경제지원을 이행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를 이행하는 데 비핵화행동과 보상조치가 선후관계를 두고 순차적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동시 진행될 것인가를 두고 북미간 갭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이번 새로운 대안이 이 갭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아마 순차와 동시가 결합된 방식이겠지요. 아마 행동이 끝나는 것을 보고 보상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시작과 함께 보상을 위한 논의의 시작이나 일부 낮은 단계의 보상을 진행하고 행동이 종료되면 보상도 마무리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것만으로는 김정은이 언급한 새로운 대안과 만족한 합의라고 하기엔 불충분해 보입니다. 미국이나 북한 모두 출구가 아닌 실질적인 입구이자 중간 체크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노벨상 욕심도 있고)에게 2018년에 무엇인가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2018년이 더 절실한 것은 트럼프보다 김정은이라고 봅니다. 2021년 당대회를 위해서는 경제 5개년 전략의 3년차인 2018년에는 경제발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병진노선까지 지우고 새로운 경제전략노선을 내세운 상황에서 2020년까지 기다릴 수가 없는 것이지요.

다른 어느 것보다 제재문제만큼은 먼저 해결되기를 바라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 2018년에 입구이자 중간 체크포인트로 북한은 본격적인 불능화 진입과 공세적인 검증을 시작하고 그 대신 제재를 해제 또는 유연화시키는 합의가 포함될 가능성도 점쳐 봅니다. 아마 불능화는 선택과 집중으로 핵물질을 증가시킬 수 있는 시설, 즉 플루토늄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과 관련된 시설을 중심으로 과거 6자회담 10.3 합의에서 진행한 3개 시설 10개 조치처럼 되돌릴 수 있는 허술한 불능화가 아닌 정말 말 그대로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불능화 조치를 하는 모습을 공개할 것입니다. 그럼 재지정한 테러지원국도 해제하겠지요. 2018년, 2020년이라는 두 시점을 입구와 출구로 두고 간다는 점에서 단계적이 가지는 살라미의 우려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매번 강조하지만 비핵화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유예-폐쇄/봉인(동결)-불능화-폐기라는 전체가 비핵의 과정인 것이지요. 북한은 이미 아무런 보상조치 없이 먼저 유예를 선언했고 핵실험장 폐쇄 공개를 통해 동결단계에도 곧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불능화와 폐기라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여기서 여전히 미국이 ‘선 핵폐기 후 보상’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통상 미국이 언급하는 리비아 모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선 핵폐기 후 보상’으로만 보는데 북한과 리비아의 핵개발 수준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리비아는 말 그대로 선핵폐기가 가능한 정도의 핵개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것을 한통으로 한꺼번에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지요.

리비아 모델이 담고 있는 의미는 그것만이 아니다. 실제 리비아조차 완전히 핵폐기가 이루어 진 이후에서야 보상이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이미 그 이전에 보상 관련 협상이 진행되었다. 리비아 모델이 북핵 해결에 의미하는 것은 오히려 미국 입장에서는 한 치의 의심 없이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된 사례라는 점입니다. 사찰 역시 우크라이나나 남아공이 IAEA 단독 사찰인 반면 리비아는 IAEA와 미국 영국이 함께 했습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도 아마 일정 시기 내 영구적 핵폐기라는 명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속도와 검증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최근 미국이 WMD를 언급하고 있어 대상에 화생무기와 ICBM이 포함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판을 깨는 수준은 아닐 겁니다. 트럼프 입장에서 국내나 대외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방어수준에서 고리를 걸고 가는 정도로 봅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김동엽  donykim@kyung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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