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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장관 “북미수교와 평화협정 갈 길 멀지만, 희망적”

“미국이 북에 대한 처벌주의적 발상을 버리고, 상호주의를 따를 수 있도록 미국 유권자들에게 출신 지역의 상원, 하원 의원을 설득해 트럼프 정부를 압박해달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말이다. (사)뉴코리아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개최한 2019 통일비전세미나에서 정 전 장관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시민사회의 역할’이란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019 통일비전세미나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2일 오후 서울 청파동 카페효리에서 열린 (사)뉴코리아 주최의 2019 통일비전세미나 모습. ⓒ유코리아뉴스

 

투표권을 가진 미국 교포들이 나서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결국 미 정치권을 움직이는 것은 유권자의 힘”이라며, “시민권을 가진 유권자들이 출신 지역 의원들을 설득해 트럼프 행정부의 합의 이행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

정 전 장관은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비핵화하는 걸 보고 평협협정도 하고 수교도 맺겠다고 하면서 밀고 당기기를 했다. 우월한 입장에서 상대방에 대해 처벌 식으로 접근해왔다. 그러니 1대 1로 해주는 건 용납할 수 없는 것이고, 지금까지의 합의가 이행 안 된 것”이라며, “미국이 처벌주의에서 벗어나 상호주의적으로 합의를 이행하게끔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희망적인 것은 과거 제네바기본합의 등 북핵 관련 합의에서 비핵화를 앞세운 것과 달리 지난해 북미 싱가포르 합의에선 북미수교와 평화협정을 1,2번에 놓고 비핵화를 3번에 놓은 점”이라고 짚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전략 목표를 경제제재 완화 대신 체제안전 보장으로 바꿨다”면서, “체제안전 보장의 정치외교적 수단인 ‘북미수교’와 군사적 수단인 ‘평화협정’의 진전에 따라 비핵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북미수교를 위해선 미국이 평양에 연락사무소부터 시작해 일반대표부 또는 무역대표부, 대사관까지 개설해야 하는데, 대사관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긍정적인 여건은 조성되고 있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뜻. “평화협정 역시 단순히 정전협정을 없애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남북한 군축과 주한미군 축소 등 거쳐야 할 논의가 많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평화협정 전에 김정은 위원장과 향후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협약을 받아내 국민들의 불안을 줄여줘야 한다”고 하면서, “시민단체도 이러한 기초 위에서 평화협정운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서 이미 북미간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유엔 가입국을 적대시하는 유엔군사령부 사령관의 존재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미연합사 사령관과 유엔군사령부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다. 한미연합사 사령관 직책은 문재인 정부 계획대로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지면 한국군에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은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나머지 유엔군 사령관직 모자도 벗고, 주한미군 사령관직 모자만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의 마무리엔 질의응답 순서가 이어졌다. 윤은주 (사)뉴코리아 대표가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어느 정도까지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에, 정 전 장관은 “과거 노무현 정부 때 남한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면서 우호적 관계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6자 회담 당시 북한의 대미 요구 수준을 낮춘 사례가 있다”고 답했다. 당시 이러한 성과는 베이징에서 6자 회담 당사국이 채택한 9.19 공동성명으로 이어졌다.

2019 통일비전세미나에서 윤은주 뉴코리아 대표(오른쪽)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비핵화 관련해 빠지지 않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물음에는 지난해 열린 제주평화포럼에서 오코노키 마사오 게이오대학 명예교수가 한 말을 인용했다. 당시 오코노키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묻는 말에 “분단국가의 대통령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은 천운을 만났다.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 때문에 비핵화를 하려고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문 대통령은 (남북,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흔들리지 말고 가라는 뜻이다. 여기에 정 전 장관은 “10월이면 임기 반환점을 도는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한반도 평화 정책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뉴코리아 주최 2019 통일비전세미나는 11일 저녁 7시에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세 번째 세미나에선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강연할 예정이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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