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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후반기에 기회 온다. 지금은 아니다”김준형 한동대 교수 강조… “트럼프도 김정은도 판을 깨지 않을 것”

“하반기에 찬스가 온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회담의 기회가 올 하반기에 온다는 김준형 한동대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24일 서울 동숭동 예술인의집 세미나실에서 열린 (사)뉴코리아 주최 ‘2030 세대들이 통일을 말하다’ 주제의 토크에서 윤은주 뉴코리아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 “트럼프도 김정은도 판을 깨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가 24일 서울 동숭동 예술인의집 세미나실에서 열린 (사)뉴코리아 주최 ‘2030 세대들이 통일을 말하다’ 주제 토크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트럼프로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의지가 강하고, 김정은으로서는 자칫 판을 깼다가는 제재 틀이 더 강화될 것이기에 둘 다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오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다.

다만 북한으로서는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빌드업(build-up) 할 시간이 필요하기에 당장 협상에 나오지는 않을 거라고 김 교수는 내다봤다. 북한이 연일 남한에 대해 강경하게 나오는 것도 그런 차원이라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6.12 북미 정상회담 공동합의문은 양국간의 새로운 관계,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포로 및 실종자의 송환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첫 번째 ‘새로운 관계’는 사실상의 종전 선언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종전선언을 합의해 주면 유엔사나 미군 철수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에 이를 이면으로 합의해 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6.12 공동합의 이후 미국 내에서는 반발 여론이 고조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평양에서 9.19 평양 정상회담이 열렸고, 여기서 북한이 영변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핵의 75%를 내놓는다고 생각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영변은 북한핵의 25% 밖에 안된다고 본 것이다. 이것이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영변 플러스 알파’로 결렬된 배경이다.

김 교수는 미국이 북한에게 ‘플러스 알파’를 요구한 것은 9.19 평양선언대로 합의할 경우 공이 트럼프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아간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걸 자신이 주도하고 자신이 주목받고 싶어 하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결코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거라는 얘기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어쨌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협상전술의 실패라고 결론을 내렸고, 협상전술의 변경이든 아니면 전략의 변경이든 새로운 빌드업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영철이 낙마하고 최선희, 리용호가 부상한 것도 그런 일환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최, 리는 애초 미국이 대화 상대로 원했던 인물들”이라며 “두 사람의 부상은 미국이 원하는 협상 파트너를 냄으로써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두 사람의 등용을 통해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우리는 비핵화하려는데 미국 때문에 못하고 있다’는 국제 여론전을 펼 수도 있다. 김정은이 지난달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도 그 일환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만약 북미 협상이 실패할 경우 북한은 자발적인 비핵화를 결단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것은 유엔이나 유럽 등 국제사회를 초청해 사찰을 받는 것으로써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오는 6월 28~29일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성사될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는) 다시 2018년을 반복해서 남북정상회담 후 북미회담을 견인해보자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6월에 트럼프가 한국에 오기에 그때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 하는 걸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성사가 안 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지금 북한으로서는 빌드업(build-up)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하노이 회담 결렬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국내정치적 배경이 작용했고,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제거됐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언제 쯤 북한과의 협상 카드를 꺼낼까? 김 교수는 “트럼프는 북한 카드를 자기가 가진 중요한 카드로 여기고 있고, 이걸 정치적으로 아무 소용없을 때 쓰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그건 후반기가 될 것이고, 미국 대선이 본격 시작되는 1년 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 김 교수는 “미국은 빅딜을 원하고 북은 스몰딜을 원하는데 둘을 만나게 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우리가 중재안 자체를 만들어서 끌어가야 한다. 역할은 많지만 입지는 좁아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봤다.

특히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미중 사이의 갈등과 그 여파로 인한 한반도 긴장이 앞으로 20-30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점도 김 교수는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마치 냉전 때와 같은 긴장과 대결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우리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에게는 실제로는 지는 것이지만 겉으로는 이기는 척 해줘야 협상이 성사되는데, 미국이 북한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며 “북한의 자존심을 세워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역시 북한과의 협상이 자신의 입지를 세워주는 것이 될 수 있도록 치켜세워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노벨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4일 서울 동숭동 예술인의집 세미나실에서 열린 (사)뉴코리아 주최 ‘2030 세대들이 통일을 말하다’ 주제 토크에서 참석자들이 김준형 교수의 얘기를 경청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최근 북한의 식량사정 악화와 이에 대한 정부의 인도적 지원 천명과 관련해서도 김 교수는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하면 북한이 그걸 받을 수 있겠냐?”며 “지금은 물밑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 정부로서는 마음이 급하니까 뭔가 추동력을 자꾸 이어가려고 하는데 마음은 이해하나 지금 구도에서는 그런 게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들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의외로 미국이 두려워하는 건 한국의 여론”이라면서 “2002년 효순미순양 사건 때 엄청난 반미시위로 미국은 충격을 받았다. 한국은 절대 반미국가가 아니라는 게 깨어진 게 그때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지금도 미국은 한국의 시민운동 등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예를 들어 개성공단을 열라고 시민들이 촛불시위를 벌인다면 우리 정부에게는 미국과의 협상에 지렛대가 되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오히려 이런 목소리를 과감하게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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